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호르무즈 봉쇄 여파…국제 유가 급등, 기름값 리터당 3달러 현실되나

SYDNEY FUEL PRICES

Petrol prices are shown at a service station in Sydney, Tuesday, March 3, 2026. (AAP Image/Sarah Wilson) NO ARCHIVING Source: AAP / Sarah Wilson/AAPIMAGE

중동 전쟁 확산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호주 휘발유 가격 상승과 함께 물가와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Key Points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 100달러 돌파
  • 기름값 급등에 사재기까지…호주 가계 부담 커질 전망
  • 고유가 장기화 시 물가·금리까지 영향 우려

유화정 PD: 생활 속 경제 이슈를 친절하고 쉽게 풀어드리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은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상황이 세계 경제에 특히,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계신 기름값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친절하게 경제 흐름을 짚어보는 홍태경 프로듀서와 오늘도 함께 합니다.

요즘 국제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얘기가 바로 국제 유가 급등입니다. 특히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 원유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죠?

홍태경 PD: 맞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수송로 중 하나인데요.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1%, 하루 1,300만 배럴 정도가 이곳을 통과합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공습 이후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선박 통행이 사실상 폐쇄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주요 중동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감축하면서 이제 원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유화정 PD: 우려했던 유가 급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국제 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가 모두 오늘 오전 9시 기준 100달러를 넘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는 18.98% 상승한 배럴당 108.15달러에 거래됐고 브렌트유는 16.19% 급등한 107.70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금요일 밤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원유 선물가는 거의 40년 만에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는데요, 미국산 원유는 35.63% 급등하며 1983년 이후 선물 계약 역사상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유화정 PD: 주요 산유국인 쿠웨이트가 원유 생산량을 감축한다고 발표하면서 유가가 급격히 요동치고 있는 모습이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OPEC 5위 산유국인 쿠웨이트는 지난 토요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선박 통행을 위협하는 이란의 행위"를 이유로 원유 생산량과 정제 시설 생산량을 예방적으로 감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영 쿠웨이트 석유공사(KPC)는 감산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OPEC 2위 산유국인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은 사실상 급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라크 남부 주요 유전 3곳의 생산량이 70% 감소하면서 하루 130만 배럴의 생산량을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과의 전쟁 이전에는 이들 유전에서 하루 430만 배럴이 생산됐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든 것입니다.

유화정 PD: 원유 가격 상승은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겠죠. 자동차 운전을 하는 분들은 요즘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을 확인할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실 겁니다. ‘하룻밤 사이에 또 가격이 얼마나 올랐을까’하고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할 것이라는 뉴스가 전해진 직후에는 각 동네의 저렴한 주유소 앞에 밤늦게까지 길게 줄을 늘어선 차량 행렬, 많은 분들이 목격하셨을 겁니다. 결국 유가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운전자들은 앞으로도 주유소에서 계속해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AMP 셰인 올리버 선임 경제연구원은 연료 가격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운전자들이 더 큰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호주 휘발유 가격은 아시아 타피스(Tapis) 원유 가격을 따라가고, 타피스는 미국의 원유 가격을 따라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여기에 세금과 운송비, 마진이 추가되면 대략적으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약 1센트씩 오르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질 경우 호주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최대 1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유화정 PD: 상당한 부담이 될 것 같네요. 현재 시드니 평균 휘발유 가격이 약 리터랑 2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여기서 1달러가 더 상승한다면 리터랑 3달러가 넘어갈 수 있다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일반적인 자동차 50리터 탱크를 가득 채우는데 약 150달러가 들 수 있다는 얘긴데, 이미 생활비 부담에 시달리는 가계에 또 다른 타격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이런 전망이 잇따르면서 실제로 휘발유 사재기 현상이 목격되기도 했죠?

홍태경 PD: 네.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일부 지역에서 사재기 움직임도 나타났습니다. 호주 전역의 저렴한 주유소마다 휘발유를 비축하려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는 행렬 보셨을 겁니다. 어떤 곳은 주유를 하기 위해 30분 이상 줄을 서야 했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휘발유 수백 리터를 담을 수 있는 드럼통까지 동원해 가득 채우려는 운전자들의 모습까지 볼 수 있어 많은 호주인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마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화장지를 사재기 했던 호주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는데요, 하지만 연방 정부는 즉각적인 공급 문제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 달래기에 나서고 있는 거죠.

홍태경 PD: 네. 크리스 보웬 에너지부 장관은 호주에는 충분한 연료 비축량이 있다며 사재기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불필요한 사재기가 오히려 가격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격 상승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공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입니다.

보웬 장관은 또 정부가 2023년 최고 연료 비축 의무제를 도입해 현재의 공급 차질과 같은 사태에 대비한 전략적 비축량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36일, 경유는 34일, 항공유는 32일치 분량을 비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화정 PD: 하지만 이 문제가 단순히 기름값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물가와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죠. 호주는 에너지 순수출국이긴 하지만, 원유는 순수입국이기 때문에 복합적인 영향을 받을 수 없으니까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호주는 원유 수입국가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휘발유 가격과 소비자 체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간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웨스트팩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 지속될 경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약 1%포인트 상승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3개월 지속 시에는 CPI가 최대 1.5%포인트까지 일시적으로 상승하고, 2026년 말까지 GDP는 0.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AMP의 마이 부이 연구원은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두 가지 경로로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우선 장기전 시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는 원유 가격과 공급 차질은 가계 에너지 비용과 제조업 생산 투입 비용을 증가시키고, 반면에 가계의 재량 소비 수요는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지정학적인 위험 증가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계와 기업들은 큰 지출을 미루고 투자 계획을 보류하면서 빚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유화정 PD: 호주 중앙은행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죠?

홍태경 PD: 네. 호주중앙은행(RBA)의 미셸 불록 총재는 시드니에서 열린 AFR 비즈니스 서밋에서 에너지 가격 충격이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공급 충격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인데요, 다만 동시에 전쟁이 길어지면 세계 경제가 둔화되면서 오히려 물가가 내려갈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유화정 PD: 결국 금리 전망도 불확실해졌다는 이야기네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르면 금리 인하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고요.반대로 경기 침체가 심해지면 또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질 수도 있는 겁니다.

유화정 PD: 이번 사태로 다시 주목받는 것이 ‘에너지 독립’이라는 말입니다.

홍태경 PD: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미 이 문제가 중요한 화두였다고 말합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차, 히트펌프 같은 탄소중립 기술이 국제 에너지 시장의 충격을 줄이고 지정학적인 리스크로부터 국가를 보호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즉 기후 대응뿐 아니라 향후 에너지 안보와 경제 안정성을 위해서도 탈탄소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결국 기후 정책이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 문제라는 거군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지정학적 충돌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석유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경제 안정에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중동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이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호주 휘발유 가격과 물가, 금리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앞으로 몇 주 동안 전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세계 경제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친절한 경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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