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8월 31일 일요일 호주 주요 도시마다 ‘이민 반대 집회’와 ‘맞불 집회’ 열려
- 일부 도시에서는 폭력적인 충돌 발생
- 정부, 주요 정당 정치인 “호주에서 폭력과 인종 차별은 설 자리가 없다” 강조
일요일 호주 주요 도시에서 열린 이민 반대 집회와 이에 대한 맞불 집회에 수천 명이 운집했습니다.
일요일 열린 ‘호주를 위한 행진’ 집회 주최 측은 정부가 ‘대규모 이민 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시위가 진행되기 전 정부는 이들의 행동을 비난했으며, 일부 인도 지역 사회 지도자들은 이민자들이 시위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의 뜻을 표했습니다.
‘호주를 위한 행진’은 호주 내 모든 주도와 일부 소도시에서 열렸으며, 연설자와 시위대는 호주에 오는 이민자 수를 줄일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집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은 호주 국기를 흔들거나 옷에 걸치며 “이곳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호주를 떠나라”고 외쳤습니다.
시드니 집회에 참석한 한 참가자는 “지금은 호주를 최우선으로 생각할 때”라고 적힌 팻말을 흔들었습니다.
참석자 중 일부는 “이민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민자 수가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셜 미디어에는 “매일 1,500명의 이민자가 호주에 도착하고 있다”는 주장도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호주통계청은 이런 수치가 정확한 것이 아니라며 이들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Protestors gather out side Flinders Street Station during the March for Australia anti-immigration rally in Melbourne, Sunday, August 31, 2025. (AAP Image/Joel Carrett) NO ARCHIVING Source: AAP / Joel Carrett
경찰은 병력을 배치했고, 시위대를 분리하기 위해서 페퍼 스프레이와 지휘봉을 사용했습니다.
빅토리아주 경찰은 성명을 발표하며 “경찰의 최우선 과제는 시위대를 분리하는 것이고 평화를 침해하는 모든 행위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리즈번에서도 이민 반대 집회에 참석한 사람과 맞불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대치했으며, 경찰은 두 시위대를 분리하기 위해 중간에 줄을 섰습니다.
캔버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고, 맞불 집회 참여자가 호주 국기를 든 이민 반대 집회 시위대에 갇혀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Protestors hold Australian flags outside Parliament House in Canberra, one of the cities where March for Australia held a rally on Sunday. Source: AAP / Mick Tsikas
폴린 핸슨은 캔버라 시위에 참석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공항에 데려가 비행기에 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폴린 핸슨은 1996년 처음으로 의회 연설을 할 당시에도 이민을 대폭 줄일 것을 촉구했고, 이후에도 줄곧 민족주의와 반이민에 대한 견해를 밝혀 왔습니다.

A anti fascist protester is restrained by anti immigration protesters during the March for Australia anti-immigration rally in Canberra, Sunday, August 31, 2025. (AAP Image/Mick Tsikas) NO ARCHIVING Source: AAP / Mick Tsikas
캐터 호주당의 밥 캐터 대표는 타운스빌 집회에 참석해 연설했습니다.
캐터 대표는 지난주 초 열린 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레바논 유산에 대해 질문한 기자를 향해 주먹으로 때리겠다고 위협까지한 바 있습니다. 다른 두 명의 캐터 호주당 의원 역시 행진에 동참했습니다.
또한 신나치주의 단체인 민족주의 사회주의 네트워크의 백인 민족주의자 토마스 수웰 대표도 멜번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연설했습니다.
멜번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여섯 명이 체포됐습니다.
빅토리아주 경찰은 성명을 발표하며 체포된 사람들이 경찰을 폭행하고 소란스럽게 행동했다며 강도 미수, 폭행 및 경찰에 저항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드니에서는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이 군중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을 구금했습니다.
남호주주 경찰은 애들레이드 집회에서 세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시위가 “큰 혼란 없이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말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은 평화를 위반한 혐의로 한 명이 체포됐지만 혐의는 제기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스콧 태너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청장은 이번 집회에서 체포된 건 한 건뿐이라며 시민들의 행동을 칭찬했습니다.
태너 청장은 “그 사람은 현재 베이 스트리트 경찰서에 있고 그곳에서 조사를 하며 처리하고 있다”라며 “경찰은 시민들의 행동에 만족하고 있으며 모두가 현장에서 주최자와 경찰의 지시를 잘 따랐다.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의 노력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녁 늦게 시드니의 한 술집에서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두 명의 시위 참여자가 추가로 체포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많은 정치인은 일요일 열린 전국적인 이민 반대 집회를 규탄하며 호주에서 폭력과 인종 차별은 설 자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야당의 내무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제임스 패터슨 의원은 호주인들이 이민에 대해서 진심 어린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다문화 사회를 표적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수치스럽고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패터슨 의원은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도계 호주인을 대상으로 한 주최 측의 일부 자료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이는 수치스럽고 잘못된 일”이라며 “오늘 집회에서 네오나치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번 집회를 모집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패터슨 의원은 이어서 “네오나치가 아닌 호주인들 역시 진심 어린 우려를 하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네오나치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시위를 피하도록 호주인들에게 권장하고 싶다. 네오나치와 함께 행진하는 것은 이 나라의 사회적 결속력에 이바지하는 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야당의 수잔 레이 대표 역시 시위에 앞서 “폭력, 인종차별, 협박의 장소는 없다”라며 시민들에게 차분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행동을 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정부 역시 “호주에는 어떤 종류의 증오도 있을 수 없다”며 이번 집회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했습니다.
토니 버크 내무부 장관은 정부는 이번 집회를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앤 앨리 다문화부 장관도 정부는 모든 호주인과 함께 “우리를 분열시키고 이민자 공동체를 위협하려는 사람들”에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생당 역시 이번 집회에서 표적이 된 지역 사회와 연대하고 있다며 이민 반대 집회를 비난했습니다.
한편 호주국립대학교 사회정책연구센터의 리즈 앨런 인구통계학자는 이민자들이 지역 사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거나 집값을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며 “점점 더 많은 호주인이 자신들이 뒤처지고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팟캐스트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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