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경제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 역시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하고 서비스를 차단하며 러시아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있습니다. 유명 식음료 체인과 제조사들은 물론 고급 자동차 회사와 화장품 기업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시장에서 속속 발을 빼고 있습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탈러시아’를 선언한 외국 기업 자산을 국유화하겠다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특히 강력한 대러 제재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산 국유화가 강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컬처 IN에서 자세히 짚어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Highlights
- 맥도널드, 1990년 오픈 후 32년…영업 중단해도 직원 월급 그대로 지급
- ‘탈러시아’ 선언에 러시아, 이탈하는 외국기업 자산 국유화로 맞불 대응
- 비우호국 기업 특허·상표권 파기 법령 공표… ‘짝퉁 맥도널드’ 나올 수도
- 예일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후 "330개 이상 글로벌 기업 철수 선언"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널드가 여론의 지탄 끝에 결국 현지 시간 8일 러시아에서의 영업 중단을 선언했는데요. 맥도널드가 러시아에 진출한 이래 영업이 중단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요?
유화정 PD: 맥도널드는 구소련 붕괴 직전인 1990년 모스크바 푸쉬킨 광장에 처음으로 매장을 열고 32년간 줄곧 러시아 시장을 지켜왔습니다. 미국의 많은 식품 프랜차이즈가 러시아에 진출했지만, 그중 맥도널드는 상징적인 브랜드였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90년 3월 1일 맥도널드가 모스크바 푸쉬킨 광장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때, 약 3만 8000명의 '소련인'이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빅맥'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섰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맥도널드가 문을 닫겠다고 한 날 ‘마지막 빅맥’을 사려고 몰려든 소비자로 매장이 북새통을 이뤘다면서요?
유화정 PD: 러시아의 빅맥 사랑은 각별했습니다. 32년 전 첫 매장 오픈 당시 약 4 만의 인파가 몰렸듯이 매장 철수를 알린 이날 ‘마지막 빅맥’을 사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러시아 전역의 매장이 장사진을 이뤘는데요.
해외 커뮤니티 '레딧'과 유튜브 등엔 이날 오후 모스크바의 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 주변으로 버거를 사려고 수백 미터 늘어선 자동차 행렬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전 세계 기업에 대한 '러시아 철수'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도 맥도널드가 영업을 지속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맥도널드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는데요.
유화정 PD: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널드 CEO는 8일 직원과 가맹점주들에게 e메일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반인도적 행위와 고통을 무시할 수 없다”라는 입장 표명과 함께 “러시아 내 850개 매장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문을 닫더라도 러시아 내 직원 6만 2000명의 급여는 계속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맥도널드는 앞서 우크라이나에서도 100여 개 매장을 모두 잠정 폐쇄했지만, 직원들에게 급여를 계속 지급 중으로, 아울러 500만 달러를 종업원 원조기금으로 기부할 방침입니다.
진행자: 맥도널드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 영업을 계속해 여론의 지탄을 받은 미국의 세계 최대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도 같은 날 러시아 내 영업장 잠정 철수를 선언했다면서요?
유화정 PD: 스타벅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모두 13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요. 러시아의 스타벅스 매장들은 쿠웨이트 대기업 알샤야 그룹이 운영 중인 것으로 CNBC 방송 등 미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 따라 러시아 내 스타벅스 매장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것은 물론 스타벅스 제품의 러시아 공급도 중단됩니다.
스타벅스는 앞서 5일 러시아 매장에서 발생한 수익금 즉 러시아 사업에 대한 로열티를 우크라이나 민간인 구호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3일 만에 방침을 바꾼 겁니다. 스타벅스 역시 영업 중단과 관계없이 직원 2000여 명의 임금을 계속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진출한 또 다른 거대 미국 기업 코카콜라· 펩시, 또여기에피자헛· KFC·타코벨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의 외식 업체 얌 브랜즈도 잇따라 ‘러시아 보이콧’에 동참을 선언했죠?
