[컬처 IN] 코로나19로 확 바뀐 지구촌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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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of amazed santa claus, sit table desk work computer impressed many wish gift list letters. Source: 385232228

루돌프 썰매 대신 원격 화상(Zoom)으로 등장하는 올해의 산타 할아버지. 지구촌을 뒤흔든 코로나19 팬데믹이 성탄절 풍경도 확 바꿨다.


힘겨웠던 2020년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구촌이 신종 바이러스로 씨름하는 상황에서도 시간은 흘러 12월 연말을 맞았습니다.

거리마다 캐롤이 넘치고 흥겨운 분위기속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전세계인의 축제 크리스마스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지만 예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유례없는 팬데믹 여파 속 세계 각국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유화정 프로듀서와 함께 짚어봅니다.

진행자: 해마다 연말이면 들뜨고 분주하던 거리가 올해는 확연히 가라앉은 느낌입니다. 형형 색색의 대형 트리장식이 그나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워주는 것 같아요. 코로나 19 확산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구촌 곳곳에서 트리 점등식이 이뤄졌다고요?

유화정PD: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은 성탄 시즌을 알리는 전령사라 할 수 있겠는데요. 11월 중순부터 점등을 시작해 길게는 새해1월까지 불을 밝힙니다. 지난달 22일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샹젤리제 일루미네이션' 행사를 서막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이 이어졌습니다. 

파리의 개선문부터 콩코르드 광장까지 약2.4km 구간의 샹젤리제 거리는 평소에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길가에 늘어선 플라타너스 500여 그루에 크리스마스의 상징색인 붉은 (LED) 조명이 일제히 켜지면서 장관을 이룹니다. 이 광대한 '빛의 향연'을 보기 위해 매년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데 그러나 올해 샹젤리제 일대는 적막하기만 합니다.

진행자: 시드니의 경우 마틴 플레이스 광장의 대형 트리가 매년 크리스마스의 상징처럼 등장하죠?

유화정PD: 그렇습니다. 한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호주에서 시드니 도심 한복판에 세워진 대형트리는 크리스마스의 상징이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신선하고 신기한 볼거리인데요. 뉴싸우스웨일즈 내에서 가장 큰 21미터의 높이의 초대형 트리로 매년 11만 개의LED와 3.4 미터의 색깔을 바꾸는 별, 330개의 반짝이는 성탄 방울로 화려하게 장식돼 행인들의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올해는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15분마다 한 번씩 라이트 쇼를 펼칩니다.
Saludos navideños de la comunidad hispana en Australia
Martin Place Christma tree and fairy lights Source: AAP
진행자: 팬데믹의 소용돌이에 미국은 공중 보건 역사상 최대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미국 내 성탄 분위기는 어떤가요?
유화정PD: 뉴욕 맨하튼 한 가운데 위치한 록펠러 센터의 광장의 대형 트리는 뉴욕을 직접 방문해 보지 않았다 해도 크리스마스 영화 '나홀로 집에'로 익숙하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수 만 개의 전등이 반짝이며 피폐하고 삭막해진 뉴욕 시민들의 가슴에 희망과 온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습니다. 시카고 다운타운 밀레니엄 파크에서는 매년 한 가정으로부터 기증받는 초대형 나무에5만여 개의 전구와 큰 별 등을 다는 전통이 올해로 107년째 이어졌습니다.

올해의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은 코로나 19로인해 전세계적으로 야외 행사 없이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됐습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형 파티에서 가족 단위의 크리스마스 모임으로 바뀌면서 가정용 소형 트리나무의 수요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패스트푸트 업체 버거킹은 지난 7월 SNS상에 이라는 문구로 때이른 '7월의 크리스마스'를 홍보해 화제가 됐었죠?

유화정PD: 이유는 코로나 19확산의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힘겨운 2020년을 빨리 끝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적 고통이 계속되는 올해를 빨리 지나 보내자는 의도였습니다.

미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연말 인사법을 바꿔야 한다는 운동이 일기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돼도 전혀 즐길 기분이 아니니 "Merry Christmas!" 에서 '메리'를 빼고 그냥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나눠야 한다는 건데요. 이 엉뚱한 제안에 연일 찬성 댓글이 수천 개씩 달리는 열띤 호응을 보였습니다. 우리 삶의 대부분을 바꿔 놓은 코로나19가 수천 수백 년 이어온 축하 인사까지 바꿀 태세입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되면서 여행길은 막히고 관광 특수를 노리던 각종 크리스마스 행사도 대부분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꼽히는 유럽의 전통 크리스마스 마켓들도 줄지어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요?

