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가톨릭 서열 3위 교황청 재무원장 지내며 금융재정 개혁활동
- 성가대 소년 성추행 혐의로 구속됐다 대법원에서 무죄로 풀려나
- 대립각 베추 추기경, 펠 추기경 유죄 위한 증인 매수 의혹 혐의
- 2008 서울대교구 제정 ‘생명의 신비상’ 대상 수상자로 한국 방문
교황청의 재정 개혁 이끈 선봉장으로 평가받는 호주 가톨릭의 최고위 성직자 조지 펠 추기경이 지난 10일 향년 81세로 선종했습니다.
고 조지 펠 추기경 장례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1월14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엄수됐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펠 추기경을 “교황청 개혁의 토대를 지혜롭게 마련한 인물”이라고 추모했습니다.
사제 독신제·동성애 반대·낙태 반대 등 가톨릭 교리를 고수하는 정통 보수 사제로도 명성 높았던 펠 추기경은 막강한 영향력만큼 사회적 논란도 컸습니다.
아동성추행 과거사 문제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던 고 조지 펠 추기경의 굴곡진 생애를 조명해 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추모하는 애도 물결이 채 가시기도 전 호주 가톨릭의 수장 조지 펠 추기경의 선종 소식이 전해져 세계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는데요.
유화정 PD: 지난해 12월 31일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선종 이후 만 열흘 만입니다.
바티칸 뉴스는 11일 보도를 통해 교황청 재무원장을 역임한 호주 출신 조지 펠 추기경이 1월 10일 9시경 로마에서 예정되어 있던 인공 고관절 수술 후 심장 합병증이 악화돼 향년 81세로 선종했다고 전했습니다.
펠 추기경은 앞서 5일 거행된 베네딕토 16세의 장례미사를 공동 집전할 정도로 건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톨릭 교회와 신자들의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진행자: 펠 추기경의 갑작스러운 선종 소식에 프란치스코 교황도 크게 애도를 표했는데 교황청의 재무 개혁을 이끈 공로를 크게 치하했죠.
유화정 PD: 교황은 펠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슬픔”으로 접했다며 “그분의 일관되고 헌신적인 증거 그리고 복음과 교회에 대한 헌신에 감사하며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교황은 지난 2014년 신설된 교황청 재무원을 언급하며 재무원의 초대 원장으로 임명된 펠 추기경이 교황청 개혁을 위해 수행한 일들을 기억하면서 펠 추기경을 “교황청 개혁의 토대를 지혜롭게 마련한 인물”이라고 추모했습니다.
또한 교황은 “(펠 추기경은) 시련의 순간에도 끊임없이 주님을 따라 충실히 섬겼다”며 “그가 하느님 나라의 기쁨에 안겨 영원한 안식이라는 보상을 받기를 기도한다”고 애도했습니다.

진행자: 시련의 순간이라는 것은, 아동성추행 과거사 문제로 호주법정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대법원 항고심에서 최종 무죄판결로 명예를 회복하기까지의 지난한 인고의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죠.
유화정 PD: 지난 2018년 호주 법정은 교황청 서열 3위이며 호주 가톨릭 교회의 최고위 성직자인 조지 펠 추기경에게 아동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유죄를 평결하면서 국내외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펠 추기경은 1990년대 멜버른 대주교 시절 세인트 앤드류스 대성당의 성가대 소년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6년형의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시드니 모닝헤럴드 등 호주 주요 언론들은 “호주와 바티칸은 범인 인도 협정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펠 추기경은 호주로 돌아오지 않고 기소를 피할 수도 있겠지만, 혐의를 벗기 위해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펠 추기경은 호주에서의 재판에 충실히 대응하기 위해 장기 휴가를 내고 호주로 돌아왔습니다.
진행자: 당시 언론의 대대적인 플래시 세례가 터져 나왔죠.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는 수갑을 채워 법정 구속되는 모습까지 만천하에 공개돼 마녀사냥이 되기도 했는데요.
유화정 PD: 펠 추기경은 긴 법정 싸움에서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했지만 호주 빅토리아 법정은 1심과 항소심 모두 유죄 판결을 내렸고, 펠 추기경은 아동 성추행 혐의가 인정된 로마 가톨릭 교회의 최고위급 성직자로 낙인이 찍혔습니다.
진행자: 가톨릭계는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성 추문 논란에 휩싸여왔는데요. 호주 연방 정부는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범죄를 조사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기도 했죠?
유화정 PD: 2013 년 발족된 특별조사위원회는 호주 전역에서 조사한 결과 1980년부터 2015년 사이 ‘어린 시절 가톨릭 사제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신고한 이가 4444명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습니다.
