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호주 의료 서비스의 미래, ‘텔레헬스’

Telehealth session

Telehealth session Source: AAP

호주 정부는 20년 전부터 텔레헬스 원격 진료 서비스를 준비해 왔습니다. 호주 의료 서비스의 미래라고 불리는 텔레헬스에 대해 살펴봅니다.


호주 생활 경제를 짚어보는 ‘주간 경제 브리핑’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일 프로듀섭니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경제 브리핑 시간에는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의 강지선 과장님과 함께 '월간 코트라 경제동향' 시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대화 주제는 비대면 원격 진료 서비스, 바로 ‘텔레헬스’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대부분의 산업에서 시행해 온 서비스 방식이 큰 변화를 맞게 됐는데요. 의료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멀리 있는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전화나 화상 상담을 통해 진료를 받는 텔레헬스가 호주에서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호주 의료 서비스의 미래’ 텔레헬스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병원을 가는 게 아주 당연한 개념인데요, 왜 텔레헬스인가? 강지선 과장의 이야기 들어봅니다.

강지선: 텔레헬스란 통신 기술과 디지털 정보를 활용해서 의료 전문가와 환자 사이를 원격으로 연결해 진료를 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직접 대면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전화, 화상 상담, 온라인 채팅 등을 이용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요.

GP 진료, 심리 상담, 재활치료 등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상담 후 처방전, 소견서, 진료기록 등을 안전하게 전달하고 만성질환 관리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주사를 맞거나 직접적인 신체검사는 불가하다는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이 편리하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언택트 시대에 꼭 필요한 의료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주 정부는 20년 전부터 이미 텔레헬스 원격 진료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고 하는데요. 이 내용도 들어보겠습니다.

강지선: 호주는 2000년대 초부터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 공급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호주 정부는 2001년에 뉴질랜드와 함께 국가 원격의료 계획(National Telehealth Plan for Australia and New Zealand)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10년 후인 2011년에는 원격의료를 장려하기 위해 텔레헬스 재정 지원 프로그램(Telehealth financial incentive program)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고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시행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관련 장비를 설치한 의료 전문가와 병원은 투자금 일부를 지원받고 환자와 전문의 모두 국가 의료보험인 Medicare의 혜택과 더불어 인센티브를 수령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 덕분에 호주에서는 원격진료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요.모든 텔레헬스 서비스는 일반 진료 서비스와 동일하게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보안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운영됩니다. 

서비스 제공자는 환자에게 개인 정보보호 규정을 공지해야 하며 상담을 통해 수집한 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을 하고 변동사항에 대한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또한 호주 사이버 보안 센터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텔레헬스 서비스를 제공하고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텔레헬스 에코 시스템을 만들어 호주에서 원격의료의 안전성이나 개인 정보보호 문제가 크게 발생한 사례가 없다고 합니다.
KOTRA Melbourne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 강지선 과장 (월간 코트라 경제동향) Source: Supplied
호주에서 참 오랫동안 텔레헬스를 준비해 왔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렇게 준비해 온 텔레헬스,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으면서 이제 병원들의 핵심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호주 GP 클리닉의 99% 이상이 전화, 화상 진료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일까요?

강지선: 네 호주 최대 규모의 GP 협회인 RACGP(Royal Australian College of General Practitioners)에 따르면 현지 GP 클리닉의 99% 이상이 비대면 진료를 위한 텔레헬스 예약을 받는다고 합니다. 현지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전체 진료의 40% 이상이 텔레헬스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현지 병원에 의료용 IT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의 대표는 멜버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호주의 대형병원이 도시에 집중되어 지방에 의료시설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고 기존 대면 서비스의 대부분이 텔레헬스로 이동해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텔레헬스는 호주에서 원거리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지역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시행되어 오던 서비스 방식이지만 COVID-19 대유행이 있기 전까지 이용률은 현저히 낮았습니다. 텔레헬스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비용으로 환자와 의사 간의 접근성, 편리성이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바이러스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고 시간, 장소에 유연성을 제공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면으로 꼽히고요.

