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레이너: 이민이 집값 올렸나…호주 주택 위기 진짜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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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인구 증가의 대부분은 순 해외 이민에 기인하며, 최근 수십 년간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전자가 후자를 초래했다고 말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 평가일까요? Source: SBS

호주에서 이민이 주택 위기의 원인인지에 대한 논쟁이 다시 뜨겁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주 주택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이민을 꼽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ey Points
  • 절반 이상의 호주인, 현재 이민 규모 너무 높다 생각
  • 이민, 주택 위기 주요 원인이라는 인식 과장 주장…임대 시장에는 큰 영향
  • 주택 위기 원인, 이민뿐 아니라 주택 공급 부족, 세금 정책, 건설 비용, 가구 구조 변화 등 복합적 요인

최근 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호주인들이 이민 규모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집값과 임대료가 빠르게 오르면서 이민이 주택 위기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단순히 이민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인구 증가와 주택 공급 부족, 세제 정책, 금리, 그리고 생활 방식 변화까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렇다면 호주의 주택 위기는 정말 이민 때문일까요, 아니면 더 복잡한 문제일까요?

이민이 주택 위기의 원인일까

골드코스트에 사는 구급대원 태즈맨(Tasman) 씨는 2019년 약 30만 달러에 작은 아파트를 샀습니다. 당시에는 동네에서 가장 낡은 집이었지만 딸 학교와 가까워 선택했습니다. 이후 집을 수리해 살고 있 는데 지금 이 집의 추정 가격은 약 90만 달러까지 올랐습니다.

A muscular man with a prominent handlebar moustache and a shaved head sits at a wooden table wearing a white t-shirt and a gold watch.
Tasman identifies as a "proud Australian of European settler descent" but said he doesn't dislike people from other backgrounds and is friends with many. Source: Supplied

태즈맨 씨는 자신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딸의 미래를 생각하면 걱정이 된다고 말합니다.

태즈맨 씨는 “이제 골드코스트에서 집을 사는 건 다음 세대에게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며 “사람들이 낙원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태즈맨 씨는 그 이유 중 하나로 높은 이민 규모를 지목합니다. 태즈맨 씨는 이민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규모는 줄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아닙니다.

정치 성향이 달라도 느끼는 문제는 같다

시드니에 사는 53세 안젤라(Angela) 씨도 주택 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이민을 언급합니다. 하지만 안젤라 씨는 이민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민 규모와 정책이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A smiling woman in a black puffer jacket sits at a table and holds an enamel mug featuring the "Willie Smiths Tasmanian" logo.
"Some of my girlfriends are single women, and the rents have just gone up so they can no longer afford to really live [in the area], so they've had to move out," Angela told Insight. Source: Supplied

또한 세금 정책도 주택 가격 상승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민이 주택 위기의 원인이라고 생각할까요?

2025년 맥쿼리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주택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이민이나 인구 증가를 꼽은 비율은 18세에서 34세에서는 32%, 35세에서 64세에서는 39%, 65세 이상에서는 46%였습니다.

즉, 연령대가 높을수록 이민이 문제라는 인식이 더 강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데이터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실제 통계는 무엇을 말할까

호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 동안 집값과 임대료는 분명히 크게 상승했습니다.

A line graph showing the significant increase in median residential property transfer prices for established housing across eight Australian capital cities from 2002 to 2025, with Sydney consistently maintaining the highest prices, peaking near $1.5 million.
'Established housing' refers to detached residential properties that sit on their own block of land, including both new and second-hand houses. Source: SBS

또한 최근 인구 증가에서 해외 순이민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습니다.

2023년 9월 기준 인구 증가의 약 84%가 해외 순이민에서 발생했고 자연 증가는 약 16%였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곧바로 주택 위기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A line graph showing the upward trend of median residential property transfer prices for attached dwellings across eight major Australian cities from 2002 to 2025, with Sydney consistently maintaining the highest valuation.
'Attached dwellings' refers to properties such as apartments, semi-detached houses, townhouses and terrace houses. Source: SBS

갈리는 전문가들의 의견

호주국립대 이민 허브의 앨런 갬런(Alan Gamlen) 교수는 이민이 주택 위기의 주요 원인이라는 인식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합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이민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작은 편이라는 것입니다.

갬런 교수는 주택 위기의 더 중요한 요인으로 토지 공급, 주택 승인 속도, 건설 비용, 노동력 부족, 세금 정책, 금리, 그리고 부의 증가 등을 꼽습니다.

A line graph shows the components of Australia's annual population change from 2005 to 2025, highlighting a significant drop in total growth and net overseas migration around 2021 followed by a sharp spike and subsequent decline.
Changes in Australia's net overseas migration, and thus total population, have been particularly volatile since COVID-19 mitigation measures began in early 2020. Source: SBS

그렇다면 이민은 정말 영향이 거의 없는 걸까요?

임대 시장에서는 영향이 더 크다는 주장

다른 전문가들은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놓습니다.

임대 시장에서는 영향이 더 크다는 주장입니다.

레이스 반 온셀런(Leith van Onselen) 전 재무부 경제학자는 특히 임대 시장에서는 이민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A smiling man with a beard and short hair, wearing a pinstriped suit and red tie, stands in front of a wall of green ivy and red brick.
When asked whether it was possible to talk about immigration levels without racist undertones, economist Leith van Onselen said: "I don't see why we can't debate the numbers here. It's about the numbers." Source: Supplied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대부분의 이민자는 처음에는 집을 사지 않고 임대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집값 상승 요인 중 이민의 영향은 약 25% 정도지만 임대료 상승에서는 최대 75%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이민만이 주택 수요를 늘리고 있을까요?

다른 이유로도 늘고 있는 주택 수요

주택 수요는 다른 이유로도 늘고 있습니다.

그라탄(Grattan) 연구소의 브렌던 코츠(Brendan Coates) 주택 및 경제적 안보 프로그램 책임자는 주택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가 이민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A head-and-shoulders portrait of a fair-skinned man with short brown hair and a beard, wearing a navy suit jacket, light blue shirt, and dark tie against a blurred office background.
"In every other decade up until, say, the early 2000s, we built vastly more homes than we needed just to meet population growth, and since the 2000s we haven't," the Grattan Institute's Brendan Coates said. Source: Supplied

예를 들어 평균 가구 규모 변화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0년에는 한 가구 평균 인원이 2.55명이었지만 몇 년 뒤에는 2.48명으로 줄었습니다.

이 변화만으로도 약 27만 5000채의 추가 주택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즉, 같은 인구라도 더 많은 집이 필요해지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

결국 하나가 아닌 문제

결국 전문가들은 주택 위기가 단일 원인이 아닌 복합적인 문제라고 말합니다.

이민이 인구 증가를 통해 주택 수요를 늘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택 공급 부족, 건설 비용 상승, 세금 정책, 금리, 생활 방식 변화 등도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치권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정치권에서도 이어지는 논쟁

정치권에서도 논쟁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당인 노동당은 주택 위기의 주요 원인을 공급 부족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야당인 자유당연립은 이민 규모가 주택 시장 압박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에 일부 유권자들은 주요 정당들이 이민 문제를 충분히 다루지 않고 있다고 느끼며 다른 정당으로 이동하기도 하는데요. 주택 문제와 이민 논쟁은 앞으로도 정치적으로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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