피해자의 95%는 남자아이였고, 학대를 받을 당시 평균 나이는 10~11세로 집계됐는데,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중 1880명의 혐의가 확인됐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시드니 대주교를 지낸 펠 추기경도 2016년 수사 대상에 올랐는데, 사제들의 성범죄를 은폐하고 피해자들의 호소를 묵살했다’는 혐의였습니다.
그러다 호주 멜버른 대주교로 있던 1990년대 초 교구 내 성가대 아동 2명을 성추행 했다는 의혹이 2017년 제기됐고 이후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호주 가톨릭 교회의 최고위 성직자를 한 순간에 아동성추행범의 나락으로 내몬 사건의 배후에는 교황청의 암투가 도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문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기도 했어요.
유화정 PD: 당시 이탈리아 주요 언론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의 시성성 장관직에서 사실상 해고된 이탈리아 출신의 안젤로 베추 추기경이 조지 펠 추기경의 유죄판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호주의 핵심 증인들에게 교황청 자금 70만 유로 (미화 114만 달러)을 송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바티칸 경찰은 호주의 금융감독기관인 거래보고분석센터(AUSTRAC)로부터 해당 송금과 관련한 정보를 넘겨받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짚어보죠. 베추 추기경은 누구이고, 왜 조지 펠 주교와 대립각이 됐을까요?
유화정 PD: 이탈리아 출신의 안젤로 베추 추기경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교황청 서열 2위인 국무장관으로 일하는 동안 이탈리아 사업가에게 수백만 유로를 투자하고 런던 부동산 투자에 깊이 관여하는 등 재정과 관련한 여러 비리가 드러났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듬해인 2014년 바티칸시티와 교황청의 금융과 행정을 감독할 경제사무국을 신설해 이 조직의 수장으로 호주의 조지 펠 추기경을 임명했습니다.
교황청 재무원 초대 원장에 임명된 펠 추기경은 교황의 절대적인 신임 아래 교황청의 아킬레스건이자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돼 온 금융·재정 활동의 강력한 개혁 작업을 추진하면서 베추 추기경과 날 선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교황청 암투의 희생양이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호주 법정의 6년 유죄 평결을 받고 무려 400여 일 동안 옥고를 치른 펠 추기경은 수감 생활을 책으로 펴내기도 했는데, 옥중 수기 ‘수감 저널 ((Prison Journal)’이 선종 후 재조명을 받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펠 추기경은 2020년 4월 부활절 즈음해 호주 대법원 최종심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고 마침내 혐의를 벗게 됩니다.
수감생활의 고뇌를 담은 옥중 수기에서 펠 추기경은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 기도를 해줬고, 그 기도는 살아 있는 신을 향한 실체적 진실이었음을 확신하면서 나의 결백이 입증될 것을 믿었다”라고 저술했습니다.
고인은 그러나 “수감 생활과 법정 다툼의 기간은 참으로 어두운 단면이었다”고 언급해 인간적인 고뇌 또한 컸음을 시인했습니다.

진행자: 고 조지 펠 추기경은 사제 독신제 주장, 동성애 반대, 낙태 반대 등 가톨릭 정통 교리를 고수한 강경 보수 성직자로도 명성이 높았는데, 한국과도 인연이 있죠.
유화정 PD: 2008년 서울대교구가 제정한 ‘생명의 신비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당시 시상식 참가 차 한국을 방문해 가진 인터뷰에서 펠 추기경은 “이미 서구사회는 낙태와 피임 등으로 인구를 지탱할 힘을 잃고 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열심히 일해서 사회를 발전시켰지만, 이젠 세금을 낼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어 그들의 노년을 돌볼 힘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
“젊은이들에게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또 어머니들의 가사활동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나아가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지 가르쳐야 합니다.”라며 생명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출간된 조지 펠 추기경의 중에는 ‘조지 펠 추기경의 생명사랑’ ‘천주교와 자유의 구조’를 비롯해 명상집 ‘두려워하지 마라’ 등이 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고 조지 펠 추기경의 약력을 짚어보죠.
유화정 PD: 펠 추기경은 빅토리아 밸러랫에서 태어나 1966년 로마에서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로마 우르바노대와 런던 옥스퍼드대에서 각각 신학 석사·교회사 박사 학위 후 옥스퍼드의 코르푸스 크리스티 대 학장을 역임했고요.
1996년 멜버른 교구장, 2001년 시드니 대교구장을 거쳐 2003년 추기경으로 서임됐습니다. 이어2014년 바티칸 서열 3위인 교황청 초대 재무원장의 재무원장의 중책을 맡았습니다.
진행자: 호주 가톨릭 교계는 펠 추기경의 시신을 호주로 운구해 호주에서 마지막으로 봉직했던 시드니 세인트 메리스 대성당의 지하에 안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죠. 굴곡 컸던 조지 펠 추기경의 생애를 조명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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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펠 추기경 선종…향년 81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