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인: 돈 들어간 진짜 '돈방석'에 앉아보세요! 조폐공사의 신박 굿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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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가 출시한 화폐 굿즈 '돈방석' /한국조폐공사

한국조폐공사가 화폐 부산물을 활용해 '돈방석'과 '돈지갑'을 출시했습니다. 단순 굿즈를 넘어 순환경제, 화폐의 미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Key Points
  • ‘화폐 굿즈’ 시리즈 네 번째 돈방석, 돈지갑…정말 돈이 들어 있다?
  • SNS 인증샷 확산… “앉아 있으면 재물이 들어올 것 같다”
  • 폐기비용이 들던 화폐를 굿즈로 재가공… 자원 순환 모델로 주목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처인.
‘돈방석’이라는 신박한 굿즈가 어떻게 재활용, 순환 경제, 그리고 소비 심리를 한꺼번에 보여주는지 들여다봅니다.

한국조폐공사가 화폐 제조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활용한 신상 굿즈, ‘돈방석’과 ‘돈지갑’을 내놨습니다.

관용 표현 ‘돈방석에 앉다’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제품으로 내부에는 5만 원권 지폐 부산물이 들어 있어 출시 직후부터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돈방석은 500원 동전을 본뜬 원형 쿠션으로 100g의 화폐 부산물이 들어 있으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00만 원어치입니다. 겉면은 세탁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 실제 생활 방석으로도 사용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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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폐공사의 화폐 굿즈 돈지갑
돈지갑도 100원 동전 모양 디자인과 함께 내부에 10g(약 50만 원어치)의 지폐 조각을 담아 재미와 상징성을 동시에 살렸습니다. 이번 굿즈는 조폐공사의 화폐 굿즈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기존에는 폐기 비용이 들던 지폐 조각을 재가공해 새로운 상품으로 탄생시키는 실험으로, 연간 약 510톤에 달하는 화폐 부산물을 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보여줍니다.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버려지는 돈을 새 가치로 바꾸는 아이디어가 담겨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화폐 순환 실험은 활발합니다. 호주는 1988년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지폐, 즉 폴리머 지폐를 도입했습니다. 높은 기온과 습기, 홍수 등 기후적 요인 때문에 종이 지폐의 내구성이 낮았던 탓입니다.

폴리머 지폐는 종이보다 수명이 4~5배 길고, 폐기 시에는 작은 펠릿으로 가공돼 공원 벤치나 운동기구, 표지판 등 공공시설로 재활용됩니다.

한국의 돈방석과 돈지갑, 호주의 폴리머 지폐 재활용 모두 화폐를 단순한 지불 수단이 아닌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 바라보는 시도를 보여줍니다.

이제 ‘돈방석에 앉는다’는 표현이 단순한 상징을 넘어 환경과 소비, 문화적 메시지를 담는 새로운 체험이 되고 있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팟캐스트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호주 공영방송 SBS(Special Broadcasting Service) 한국어 프로그램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세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SBS Audio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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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관용 표현 중에 ‘돈방석에 앉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갑작스럽게 큰 돈을 벌어 부자가 된 상황을 비유하죠. 복권에 당첨됐거나 창업이 대박 났다거나, 하루아침에 넉넉해진 기분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런데 진짜 돈이 들어간 돈방석이 등장했습니다. 한국조폐공사가 화폐 인쇄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재활용해 만든 신박한 굿즈, ‘돈방석’과 ‘돈지갑’을 출시한 건데요.

- 오늘 컬처인에서는 이 기발한 상품의 탄생 배경부터, 사라져가는 지폐의 의미, 그리고 화폐의 재활용 사례까지 돈이 가진 문화적 메시지를 폭넓게 짚어봅니다.

- 문화로 세상을 읽는 컬처인, 유화정 프로듀서와 함께 함께 합니다. 이제 원하면 누구나 돈방석에 앉아볼 수 있다는 얘기 같은데요. 화제의 돈방석, 어떤 제품인지 먼저 소개해 주시죠.

