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박성일 PD - 이하 사회자): 멜버른 대학교 아시아 연구소에서 준비한 ‘평화 경제란 무엇인가?’ 특별 대담에 초대된 개성공단 지원재단의 김진향 이사장님, 오늘 자리 함께 해 주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진향: 반갑습니다. 김진향입니다.
사회자: 네, 이사장님 2004년 본격 가동된 개성공단은 여러 번 부침을 겪었습니다. 1차 중단된 2013년에는 남북 간 합의로 5개월 만에 가동을 재개했지만 2016년 2월10일 공단 중단 결정이 내려 진 후 4년이 넘도록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중요성을 비롯해 평화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김진향: 국내에 계신분들도 마찬가지고 해외에 계신 교포님들도 개성 공단의 가치에 대해 자세히 모릅니다. 개성 공단에 대한 본질적 가치가 온전히 제대로 공유된 적이 별로 없습니다.
개성 공단은 이름은 공단이지만, 휴전선 넘어 북측 땅에 있는 산업 공단이기는 하지만 애초부터 개성 공단은 평화를 위해서 만들었습니다. “평화를 위한 경제 협력”이라고 해서 평화 프로젝트였어요. 그런데 14년 간 직접 운영을 해 봤습니다. 남과 북의 약 6만 명의 노동자들이 같은 공간에서 같이 생활을 합니다.
평화를 위한 경제 협력으로 시작을 했는데 14년 간 해보니까 어마어마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했습니다. ‘평화를 위한 경제’였는데 사실은 ‘경제를 위한 평화’도 완벽히 성립이 되더라는 것이죠.
그래서 평화 프로젝트, 경제 프로젝트로서의 역할을 했는데요. 14년 간 어마 어마한, 매일 매일 작은 평화와 통일의 사례들이 발현되고 축적되는 기적의 공간이라고 저희들이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우리 한국의 제조업 기업들한테는 단도직입적으로, 전세계 어느 공단보다도 개성공단보다 더 좋은 공단은 없습니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비교우위가 압도적입니다.
남과 북의 적대적 분단 체제에서 일상적인 군사적 긴장이 있고, 분단 경제 속에서 저성장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평화와 경제 번영을 실증적으로 담보해줬던 곳이 개성공단이기 때문에 이런 개성 공단이 다시 재개가 되고 제2, 제3의 개성 공단들이 생기는 과정이 바로 국민 행복의 물적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저희들은 분단을 넘어서 평화로 가기 위해서 평화 경제의 상징인 개성 공단 재개, 정상화를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사회자: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북 퍼주기’라는 지적이 있는데요. 이에 반해 김진향 이사장님은 “북한에서 퍼오기”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김진향: 어떤 의미라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이야깁니다. 사실은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가 압도적으로 퍼오는 것이죠.
사실은 남과 북이 경제협력을 통해서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 했다 말입니다. 돈은 부차적인 거였어요. 그런데 해보니까 돈이 엄청나게 벌리는데 북측에 퍼준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우리가 수십배를 퍼옵니다. 이건 데이터가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서 북측 노동자에게 한달 간 실질 임금이 얼마가 지급됐냐하면요. 2004년 최초로 우리가 첫 제품을 만들었을 때, 2004년 12월 기준으로 한달에 미국 달러 기준으로 50불 기본 임금에, 실질 평균 총액 임금은 57불 이었어요. 한화로 6만3천원이었습니다.
한화로 6만 3천원에 한달 임금을 줬다. 그것은 경제적 가치로 보면, 자본적 가치로 보면 수탈입니다. 그런데 남과 북이 개성 공단을 했던 이유는 그런 자본적 가치로 들여다보지 않았었어요. 우리가 북측 노동자들에게 가장 많이, 가장 높은 임금을 줬던 해가 2015년 12월 입니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한달 실질 평균 임금으로 얼마를 줬느냐? 150불 내외입니다.
대한민국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 1명을 고용할 수 있는 돈이면 개성공단에서는 북측의 노동자 13명~15명을 고용합니다. 퍼주기였을까요? 퍼오기였을까요?
이건 비교하면 안됩니다. 그런데 그 정도의 임금이 같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모릅니다.
그냥 당연히 북측 노동자에게 돈이 갔기 때문에 퍼주기 아니겠어?라고 하는데 이 계산은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우리가 1을 투자하면 부가 가치 창출을 얼마나 하는가? GDP 기준으로 즉 최종 생산물에 최종 소비자 가격 기준으로 보면 1을 투자하면 30을 가져옵니다. 압도적인 퍼오깁니다.
누구에게 달러박스, 돈줄이냐? 우리 남측의 기업들한테 어마어마한… 그만한 공단 없다고 말씀 드렸죠? 경제적 부가가치 측면에서.. 그렇게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사회자: 개성공단 재개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 조성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북미간 대화 교착이 지속되는 상황인데요. 한국내에서 아무리 남북간의 문제로 처리하려 해도 국제사회가 공조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을까요?

Dr Jinhyang Kim, President of the KIC has been invited to the Distinguished Speakers Series for Korean Studies in Melbourne University. Source: SBS Korean
김진향: 네, 맞습니다. 남과 북이 합의해서 했었지만 우리가 닫고 보니까 사실은 한미 관계라든가 유엔 안보리 제재라든가 많이 있습니다. 이것을 푸는 방법은 저는 단순히 그렇게 얘기합니다.
개성공단 재개의 방법은 개성 공단이 가지고 있었던 우리 국민들이 몰라도 너무 몰랐던 공단의 평화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들을 온전히 제대로만 이해한다라면은 저것을 못열고 있는 4년 이 매일 매일이 또다른 정책 실패의 연장에 있는 것이다. 평가를 잘해보자 공단이 어떤 곳이었는지? 평화적 가치, 경제적 가치, 안보적 가치 그리고 통일 문화의 미래적 가치들을 담보했던 진짜 기적의 공간이었습니다.