유화정PD: 겨울의 유럽은 '크리스마스 마켓'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하늘을 날아 달려갈 만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유럽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시즌 또는 연말이나 연초까지 이어지면서 최상의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데 유럽에서도 특히 독일은 전역에150개 이상의 전통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립니다.

아름답게 장식된 상점에서는 장인들의 수공예품, 앤틱,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크리스마스 쿠키와 따뜻한 와인 음료 와인 뱅쇼 등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만날 수 있죠. 그런데 겨울철 최고 관광상품인 크리스마스마켓이 최근 독일 내 확진자가 늘어나며 부분 봉쇄조치에 들어가면서 중세풍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뉘른베르크 마켓을 비롯해 프랑크푸르트 등 대도시들의 마켓들이 잇따라 취소 결정을 내린겁니다.

진행자: 바티칸의 성탄 미사도 올해는 신도들 없이 진행된다고 하죠? 예년의 경우 매해 각국의 외교사절과 수만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바티칸에서 열리는 성탄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12월에 로마를 방문 했었는데요..

유화정PD: 가톨릭 전문 매체 CNA(Catholic News Agency) 보도에 따르면 교황청은 올해 성탄 미사를 비롯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기간인 대림절 행사를 '사적 방식'(private form)으로 진행하며 이에 따라 신도 뿐 아니라 외교사절도 성탄 관련 행사에 참석할 수 없습니다. 대신 미사 등 주요 행사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온라인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하면서 전세계의 가톨릭 신자들에게 성체 강복 메시지를 전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올해는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아이들도 무척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에게는 일 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때인데, 코로나 사태 속에 과연 산타 할아버지가 무사히 오실 수 있을까 아이들의 고민이라고요?

유화정PD: 올해는 마스크를 쓴 산타가 썰매대신 투명 아크릴 가림막을 타고 오신다는데요. 거리에 나오는 산타들도 코로나 19 방역 정책에 따라 사상 초유로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지키며 선물을 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뉴욕 헤럴드 스퀘어에 있는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은 160년 전통의 산타 방문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산타와 셀카를 찍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미 CNN방송은 올 성탄절에는 어린이들이 화상 전화 프로그램인 '줌(Zoom)'으로 산타를 만나는 이색적인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성탄을 앞두고 손꼽아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동심을 지켜주고 싶은 절박한 마음에서 부모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피해 '화상 접선' 쪽으로 몰릴 전망인데요. 비대면 온라인 학습에 익숙해진 어린이들 입장에선 길게 늘어선 줄 없이 바로 산타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 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성탄절 빼놓을 수 없는 서울 거리 풍경으로 '불우이웃을 도웁시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사랑의 종소리가 있습니다. 고국은 코로나 19재감염 사태가 번지면서 지난 7일부터 내달 3일까지를 연말연시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했죠? 끝으로 고국 소식 전해 주시죠.

유화정PD: 여느 해 같으면 1년 중 가장 화려한 불빛으로 장식되는 연말이지만 고국의 수도권은 9시 이후 불빛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도 사람들의 발길도 뚝 끊겨, 거리는 을씨년스런 분위깁니다.
Pandemic empties streets, yet Red Kettle standing still
Pandemic empties streets, yet Red Kettle standing still Source: Korea Times Weekly
올해로 92년째인 구세군 자선냄비 사랑의 종소리는 방역수칙을 준수한 현장 모금과 온라인 기부 등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매년 온정의 손길을 나누던 연탄 후원과 자원봉사도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SNS상에는 '올해 싼타는 1월 9일 온다네요. 12월 25일 새벽 도착 후 2주 격리..' 라는 풍자적인 문구가 코로나 19가 바꿔 놓은 현실을 말해줍니다.

진행자: 코로나19로 크리스마스 풍경도 예년과 달리 많은 변수가 생겼지만 성탄이 전하는 희망과 기쁨의 메시지 만큼은 잃지 않기를 바래 봅니다. 팬데믹이 바꿔 놓은 지구촌 성탄 분위기, 컬처 IN에서 짚어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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