- 돈방석은 500원짜리 동전 디자인을 본뜬 원형 쿠션인데요. 방석 내부 충전재에는 솜과 함께 5만원권 화폐 부산물 100g이 들어 있습니다. 조폐공사 측은 이를 가치로 환산하면 약 500만 원어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겉면은 세탁 가능한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 실사용이 가능하고, 내부 충전재는 세탁은 어렵지만 환기로 장기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장식품’이 아니라 실제로 쓰는 방석이라는 점이 재미있죠.

- 그런데 돈방석 외에 돈지갑도 함께 출시됐다고요?

- 네 돈지갑은 100원 짜리 동전의 은색 광택을 연상시키는 인조가죽 소재로 제작됐고요. 지갑 내부 한쪽 면에는 5만원권 화폐 부산물 약 10g, 즉 50만원 어치가 들어가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내부 포켓을 뒀습니다.

- 돈지갑은 즉 키링 형태로, 함께 제공되는 별도 스트랩을 이용해 손목에 걸어 휴대할 수 있게 편리성도 고려됐습니다. 두 제품 모두 조폐공사가 직접 만든 공식 굿즈라 신뢰성도 높습니다.

- 조폐공사에서는 앞서서도 화폐부산물을 재활용한 화폐 굿즈 시리즈를 선보여 왔죠?

- 네. 조폐공사는 올 3월부터 화폐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화폐 부산물 순환 프로젝트로 ‘화폐 굿즈’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그 첫 제품으로 ‘돈볼펜’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돈볼펜에 이어 돈키링, 돈봉투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왔습니다. 이번 출시된 돈방석과 돈지갑은 시리즈 네번째 상품으로 ‘더 이상 만들지 않는 동전을 영원히 간직하자’는 의미를 담아 500원짜리, 그리고 100원짜리 동전 모양을 본딴 디자인으로 제작됐습니다.

- 지난 7월에는 기존 출시된 돈볼펜의 바디 전체를 황금색으로 입힌 황금볼펜 에디션이 출시돼 화제를 모았는데요. 목표의 무려 987% 펀딩 달성으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 조폐공사 입장에서도 “재활용”이라는 본래 목적과 “흥미로운 소비”가 잘 맞아떨어지는 성공 사례가 됐군요. 이번에 출시된 신상 돈방석·돈지갑의 판매 가격은 어떻게 되나요? 돈이 들어있으니 의외로 가격이 높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실 구매자들의 반응은 어떻게 나타났나요?

- 펀딩 페이지와 소셜 미디어 반응을 보면 구매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입니다. 와디즈 댓글과 SNS 반응을 보면 “선물용으로 좋다”, “아이디어가 신박하다”, “행운템 같다”, “환경적 의미가 있어 산다”는 긍정 분위기가 큽니다.

- 특히 ‘실제 돈의 감촉을 소유한다’는 경험성 소비가 흥미롭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반면 일부는 “정말로 돈이 들어 있는 게 맞냐, 실제로 돈이 들어 있다는 표현이 과장되지 않았나” “상징적 가치 아닌가”라는 질문도 있습니다.

- 대체적으로 굿즈 자체의 호불호보다 ‘돈을 체험하는 새로운 방식’이 주목받는 분위기입니다.

- 그런데 조폐공사가 화폐 굿즈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는 이유, 단순히 재미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한 마케팅만은 아니겠죠?

-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재활용과 환경 비용 절감입니다. 화폐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폐기 부산물이 연간 수백 톤에 달하고, 이들 대부분이 소각 처리되며 비용과 환경 문제를 유발해 왔습니다.

-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화폐 제작 과정에서 생기는 화폐 불량품과 여백지, 그리고 폐지폐 등을 합치면 연간 약510톤의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이를 쌓으면 높이가 무려 에베레스트의 16배에 달합니다.

- 지폐는 엄밀히 말해 종이가 아니라 면섬유로 만들어지는데, 이중 87%가 소각 처리되면서 환경오몀을 유발하고, 소각에 드는 비용만도 매년 1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합니다.

- “이대로 태워 없앨 게 아니라, 새로운 가치로 바꿀 수 없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프로젝트가 바로 화폐 굿즈 시리즈입니다.

