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트렌드 꿰뚫기] LP 판부터 워크맨까지…복고 열기 수직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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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stalgia of LPs evokes retro vibe

옛 문화의 상징, 레트로가 젊은층에게 새로운 즐거움과 경험의 산실로 떠오르면서 한국에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 MZ 세대의 레트로 열기
  • LP 시장의 호황
  • 롤러 스케이트장
  • 90년대 오락장
  • 필름 카메라
  • 와이어 팬츠
진행자: 이번주 어떤 소식을 준비 하셨죠?

전수진: 옛 문화의 상징, 레트로가 젊은층에게 새로운 즐거움과 경험의 산실로 떠오르면서 한국에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90년대 유행했던 오락실 게임도 즐기고 공중전화 부스에서 스티커 사진도 찍고 카세트 테이프를 골라 워크맨으로 90년대 가요도 듣는 MZ세대…

그렇다면 현재 어떤 레트로가 인기를 끌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할게요.

진행자: 저 같은 경우에는 레트로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참 반가운 소식이에요. 세대 차이가 느껴지는 요즘 레트로가 인기를 끌면서 젊은 세대와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몰라요.

전수진: 그래서 현재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레트로 열풍에 대해 알아 볼텐데요. 먼저 레트로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LP음악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혹시 LP음악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진행자: LP 음악이 레트로가 됐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기도 합니다.

전수진: 제가 한국에서 라디오 디제이를 할 때 특집으로 1시간 동안 LP 음악을 튼 적이 있어요. 그때 젊은 층의 반응이 아주 뜨거워 매 주말마다 LP 음악을 틀어주는 코너를 진행 할 정도였는데요.

LP음악의 매력이라고 하면 먼저 음악을 틀면 나오는 LP판이 튀는 특유의 잡음입니다. 디지털 음원의 깨끗하고 정갈한 소리가 아니고요, 뭔가 거친 듯 하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낭만이 있는 소리죠.

그리고 LP판 음악은 디지털 음악처럼 음악이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LP판을 틀면 약 10초 정도 이 잡음으로 음악이 재생되지 않는데 한 음악을 듣기 위해 기다리는 그 시간마저 기다림의 미학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상하게 LP음악을 들으면 추억으로 나도 모르게 빠져서 진한 에스프레소나 한잔의 술이 생각 날 정도로 짙은 감성을 안겨다 주는데요. 그 매력에 빠진 MZ세대들 덕분에 요즘 LP시장은 호황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디지털 음악은 버튼만 누르면 재생이 되기 때문에 편하게 들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LP음악은 음악 하나를 들을 때마다 정성이 들어가요. 그렇기 때문에 그 애정이 남다르죠. 그런데 LP판 가격이 원래 좀 높은 편인데요, MZ세대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그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을 것 같네요?

전수진: 기본 LP판은 장당 2~3천원이었는데 요즘은 10배를 훌쩍 넘긴 장당 3~4만원에 판매가 되고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수 백 만원에서 수 천 만원을 훌쩍 넘는 LP판도 꾸준히 팔리고 있습니다. 한국대중문화의 폭발기라고 할 수 있는 80~90년대의 음악이 다시 사랑을 받으면서 젊은 층은 자연스럽게 LP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진행자: 저도 한때는 LP 플레이어를 집에다 두고 LP음악을 듣는 로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전수진: 그 로망을 MZ세대가 누리고 있는데요, 특히 MZ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많이 하잖아요. 요즘 LP 플레이어 디자인이 감각적으로 예쁘게 출시가 되고 있어요. 그래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음악적으로도 인테리어 적으로도 LP플레이어가 사랑을 받고 있군요. 다음은 어떤 레트로가 인기를 끌고 있나요?

전수진: 다음은 롤러 스케이트 장입니다. 롤러 스케이트 장은 80년대의 유흥산업의 꽃이라고 볼 수 있죠. 80년대 청춘들을 생각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인데요. ‘닭장’ 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롤러장은 젊은 남녀의 주된 데이트 장소였죠. 가보신적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남녀가 롤러스케이트 장에서 데이트 하며 타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핑계로 슬쩍 손도 잡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그야말로 ‘핫플’이었답니다.

롤러장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에 등장한 장소이지만 특히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도 나오면서 MZ 세대들에게 더 큰 인기를 끌게 됐습니다.

