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일어난 한인 관련 사건, 사고 가운데 가장 안타까움을 주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브리즈번 한인 여대생 반은지 씨 살해 사건인데요.
반 씨는 2013년 11월 24일 새벽 청소일을 하러 길을 나선 새벽 4시 40분, 브리즈번 시내의 공원을 지나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에 온지 6주만이었습니다. 범인은 당시 19세였던 알렉스 루벤 맥큐원이었는데요.
사건발생 4년 8개월만에 최근 본 재판에 회부됐습니다. 오늘도 브리즈번 대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됐는데요.
맥큐원은 고의로 살해한 것이 아니라 악마에게 사로 잡혀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22살의 반은지 씨는 마지막 순간 자신을 죽인 살해자로 부터 스스로 죽음을 자초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25세의 알렉스 루번 맥큐완은 사건 당시 반 씨를 폭행하며 “너는 이길로 와서는 안 됐다. 죽어라”라고 욕을 했다고 경찰의 심문에서 밝혔다는 것이 어제 재판에서 알려졌습니다.
맥큐완은 반 씨에게 주먹질을 했고, 목을 졸랐고, 발로 밟았습니다. 그리고 반 씨는 자신의 몸이 자신의 피로 잠길 정도로 많은 피를 흘리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사건발생 4년 8개월만에 진행되고 있는 본 재판에서 맥큐완은 “자신이 반 씨를 죽인 것에 대해서는 시인했지만, 일부러 그랬던 것이 아니라 악마에 사로잡혔었다”며 고의적인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정신 건강문제를 이유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겁니다.
어제 재판에서는 반 씨를 죽인 이유를 “그냥 그랬다”라고 말하며 많은 충격을 준 맥큐완은 오늘 반 씨의 유족들에게 남긴 편지에서 “뭐라고 미안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모든 것을 되 돌리고 대신 반 씨에게 꽃 다발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내가 저지른 일 때문에 다시는 가족들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나를 용서하지 말고, 나를 다시는 생각도 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 악마에게 혼을 사로잡힌 상태로 그 일을 저질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는 입장인데요.
반 씨의 시신을 검시한 병리학자는 “반 씨의 온 몸이 상처와 피였고, 얼굴에 골절이 있었고, 옷에는 핏자국 위에는 피가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반 씨에게 출동한 응급 구조요원은 “머리 부상이 너무 심해 한 눈에 성별을 맞출 수 없을 정도였다”며 끔찍한 사건에 대해 진술했습니다.
오늘로써 5일 째를 맞고 있는 본 재판은 총 3주 가량 속개될 것으로 보이며 약 30여명이 증인으로 채택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호주 한인 사회에서는 이번 재판을 통해 무고한 반은지 씨에 대한 정의가 실현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