- ‘버려지는 돈을 새로운 가치로 되살리는 실험’이라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자연스럽게 세계 각국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호주는 플라스틱 지폐, 이른바 폴리머 지폐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 나라로 유명하죠. 플라스틱 지폐를 쓰는 이유, 그리고 재활용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 호주는 1980~90년대만 해도 높은 기온, 잦은 홍수, 그리고 해변 도시가 많은 기후 특성 때문에 종이 지폐가 너무 쉽게 찢어지고 젖어버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히 여름철엔 지갑 속 지폐가 땀과 습기에 약해 몇 달을 버티지 못할 정도였다고 해요. 이런 이유로1988년 호주중앙은행(RBA)과 호주연방과학원(CSIRO)이 공동개발한 ‘플라스틱 지폐’, 지금의 폴리머 지폐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목적은 단순히 내구성 향상이 아니라, 지폐 수명 4~5배 연장, 잦은 재발행 감소, 그리고 장기적으로 폐기물량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 결과적으로 호주는 연간 수억 달러 규모의 인쇄·운송 비용을 절감했고, 자연스럽게 탄소 배출도 대폭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수거된 폴리머 지폐를 작은 펠릿(pellet) 형태로 가공해 공원 벤치·운동기구·표지판 등 공공물품으로 재생하는 사례들을 들 수 있습니다.

- 플라스틱 화폐를 쓰기 시작한 이유가 기후 문제였다니 흥미롭네요. 폴리머 지폐가 사실 장점이 많아요. 특히 박테리아나 세균이 서식하기 어렵다고 하죠.

- 맞습니다. 일단 더러워지면 씻어 쓸 수 있고, 실수로 세탁기에 돌려도 멀쩡합니다. 특히 위·변조가 어렵다는 것은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힙니다. 폴리머 소재를 일반인이 구하기 어려운 데다 컬러복사와 같은 방식으로 위조하기가 불가능합니다.

- 단점은 수명이 긴 대신 제작비용이 2배 가량 많이 든다고 합니다. 또 한번 접히면 잘 펴지지 않습니다. 열에 약해 실수로 다리미로 다렸다간 영영 못쓰게 될 수도 있습니다.

- 분명히 단점도 존재를 하는군요. 네,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 대표적인 영 연방 국가들 모두가 폴리모 집회를 쓰고 있는데요.

-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 대표적인 영연방 국가들 모두 폴리머 지폐를 쓰고 있는데요. 영국의 경우는 또 다른 이유로 지폐 교체가 큰 이슈가 됐었죠.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뒤, 영국 중앙은행은 모든 지폐와 동전을 찰스 3세 국왕 초상으로 완전히 교체하는 초유의 작업에 들어갔었는데요.

- 영국은 지폐의 ‘재질 문제’보다 ‘초상 문제’가 큰 변화를 일으킨 사례죠.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폐지폐·폐동전이 한꺼번에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 기존 여왕 지폐가 무려 47억 장이었는데요. 이걸 단순 폐기하면 엄청난 양의 탄소와 매립 쓰레기가 생기기 때문에, 영국 정부는 회수한 지폐를 분쇄, 압축해서 건축용 섬유판·흙벽 보강재·생활용품 원료로 재활용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 일부 자치구에서는 분쇄 지폐로 만든 칩을 지역 난방 에너지 연료로 시험하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찰스 3세 지폐는 필요한 양만 점진적으로 찍어내면서 “기존 여왕 지폐가 자연스럽게 낡아 사라지는 속도”와 비슷하게 교체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는 점입니다. 한 번에 대량 교체하면 환경적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죠.

- 호주와 영국 사례까지 함께 보니까, 화폐라는 것이 단순히 쓰고 버리는 소비재가 아니라, 시대와 환경, 문화의 흐름이 고스란이 담긴 상징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돈방석에 앉는다’는 표현이 이제는 조금 다른 의미로 들리기도 하는데요. 실제 돈이 들어간 방석이든, 순환 경제 속에서 다시 태어난 상징물이든, 결국 돈을 어떻게 순환시키고 이해할 것인지가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으니까요.

- 오늘 소개한 돈방석·돈지갑 역시 재미있는 굿즈를 넘어, 버려지는 화폐가 새 가치를 얻는 과정, 사람들의 소비 심리, 또 각 나라가 화폐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함께 생각해보게 합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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