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장식하는 세계적인 공연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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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Getty Images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작으로 연말연시 전세계 관객들을 사로잡는 공연 무대 어떤 것들이 있을까? 12월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에서 새해 첫날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빈 필의 ‘신년음악회’까지 세계 공연무대를 만나본다.


해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펼쳐지는 발레 공연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찾아오는 12월의 발레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작으로 연말연시 전 세계 공연 무대에 올려지는 <호두까기인형>은 올해도 어김없이 세계의 관객들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가족이 즐기는 ‘호두까기 인형’

크리스마스 전날,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의 낭만적인 꿈속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어린이에게는 동화를 눈앞에서 보는 듯한 환상을,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 행복했던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최고의 작품입니다.  주인공 클라라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삼촌에게서 받은 인형이 멋진 왕자님으로 변신해 클라라를 과자의 나라 동화의 성으로 초대한다는 꿈결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선율과 찬란한 관현악, 동화 같은 줄거리 덕택에 어린이부터 온 가족이 함께 감상하기에도 적합한데요. 기품 있고 우아한 ‘꽃의 왈츠’, 듣는 순간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는 ‘행진곡’, 신비로운 분위기의 ‘사탕요정의 춤’ 등 밝고 달콤한 선율이 <호두까기 인형>의 전편에 걸쳐 흐릅니다.  

독일의 낭만파 작가인 호프만이 쓴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의 이야기를 각색한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이 더해져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코프스키 발레 3대 명작으로 불립니다.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현재까지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대표공연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독일, 베를린 필의 ‘질베스터 콘체르트’

독일어로 12월 31일 섣달그믐을 ‘질베스터(Silvester)’라고 하는데, 12월 마지막 주를 질베스터 시즌이라 통칭합니다. 이 기간 중 독일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는 갖가지 축제와 공연이 열리는데, 특히 세계교향악단의 본거지 답게 ‘질베스터 콘체르트(Silveste rkonzert)’라고 하는 송년음악회가 인기입니다.  12월 31일에는 세계 최고의 관현악단인 베를린 필의 송년음악회 공연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독일 전역에 생중계됩니다.

반면 독일과 달리 이탈리아는 성탄절을 포함한 연말연시는 전통적으로 공연 비수기입니다. 성탄절엔 도심이 텅텅 빌 정도로 이탈리아 인들에게는 중요한 휴가 기간인데요. 독일처럼 송년음악회를 챙겨서 여는 풍습도 없어서 대개 12월 말과 1월 초에는 주요 극장들이 모두 문을 닫고 공연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 극장만은 예외인데, 세계 최고의 오페라하우스로 불리는 밀라노 라 스칼라입니다.

밀라노 스칼라’ 연말연시 유일하게 공연

유럽 극장들이 대개 9월 초에 시즌을 시작해 이듬해 6월 즈음 공연을 마무리하는 것과 달리, 라 스칼라는 12월 7일 시즌 오프닝 공연을 여는데, 이날은 밀라노의 수호성인 성 암브로시우스의 탄생 축일로, 라 스칼라의 시즌 개막 공연은 ‘오페라의 나라’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화행사여서 개막 공연 당일 객석은 그야말로 밀라노 사교계를 통째로 옮겨온 듯 각계각층의 저명인사들로 넘쳐난다고 합니다.

송구영신 단골 오페레타 <박쥐>

화려한 음악, 신나는 왈츠와 폴카, 재미있는 상황과 재치 넘치는 대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전 세계인의 연말연시를 즐겁게 책임지는 작품, 1874년 오스트리아 빈의 빈극장에서 초연된 <박쥐>입니다.  역사상 최고의 오페레타로 손꼽히는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박쥐>는 빈에 사는 파티 중독 졸부 신사 숙녀들의 허세 넘치는 풍류 생활을 다룬 희극으로, 불륜에 빠진 부부와 벼락 출세를 꿈꾸는 하녀가 얽히고설키는 가운데 요절복통 코미디로 발전한다는 내용인데요.

고리대금으로 살아가는 허풍스러운 바람둥이 아이젠슈타인 남작, 남편의 재력만을 보고 결혼한 속물스러운 그의 아내 로잘린데, 화려한 연예계로 진출하고 싶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하녀 아델레 등 통통 튀는 개성을 가진 주인공들이 서로 거짓말을 하고 오를로프스키 왕자의 파티에 참석하면서 벌어지는 하룻밤의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을 다룹니다.

오스트리아의 신년 음악회 전세계로 중계

연말 시즌이 지나면 각지에서 열리는 신년음악회가 기대를 모읍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1941년부터 시작된 빈 필하모닉의 신년 음악회입니다.  매년 새해 첫날 아침 흥겨운 빈 왈츠와 폴카를 번갈아 연주하며 세계인의 행복지수를 한껏 올려주는 콘서트입니다.

빈 신년음악회가 지금처럼 10억 명 넘는 사람이 지켜보는 전 세계인의 이벤트가 된 것은 빈 필의 전설적인 악장 빌리 보스코프스키에 의해 비롯됐습니다. 1955년부터 1979년까지 25년간 신년음악회를 이끈 보스코프스키는 일찍이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그랬던 것처럼 바이올린도 연주하고, 동시에 지휘도 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습니다.  1987년부터는 매년 지휘자가 바뀌고 있습니다..

음악으로 건네는 신년인사

빈 신년음악회의 즐거움은 앙코르 무대에서 절정에 달합니다. 첫 번째 앙코르는 반드시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하도록 돼 있는데, 곡이 연주되기 직전에 지휘자가 객석으로 돌아서서 신년인사 “프로지트 노이야르(Prosit Neujahr)”를 외치는 것이 관례입니다. 우리로 치면 ‘근하신년’ 정도의 고풍스러운 새해 인사가 되는데, 지휘자의 유쾌한 연기력과 관객들의 환호가 어우러져 보는 이들에게 넉넉한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입니다.

두 번째 앙코르는 아버지인 요한 슈트라우스 1세가 쓴 흥겨운 ‘라데츠키 행진곡’입니다. 이때는 관객 모두가 힘껏 박수를 치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함께합니다. 특히 올해의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에서는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베토벤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어 벌써부터 클래식 애호가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베네치아 신년음악회 ‘축배의 노래’

빈 신년음악회만큼의 인지도는 아니지만 또 하나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콘서트로 베네치아 신년음악회(Concerto di Capodanno di Venezia)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대표 극장 라 페니체에서 진행되며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를 통해 전역에 중계됩니다. 베네치아도 빈처럼 고정 앙코르가 두 곡 존재하는데, 첫째는 베르디 ‘나부코’에 등장하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이어서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대단원을 장식합니다.

청아하고 아름다운 음색을 내는 천상의 목소리, 보이 소프라노의 신비한 음색은 중세시대 교회에서 여성이 노래하는 것을 금기시하면서 여성의 높은 음역을 대신할 변성기 이전의 소년들로 소프라노를 대체하면서 생겨났습니다. 파리 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천상의 하모니는 매년 한국의 연말 클래식 추천공연 1위에 꼽힙니다. 끝으로 파리나무십자가 합창단의 ‘고양이 이중창’입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작으로 연말연시 어김없이 전세계 관객들을 사로잡는 대표 공연무대를  살펴봤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클릭하시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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