빅토리아주 최대 규모의 공립병원 Monash Health에서도 현재 텔레헬스 화상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진료시간 10분 전에 제공받은 링크를 클릭한 후 온라인 대기실에서 기다리면 전문의와 비디오로 만나게 됩니다.

전문의는 다음 진료도 텔레헬스로 가능한지 판단을 하고 모든 화상상담은 안전하고 개인 정보를 보호받는 시스템 안에서 진행하고요.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은 인터넷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20분 상담을 받는 경우 모바일폰은 230MB, PC는 450MB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정도로 Skype, FaceTime 사용량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네, 그동안 잘 몰랐던 사실들을 오늘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호주에서의 텔레헬스 서비스, 몇 가지 흥미로운 사례들 살펴봅니다

강지선: 호주에서 텔레헬스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2012년부터 보건부의 투자를 받아 화상 진료를 제공해 온 Healthdirect 플랫폼을 꼽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던 시기에 환자와 의료 전문가들이 어떤 테크놀로지를 이용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Healthdirect 와 같이 보안성이 확보된 플랫폼을 즉시 이용할 수 있었고요, Healthdirect 는 서호주, ACT, 남호주, 빅토리아 등의 주정부 헬스케어 시스템 내에 속해 있고 연방정부의 지원 정책으로 GP, 전문의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남호주주에서는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Cisco 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Webex Teams 텔레헬스 플랫폼을 무료로 사용 중입니다. 의료 전문가들이 언제 어디서나 환자와 고화질 비디오를 통한 상담이 가능하고 필요한 진료기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병원과 콜라보레이션, 중앙 관리 시스템을 통해 안전하게 환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2018년 론칭한 텔레헬스 스타트업 Coviu는 환자와 의료 전문가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전 하루에 평균 400통의 전화를 받았지만 이후 2만 5천 통까지 상승했다고 하고요. 화상 진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지난 3개월 간 의료 전문가 등록자가 400명에서 1만2천 명까지 증가했습니다. 

무엇보다 환자의 정보는 데이터에 저장되지 않고 엔드투엔드 암호화 E2EE(End-to-End Encryption)를 통해 개인 정보가 완벽하게 보호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을 통해 환자는 쉽고 빠르게 진료 예약을 할 수 있고 의료 전문가는 진료 관리 시스템을 사용해 높은 품질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다음 사례로 말씀드릴 Coviu는 호주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PhysioROM(range-of-motion)  프로젝트를 2021년 7월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AI와 접목해 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재활치료를 돕는 텔레헬스 연구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활치료는 무릎 관절 수술을 받은 화자의 회복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지만 치료비가 높은 상황인데요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환자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화상 진료 시 치료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를 통해 환자가 회복하는 상태를 확인하고 환자에게도 성공적인 재활 치료 결과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환자는 텔레헬스 진료를 통해 최대 8000호주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네,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텔레헬스 서비스가 왜 필요한 건지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텔레헬스가 정말 호주 의료 서비스의 미래가 될 수 있을지? 텔레헬스에 대한 전망도 살펴봅니다.

강지선: 전문가들은 호주 의료 서비스의 미래로 텔레헬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6월부터 호주에서 락다운 규제가 점차 풀리고 조금씩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멜버른 2차 봉쇄로 다시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실 텐데요.  우선 멘탈헬스 서비스의 경우 대부분이 텔레헬스로 이동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른 의료 서비스는 기존 진료와 텔레헬스가 하이브리드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텔레헬스는 단순히 전화, 화상상담을 받는 것을 넘어 환자의 경험과 헬스케어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테크놀로지와 접목해 진화하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AI와 결합한 텔레헬스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어 우리 기업에서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텔레헬스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지 의료 전문가와 병원에서는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관리를 하는 것보다 화상 진료, 환자 의료 기록, AI를 이용한 치료, 디지털 대기실,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 접근 등  모든 기능이 합쳐진 all-in one 솔루션을 원하고 있다는 점도 진출 전략을 세우는데 중요한 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호주 의료 서비스의 미래로 불리는 텔레헬스에 대해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의 강지선 과장님과 이야기 나눠 봤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 버튼을 클릭하시면 방송을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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