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
-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 비용과 상관없이 만족스러운 것을 구매하는 소비 형태
- MZ 세대의 새로운 소비 성향으로 급성장
- 기업체의 친환경적, 사회적 책임경영, 투명 경영을 중시하는 MZ 세대의 패턴
: 궁금한 디제이 전수진 리포터와 함께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인사) 이번주 어떤 소식입니까?
전수진: 오늘은 MZ세대의 가치 소비 중 가심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가성비라는 말은 한국인들이 아주 자주 사용하는 용어죠.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판단 기준이 가성비잖아요. 같은 가격이면 성능이 좋고, 또는 성능이 같으면 가격이 더 싼 제품을 구입하는 게 가성비인데, 가심비라는 말은 굉장히 생소합니다. 가심비는 어떤 뜻인가요?
전수진: 가심비란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뜻하는 말이고요, 비용과 상관없이 만족스러운 것을 구매하는 소비 형태 입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선정한 2018년 소비 트렌드 중 하나였는데요. 현재는 MZ 세대들 사이에서 다시 떠오르는 소비습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설문조사를 보시면 MZ세대가 얼마나 가심비에 진심인가를 알 수 있으실겁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MZ세대 880명을 대상으로 가치소비를 반영하는 신조어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개념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 가까이(46.6%)는 ‘가심비’를 꼽았는데요. 그 뒤를 이어 가격과 품질 외의 요소를 통해 개인의 가치와 신념을 드러내는 ‘미닝아웃’은 28.7%, 응원을 위한 구매활동인 ‘돈쭐’은 10.3%, 자랑하고 과시하기 위한 목적의 소비를 뜻하는 ‘플렉스’는 7.9% 순이였습니다.
진행자: 말씀하신 단어 모두 저희가 이 코너에서 소개를 해드린 단어들인데요. 미닝아웃 돈쭐 플렉스까지… 그런데 이 가심비가 가성비와는 어떻게 다른지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전수진: 가성비는 가격대비 성능 비율을 뜻하는 말이죠. 가심비는 이 성능보다 심리적인 만족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차이를 가지는데요. 예를 하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돈이 없어 버스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직장을 걸어서 1시간 만에 출퇴근을 합니다. 그리고 점심은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로 허기진 배만 채우죠.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에는 돈을 아끼지 않아요. 실제로 이것을 ‘덕질’이라고 하는데요. MZ세대 사이에서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굿즈를 구매한다던가 앨범을 사고, 콘서트에 참석하는 것이 지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더라도 가심비 좋은 일이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성세대 시각으로는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인 것 같긴 합니다.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인 소비 행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위해 내가 먼 거리를 걷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가심비의 소비형태를 선호한다… 글쎄요.. 저는 확 와닿지가 않네요.
전수진: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가심비 소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만족스러운 것’인데, 이건 주관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가심비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가심비 소비를 부추기는 ‘심리적 만족도’는 기업의 ESG 경영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저희가 경영 ESG에 대해 소개를 해드린 적 이 있죠.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것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경영,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소개를 해드린 적이 있잖습니까.
전수진: 그렇습니다. MZ세대 10명 중 6명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것이 바로 가성비 보다는 가심비 라는 뜻이죠. 특히 MZ세대는 제품 구매시 기업의 ESG 실천 여부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설문조사 응답자 64.5%가 ESG 경영 실천 기업의 제품이 더 비싸더라도 사겠다고 답했습니다. 경쟁사의 동일 제품과 비교해 얼마나 더 지불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0%가 2.5~7.5%를 추가로 지불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ESG 경영이 소비형태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참 대단합니다. 회사의 경영 방식이 MZ세대들 물건을 사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나 싶거든요. 사실 저희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 회사의 경영방식까지 생각하진 않으니까요.
전수진: 그런데 이 ESG 경영이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보고 판단을 할 수 있는거죠. 예를 들어 M 유업에서 생산하고 있는 커피는 제품 용기의 비닐 라벨을 제거했습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고요. D회사에서도 화학성분을 배제하고 유기농 성분을 담은 비누를 출시했습니다. 또한 제품 패키지도 100%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해 환경 부담을 최소화했습니다. ESG 경영 중에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의 경영이 크게 두드러졌는데요. 기업의 경영방식이라고 해서 멀게만 느껴 졌던 것들이 일상의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가심비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이유가 뭘까요?
전수진: 두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사회와 환경을 생각하는 MZ세대의 인식이 강해진 것이 하나의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품을 살 때 단순희 가격적인 측면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품의 품질을 고려하는 가치 중심 소비를 하는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는 내 취향을 중시하는 MZ세대들 성향인데요. 실용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예뻐서 갖고 싶은 제품, 공연이나 영화 등과 관련된 캐릭터 상품, 굿즈 등이 바로 가심비를 노린 제품들이죠.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산업에서도 가심비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심비를 추구하는 MZ세대들, 혹시 부작용은 없을까요?
전수진: 한국은 무언가가 유행하기 시작하면 앞다퉈 따라 하기 바쁘잖아요. 새로운 소비 권력을 가진MZ 세대의 소비트렌드에 맞춰 ‘가심비’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키워드가 됐는데요. 그래서일까요... 가심비를 붙인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가심비 영화, 가심비 가전, 가심비 선물세트까지… 이름만 들어서는 이게 ESG, 가심비와 무슨 연관성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가성비와 가심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가심비와 상관 없지만 상품을 하나 더 팔고 MZ세대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가심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거죠.
진행자: 항상 무언가가 유행하면 어두운 면이 따라오게 되죠. 오늘은 가심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수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