개성 공단 14년을 보면 남과 북이 70년 헤어져 살았던 사람들이 이렇게 평화를, 통일을 만들겠구나라는 것들을 늘 확인할 수 있었던 공간이예요. 그 가치를 국민들이 안다면 저것 열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 국민 여론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그 힘에 의거해서 한미 관계를 풀면서 미국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안보리 제재 위원회 찾아가서 설명을 하고… 지난해 제가 우리 기업 대표단을 모시고 미국 하원에 아태소위에 가서 개성 공단의 가치를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평화적 가치를 설명했었습니다.
평화를 위해서 만들었고 14년 간 평화를 구현했었다. 그곳에 북측 노동자들에게 지급된 임금은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으로 전용되지 않는다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올해도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를 찾아갑니다. 안보리 제재위원회가 개성 공단을 제재하지는 않습니다. 북에 대한 일반적인 제재를 하고 있죠. 관련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개성 공단은 평화를 만들었던 공단이기 때문에 안보리 제재의 목적에 부합한다. 제재는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 구현을 위한 제재라는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개성공단만큼 실질적인 평화를 구현하고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는 기재가 없다라는 설명을 함으로써 안보리 제재 위원회의 양해, 개성공단에 대한 예외 인정을 받고 싶은 것이죠.
이런 노력들을 하는 과정, 그 속에서 본질은 개성 공단을 온전히 제대로 설명하는 것. 이게 힘이지 않겠는가?
국민적 지지 여론을 가지고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외교 관계 속에서 풀어가는 것이고, 국민적 지지 여론을 가지고 유엔 안보리를 찾아가서 공단의 가치를 설명하면서 풀수 있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자: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공단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있을 것 같은데요. 한국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Dr Jinhyang Kim, President of the KIC has been invited to the Distinguished Speakers Series for Korean Studies in Melbourne University. Source: SBS Korean
김진향: 물론 저희 개성공단 지원재단은 정부 통일부 산하의 공공 기관으로써 국민 세금을 씁니다. 저 또한 정부 사이드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 틀린 말이 아닙니다.
방금 질문과 관련해서는 단도직입적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좀더 과감하게 우리 한국 정부가 밀어갔으면 좋겠다. 왜 이 말씀을 드리느냐? 개성 공단은 그 가치측면에서 국민 불행의 구조적 근원인 분단을 평화로 바꿀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14년 간 해봤다는 말이죠.
국민 행복의 문제는 양보하고 눈치보고,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평화와 번영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담보와 장치가 있다면 해야 되겠죠.
저는 개성 공단을 여는 방법은 지금 프로세스를 만들어 보라면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미 개성공단은, 남과 북은 빨리 열자고 충분히 합의가 되어 있습니다. 다만 미국의 정치적 반대가 있죠. 4년 째 못 열리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께서 초동적 조치로, 남과 북이 이미 합의가 있었고 4.27과 9.19 합의에서의 공단 재개에 대한 합의가 있습니다. 그렇다라면 4.27과 9.19 합의를 실천하는 첫 조치로 정치적으로 개성 공단 재개를 선언하는 것, “우리는 개성공단 재개를 선언한다”라고 해 놓고 두 번째 스텝은 4년간 닫혀있기 때문에 재개한다 하더라도 내일 당장 공장 가동은 안됩니다.
개성 공단 재개를 선언하는 것 자체는 제재 위반이 아닙니다. 재개 선언을 하고나서 바로 남과북이 실무협의를 해야합니다. 4년 간 닫혀 있었는데 어떻게 재개할 것인지? 두번째는 안보리 제재 위원회를 어떻게 피해갈 것인지? 국제적 제재를 지키면서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머리를 남과 북이 맞대고 묘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 협상의 과정 속에서 4년간 방치되었던 우리 입주 기업들의 설비들을 우리 남측의 기업 대표님들이 들어가셔서 보시면 되죠. 점검도 하고.
4년 간 방치되었던 공장 설비, 기자재들을 보는 것은 아무런 제재 위반이 아닙니다.
공단 재개와 관련된 실무적 준비를 하는 시간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열릴거라고 봅니다. 그 시간동안 남과 북이 함께 제재위원회에 찾아가고 미국을 만나고 이런 외교적 노력을 같이하는 과정… 대통령의 재개 선언, 남과 북의 실무협의, 기업들의 공단 방문, 이런 것들이 맞물려서 6개월 정도면 제재와 무관하게 할 수 있는 영역들은 분명히 나온다고 봅니다.
그렇게라도 가동되는 것이 진짜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냐? 공단을 닫기 전 100% 그전처럼 똑같이 가동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개성 공단은 평화적 가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남과 북에 다시 경협을 일정부분 다시 돌린다는 자체가 상징성이 굉장히 큽니다.
그렇게라도 돌리면서 국제사회와의 여러 제약 요인들을 넘어가자는 것이죠. 이런 액션이 지금 중요한 것이지 계속 “이걸 해도 될까? 말까?”라는 것들을 머리 속에 염두해 두고 미국과 관계속에서 눈치보고, 고려하고 그럴 상황이 이미 아니다. 4년이 너무 늦었다. 지금 다시 재개해도 늦었다. 지금 조금 더 과감하게 치고 나가는 것이 좋겠다.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고 사실 이 이야기는 우리 정부에 계속 제가 던지는 이야기입니다.
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평화 경제란 무엇인가?’ 특별 대담을 위해 멜버른을 방문한 개성공단 지원재단의 김진향 이사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진향: 고맙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클릭하시면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