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오디세이] 11월에는 콧수염을… 모벰버와 모 브로스

Movember and Mo Bros

Movember Source: Wikipedia

콧수염(mustache)과 11월의 합성어인 모벰버(Movember)는 11월 한 달간 수염을 길러 전립선 암과 같은 남성 건강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자는 취지로 2003년 호주 멜버른에서 시작됐다.


시드니는 바야흐로 자카렌다의 계절입니다. 땅에서 자란 꽃이 거꾸로 하늘을 물들일 양 보랏빛 꽃구름을 이뤘습니다. 나무 가득 꽃을 피워도 장미향이나 라일락처럼 기억에 남는 향이 아닌, 바람 살살 가지를 흔들면 그제서야 마지못해 조금 풍겨주는 듯 수줍은 꽃 향입니다. 첫 음악 보랏빛 향기로 문을 엽니다.  보랏빛 향기/ 강수지

잎사귀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자카렌다의 꽃말은 ‘화사한 행복’입니다. 황홀한 보라 빛 꽃구름을 렌즈에 담아보면 한지에 보라색 물감을 들여 작은 종모양으로 하나하나 빚어 놓은 듯 조신합니다. 예전엔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어 시집갈 때 장농으로 만들어 준다고 했죠.. 목재로 본다면 오동나무처럼 최고급 재질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자카렌다 나무는 고급 실로폰이나 피아노 건반을 만드는데 사용된다고 합니다. 나무에서 아름다운 음악이 흐른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90년대 초반 보랏빛 향기와 비슷한 시기에 크게 사랑 받았던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이상우 노랩니다.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 이상우

모벰버의 태동 2003 멜버른

유니세프와 같은 국제기구를 비롯해 일반적으로 자선 단체는 어떤 명분이 있고 그 명분에 깊은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있어서 시작이 됩니다. 다음엔 행사를 열고 이를 뒷받침할 재단을 만들죠. 대부분의 자선 단체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런데 아주 예외적인 특별한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날 좋은 일요일 오후였어요. 제 동생과 친구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고 있었죠. 몇 잔을 더 하면서 우리의 화제는 70년대 패션과 어떻게 모든 유행이 결국에는 다시 돌아오는지로 흘러갔죠. 그러다가 제가 "분명히 아직 돌아오지 않은 유행도 있을 거야" 라고 말했고, 이어 얘기는 콧수염, 콧수염엔 당최 무슨 일이 생겼는지로 옮겨갔어요. "왜 아직도 콧수염은 다시 유행하지 않는 거지?" 2003년 호주 멜버른 에서 모멤버 캠페인이 태동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노래 한 곡 듣고 모멤버 이야기 이어가도록 하지요.  희망 사항/변진섭

모벰버(Movember)는 콧수염을 의미하는 moustache와 11월을 의미하는 November가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로, 11월 한 달 동안 수염을 길러 남성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관련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자선 모금을 하는 캠페인입니다.

모벰버는 앞서 전해드린 대로 2003년 호주 멜버른의 네 명의 젊은이가 모여 우리가 수염을 한 번 길러서 철 지난 유행을 되돌려보면 어떨까 하는 우연한 발상으로 시작이 됐는데, 뜻밖에도 많은 이들이 동참하면서, 기왕이면 좋은 뜻으로 발전을 시켜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호주의 핑크리본 데이 즉 여성의 유방암 퇴치 운동처럼 남성질환과 남성 건강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자는 취지로 발전이 된 것입니다.  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여행스케치

모 브로스(Mo Bros, 수염 형제들)

11월 한 달간 수염을 깎지 않고 길러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은 '모 브로스(Mo Bros, 수염 형제들)'라고 불리며 각종 대회를 통해 기금을 모으는데요, 이 캠페인은 점차 유명해져 호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글로벌 캠페인으로 발전했고,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모멤버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멤버 재단은 2003년 설립 이후 전 세계적으로 1,200여 개가 넘는 남성 질환 관련 프로젝트를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주변의 남성 중에 평소 보지 못했던 콧수염이 특히 11월에 많이 자라 있다면 모벰버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모 브로스라고 보시면 되겠죠. 매일 아침 면도해야 하는 남성분들, 11월 한 달 동안은 입술 위에 난 풍성한 털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모벰버 운동은 꼭 수염을 기르지 않더라도 가능합니다. 기부금으로 후원할 수 있고요, 여성의 경우에는 콧수염 네일 아트를 하거나 콧수염이 그려진 컵을 쓰는 등 여러 방식으로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컬처 오디세이..11월의 모벰버 캠페인을 전해드리며 동참, 함께라는 단어를 떠올려 봅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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