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레이너: 가벼운 감기, 참아야하나?... 병가 vs 재택근무, 호주의 선택은?

A woman bowing her nose, with her laptop in front of her. Books are stacked on a shelf behind her.

Woman blowing her nose Source: Getty / damircudic

호주에서 겨울 시즌이 본격화하며 감기 혹은 독감에 걸리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몸이 좋지 않을 때 병가를 내야 할까요? 재택근무를 해야 할까요? 하지만 어떤 사람은 이런 고민이 사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Key Points
  • 유급 병가에 접근할 수 없는 캐주얼 근로자 260만 명
  • 호주노조위원회 “불안정한 근로자의 절반 이상, 다치거나 아파도 병가 내지 않아”
  •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질병이 더 장기화할 수 있어”… 생산성에도 영향
아침에 일어나보니 콧물이 흐르고 목이 아프고… 평소보다 더 피곤함을 느끼며 잠에서 깰 수도 있습니다.

이번 겨울 들어 처음 걸리는 감기일 수도 있고요, 벌써 서너 차례 감기를 겪었을 수도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6월부터 8월까지가 독감 성수기인데요,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나 아데노바이러스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열이 나고 아프고, 통증도 있고, 독감이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당연히 푹 쉬면서 빨리 건강을 회복하고 싶어질 겁니다.

하지만 증상이 가볍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 하루를 쉬어야 할 만큼 아픈지 고민이 될 수 있고, 때로는 일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하루 쉬는 게 부담이 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가벼운 증세로 출근이 고민된다면, 가장 먼저 질병의 감염 확산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사무실에 가서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하지만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동료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특히 교사나 영업 사원과 같이 고객을 대면하는 일이 많을 때 학생이나 고객이 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결과가 더 심각해질 수 있는 노인 혹은 취약한 지역 주민을 돌보는 분이라면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조직의 관점으로 본다면 직원들이 몸이 좋지 않을 때 생산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몸이 좋지 않다면 가능하면 출근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몸이 아플 때 재택근무는 어떨까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호주에서도 재택근무가 일상화됐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후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몸이 아플 때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동료를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줌 혹은 팀스를 통한 온라인 회의에 참여하기도 하는데요. 일부 직원들은 건강을 희생하더라고 직장에서 성과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은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질병이 더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호주에서는 몸이 좋지 않을 때 유급 혹은 무급 휴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정규직 직원은 1년에 10일의 유급 병가를 받고 있는데요, 물론 파트타임 직원들은 근무 시간과 이에 상응하는 비율로 병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고용주들은 병원 진단서와 같은 합리적인 증거 자료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병가를 내는 것은 많은 근로자들이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호주에는 유급 병가에 접근할 수 없는 260만 명의 캐주얼 근로자들이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자영업자와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와서 일을 하는 학생들 역시 같은 문제를 호소합니다.

물론 이들은 무급 병가를 사용할 수 있지만 병가를 내게 되면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게 되죠.

실제로 호주노조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불안정한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다치거나 아파도 병가를 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밀어붙이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영어 단어 중에 ‘프리젠티즘(Presenteeism)’이 있는데요, 몸이 좋지 않거나 제대로 몸이 기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에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뜻하는데요, 이 경우 건강과 생산성 모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추정치에 따르면 직원의 30%에서 90%가량이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아픈 상태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픈 상태에서 일을 하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합니다.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기 때문에 일을 쉬지 않는 자발적인 프리젠티즘도 있고요, 재정적 압박이나 고용 불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보건 분야나 교육 분야와 같이 돌봄의 책임이 있는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아파도 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더 크게 느낄 가능성이 높게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리더들은 특히 건강과 웰빙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늘 동료들을 지지하는 리더라면 프리젠티즘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평소에 직원들을 압박하는 리더라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팀 리더 뿐만 아니라 팀 동료들의 마음가짐 역시 중요합니다. 팀원들이 나서서 서로 부담을 나누게 되면 몸이 안 좋은 직원은 안심하고 휴가를 보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직장 문화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일부 근로자의 경우 휴가가 선택 사항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라면 개별 직장뿐만 아니라 업계와 사회 전반에 걸친 정책 변화가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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