유화정 PD: 코카콜라는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 여파로 고생하는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보낸다"며 "러시아 내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는데요. 코카콜라의 스위스 자회사가 러시아에 10개 공장을 소유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코카콜라보다 러시아 내 지분이 더 큰 펩시의 경우, 투자와 광고를 일제히 멈추기로 했습니다. 다만, 탄산음료 브랜드를 제외한 유아식·우유·기타 유제품 등의 필수 제품은 계속 러시아에서 판매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내에 1천여 개 KFC 매장과 피자헛 5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얌 브랜즈는 러시아에 대한 모든 투자와 영업점 개발을 중단하고 러시아에서 얻은 모든 이익을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사용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글로벌 대기업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시장에서 속속 발을 빼고 있는 분위기에서 앞서 언급된 유명 식음료 체인뿐만 아니라 고급 자동차 회사와 화장품 기업 등의 ‘탈 러시아’ 연대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유화정 PD: 고급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이탈리아 페라리는 러시아에 차량을 더는 팔지 않기로 했고, 스포츠카 제조업체 람보르기니도 러시아 내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세계 최대 화장품 업체인 프랑스 로레알도 러시아 내 모든 영업 활동과 투자 행위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고,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도 러시아 내 주요 사업을 중단하고 필수적인 의료장비 제공과 기존 에너지 서비스 지원만 예외로 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하이네켄, 리바이스, 로레알, 나이키, 토요타 등 주요 글로벌 기업이 러시아에서 판매를 중단하거나 공장 가동을 중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0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 보이콧' 대열에 동참한 것으로 최근 예일대 연구소의 집계가 나왔다고요.
유화정 PD: 9일 예일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 연구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330개 이상의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를 선언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주째에 접어들면서 `탈 러시아` 대열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최대 식품기업인 스위스 네슬레를 비롯 소니·필립 모리스·애플·이케아·마스터카드·넷플릭스·스포티파이·음악업계 3대 메이저 레이블인 유니버설·소니·워너뮤직도 일제히 `러시아 보이콧`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이처럼 수 백 개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잇따라 러시아 내 사업 철수를 선언하면서, 이에 러시아 정부가 해당 기업의 자산을 국유화하겠다며 맞불 대응에 나섰는데, 어떤 상황인가요?
유화정 PD: 10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관료들과 함께 한 화상회의에서 외국기업의 자산을 ‘합법적으로’ 국유화할 방법이 있다며 “먼저 법정관리(external management)를 시도한 후 ‘실제로 일하길 원하는’ 사람에게 이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이를 위한 법적·경제적 수단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정부와 의회가 추진 중인 외국기업 자산 국유화 법안의 골자는 비우호국 출신 외국인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이 러시아 내에서 활동을 중지할 경우, 이 기업의 외부 법정 관리를 허용한다는 건데요. 이후 해당 기업들을 국유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결국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외국 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날 채비를 갖추자 자국 경제에 미칠 타격을 줄이려는 의도인데, 법안에서 명시한 비우호국은 어느 나라를 가리키나요?
유화정 PD: 현재 러시아 정부는 지난 7일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한국을 비롯해 호주·미국·영국· 일본·유럽연합(EU) 회원국 등 48개국을 비우호국로 지정한 상태입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또 이들 비우호국가 기업의 특허(상표)권 보호를 파기하는 법령을 공표했는데, 앞서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지난주 "러시아 공급이 제한되는 특정 물품에 포함된 지식재산의 사용 제한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비우호국 기업의 특허·상표권 보호를 파기한다는 건 돌려 말하면, ‘짝퉁’ 맥도널드 버거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
유화정 PD: 네. 실제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미국 기업인 맥도널드가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면 ‘짝퉁’ 맥도널드 버거가 러시아 내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이번 조치로 "서방의 경제제재로 발생한 상품·서비스 부족뿐만 아니라 공급망 단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는데요.
이 같은 일련의 보도와 관련, 백악관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무법적인 결정은 궁극적으로 러시아에 더 큰 고통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투자와 사업을 하기에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글로벌 기업들에게 복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에 글로벌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엔비(Airbnb)’를 이용한 기부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데, 이 내용 끝으로 간략하게 전해주시죠.
유화정 PD: 에어비앤비를 통해 우크라이나 숙소를 예약한 후 숙소를 방문하지 않는 이른바 ‘착한 노쇼(No Show)’ 방식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숙소를 방문하지 않지만 임대료 지급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 숙소를 예약하고 있는 것인데요.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3월 2일과 3일 이틀 동안 우크라이나 숙박 예약 건수는 6만 1,000건으로 예약자의 절반 이상은 미국 주민들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일부 숙소는 2022년 대부분의 예약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글로벌 기업들의 ‘탈 러시아’ 선언에 해당 기업의 자산 국유화로 맞불 대응을 내놓은 러시아의 현상황을 세밀하게 비춰 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