진행자: 롤러장은 80년대 당시 발음으로 ‘로라장’ 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려 보면 동네에 롤러장이 꼭 하나씩은 있었거든요. 10~20대 들의 만남의 광장이었는데.. 어느 순간 싹 사라지고 없어 아쉬웠는데 요즘 다시 생겨나고 있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롤러장은 헬멧과 보호대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입장이 가능한데요. 인라인 스케이트와 다르게 롤러는 양쪽에 2개씩 총 4개의 바퀴가 달린 게 특징이에요. 바퀴가 신발의 양쪽에 자리해 비교적 쉽게 익힐 수 있는데요. 덕분에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본 적 없는 사람들도 쉽게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진행자: 가족 단위로 롤러장을 찾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부모는 추억을 떠올리고 아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나이를 떠나 모두에게 환영 받고 있는 레트로 트렌드가 될 것 같군요. 다음은요?

전수진: 다음은 패션으로 넘어갈게요. 패션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잖아요. 최근 패션업계에 불고 있는 복고 유행에 딱 맞는 말인데요. 최근 데님의 경우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스키니 진’ 대신 바지 통이 큰 ‘와이어 팬츠’ 유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스키니진 반대( No skinny jeans) 해시테그를 단 게시물과 함께 바지를 불태우는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심지어 1020세대 사이에서는 스키니진 착용 유무로 세대를 구분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한때 촌스러운 패션의 대명사였던 청청패션이죠. 상 하의를 데님으로 맞춰 입는 패션도 인기를 끌고 있고요, 특히 최근 데뷔한 걸그룹 뉴진스가 그룹 명에 걸맞게 뮤직비디오나 방송 등에서 상 하의를 청청으로 통일하는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더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과거에 각광받다가 인기가 시들해진 브랜드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어요.

전수진: 한때 압구정동 오렌지 족이 입는 브랜드로 이름을 날렸던 폴로 랄프로렌이 대표적인데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랄프로렌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총 3838억원으로 전년 2749억 대비 39.6% 증가했습니다. 랄프로렌은 지난 2016년 온라인 스토어를 폐쇄한지 6년 만인 지난 8월에 한국 공식 온라인 몰을 열었습니다. 그 외에도 캘빈 클라인, DKNY, 타미 진스, 이랜드 등 레트로 브랜드가 MZ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소개 해 드릴 레트로 트랜드는 바로 필름 카메라 인데요. 피디님은 요즘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세요?

진행자: 사실 요즘은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지 않죠. 휴대 전화로 뭐든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 같아요.

전수진: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사진촬영부터 동영상 촬영까지 스마트폰이 모든걸 해결 해 주기 때문에 카메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요. 요즘 MZ세대들의 생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봉쇄기간 아날로그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는데요. 만나고 대화하고 사랑하고...

아날로그는 사람을 존중하는 방식을 알려주죠. 기술만으로 이어진 비대면 사회에서는 그런 방법을 배우기 힘든데요. 그래서 필름 사진을 통해 아날로그 방식을 구현해 내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독일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Leica)는 2000년대 초.중반 디지털 카메라 열풍이 불어올 때도 필름 카메라의 원숏(one shot)정신을 고수했는데요. 1984년, 초도 물량이 나온 뒤 2002년 단종된 필름카메라 M6를 올해 재 발매했습니다. 현재 1회용 카메라를 제외하고 신규 모델로 필름카메라를 제작하는 브랜드는 이곳이 유일합니다.

진행자: 디지털 카메라는 같은 장면을 수 십장 찍잖아요. 마구 찍어대고 마음에 드는 사진만 두고 다 지워버릴 수 있으니 사진 한 장 한 장에 대한 소중함이 사라진 것 같더라고요.

전수진: 디지털 카메라로 실제로 내가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다고 느끼는 분들 많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필름 카메라는 내가 사진을 찍는 기분을 들게 만들죠. 내가 구도를 잡고 내가 원하는 모습을 찍을 때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지 필름 카메라를 이용 해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그리고 필름 카메라에 이어 스티커 사진 또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친구들과 재미있는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 필름처럼 스티커 사진이 나오면 그걸 간직 하는거죠. 제가 중학교 시절 인기를 끌다가 사라진 유행이었는데 말이죠.

다시 인기를 끌면서 이제 연예인들도 찾아가 찍는 핫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필름 카메라는 ‘찰칵’ 찍히는 셔터 손맛이 있거든요. 그리고 인화 될 때 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되는 아날로그 감성이 다시 부활을 했다니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전수진: 복고는 언제 어디서나 흥행할 수 밖에 없는 요소로 꼽힙니다.과거를 그리는 물건은 우리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데요. 느리고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들도 지나서 생각해 보면 ‘감성적인 요소’ 나 ‘재미’로 바뀝니다, 온라인 메신저로 쉽게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지만 과거 쓰던 손 편지가 더 정감 있고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최근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과거를 즐기는 MZ세대가 늘어나면서 레트로가 큰 인기를 끌게 된건데요. 앞서 소개 해 드린 것 외에도 레트로 게임, 레트로 화장, 레트로 광고 등 한국은 레트로 열풍에 빠져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주에는 레트로 열풍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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