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로 대표되는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호주를 비롯해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또 호주와 한국이 지난해 말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면서 호주에서 외교 파트너로서 한국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2월 초 모나시 대학에서 대양주한국학회(KSAA) 주최로 학술회의가 개최된다.
KSAA 총무이자 모나시 대학 한국학연구허브 소장인 앤드류 데이비드 잭슨 부교수로부터 이번 학회와 역내 한국학에 관해 들어본다.
[인터뷰 전문]
Q. 학문 분야로써 한국학이 호주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한국은 대양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요한 학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은 지정학적 면에서 세계의 중요한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또 전통적으로 분쟁이 있어온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이들 분쟁의 배경이 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게 아주 중요하고, 이들 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들을 이해하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그게 한 가지 이유이고, 또 다른 이유는 세계적 파워, 세계적 플레이어로서 한국이 지닌 중요성 때문인데요, 아시다시피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적 플레이어로서도 중요하죠. 한국은 그 문화면에서 세계 무대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1970년대나 80년대의 한국과는 아주 다를 수 있는데요, 지금 한국은 그 문화, 또 영화나 TV 드라마, 음악, 패션, 생활 방식 이런 것들의 수출 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 이번 학회가 지난해에서 일정이 변경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팬데믹 때문에 일정이 변경된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원래 2021년 12월에 학회를 개최하기로 돼 있었고 학회 주제는 당연히 호주, 한국 간 수교 60주년으로 될 예정이었습니다. 그게 2021년이었는데, 지금은 2022년이죠. 그래서 꽤 문제가 됩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학회를 12월에서 2월로 연기했는데 일정을 연기하면 학회를 대면으로 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Q. 아직 팬데믹이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진행 중인데요, 팬데믹 속에 이 행사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어땠습니까?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악몽이었습니다. 학회를 대면으로 개최하려고 정말로 애썼는데요, 왜냐면 학회는 학자와 한국의 교사가 한데 모여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아주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원격으로 하면 아이디어를 교환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흔히 실제 발표 때가 아니라 휴식 시간에 아이디어를 교환하기 때문인데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누가 무슨 연구를 하는지, 이러저러한 것들에 대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보고...이게 이러한 학술회의의 아주 중요한 발상,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어울리면서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없다면 이게 꽤 어렵고, 어떻게 보면 이러한 학회의 기능을 파괴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아주 힘들긴 했지만, 꼭 대면적 요소를 포함하려고 했고, 이번 학회가 강한 대면적 요소를 지니게 됐습니다. 발표의 절반가량은 대면으로 모나시 오디토리엄안에서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반은 줌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이뤄지게 됩니다. 이번 학회가 대면으로 개최되도록 하려고 정말로 애쓰고 있고, 공을 들여 음식 제공, 엔터테인먼트, 음식, 한국 음식, 심지어 학회 후 투어까지 준비했습니다.
Q. 이번 학회의 주제를 간단히 언급하셨는데요, 주제가 양국 수교 60주년 기념인데, 어떤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나요?
주호주 한국대사관 김세원 참사관의 소개, 그분이 학회 참가자들을 환영할 텐데, 서울 주재 호주대사관 루시 마샬 1등 서기관도 함께하고, 또 ‘호주 한국 비즈니스협회(AKBC)’ 리즈 그리핀 이사가 역시 행사 개회를 도울 예정입니다. 사람들이 호주 문화를 맛볼 수 있는 문화 행사가 준비돼 있는데요, Welcome to Country 의식, 또 연기 정화의식이 있습니다. 뉴질랜드 캔터버리대학 케네스 웰스의 기조연설이 있는데 그분은 KSAA 설립자이고 대양주에서 이곳에 있는 대학들이 한국을 상대, 한국과 교류하기 위해 하는 시도에 관해 연설할 예정이고, 또 호-한 관계에 관한 패널도 있습니다.
Q. 이번 행사에서 다뤄지거나 논의되는 다른 주요 주제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기조연설자가 다룰 또 다른 분야를 언급하자면, 대양주 내 한국어 교육의 역사 및 발달을 얘기해야 할 텐데요, 한국어교사협회 회장이기도 한 뉴사우스웨일스 언어학교 소피 희정 최 씨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 이슈를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학회에서 다룰 다른 주요 주제로 북한과 대북 교류 방식, 특히 최근 북한에서 일어난 일에 비춰볼 때 이게 큰 주제이고요, 또 한국 팝 문화 역사를 다룰 텐데 당연히 이게 큰 이슈입니다. 사람들이 특히 한국 영화의 발달에 아주 관심이 많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한국 문화 수출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 영화의 발달 그리고 영화 발달에서 여성의 역할에 관한 발표를 제가 하게 됩니다.
또 다른 분야로 이민, 한국인의 해외 이민, 비즈니스 및 경제, 세계 여러 다른 나라의 모델이 되는 한국의 경제 발달 등을 다루게 되고, 또 큰 이슈가 있다면 언어, 한국어 교육과 국제언어로서 한국어의 성장이 또 다른 이슈입니다.
Q. 언급하신 대로 한국이 문화 산출 면에서 강대국이 됐습니다. 한국 문화 콘텐츠가 엄청난 성공을 누렸고, 가장 최근에는 그 힘이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문화 현상으로 나타났는데요, 한류가 한국학에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게 큰 영향을 주는 이유는... 20년, 30년 전에 한국에 관심을 갖는 학생 수가 증가했는데, 주로 경제적 발달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먼저 영화 산업의 발달, 그리고 나서 TV 드라마, 그 뒤에 웹툰, 그 뒤에 K-팝, 그리고 지금은 오징어 게임 같은 네플릭스 형태의 TV 드라마 이후로는, 그 결과로 훨씬 나이가 젊은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어 과정뿐만 아니라 한국 역사, 한국 팝 문화, 한국 문학 같은 한국 문화 과정에 등록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많은 학생, 특히 청년에게 일종의 진입지점인 것인데 그게 아주 꽤 흥미로운 점입니다.
Q. 호주와 한국이 최근 양국관계를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 관계로 격상했습니다. 이것이 호주 또는 역내 한국학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아주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호주가 인식하는 한국의 위상이 더 높아진 것이기 때문이죠. 제 생각에 이건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보고 싶은 건 이것이 대학에서의 더 많은 연구비 지원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아직 결과를 보지 못했지만, 대양주 한국학부에 대한 지원, 우리가 이곳에서 하는 이런 학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 흔히 이런 학문은 실생활의 이슈와 관련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민, 또 북한, 한국인의 호주 이민, 호주 내 한인 디아스포라 커뮤니티, 북한 및 북한 핵 문제, 북한을 상대하는 방법, 한국 사회, 그 정치와 문화, 역사를 이해하는 방식, 이 모든 게 중요한 부문입니다.
그래서 학자로서 또 교육자로서 대양주에 있는 대학에서 진행되는 연구에 자금 등을 지원하는 데 더 큰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아주 가치 있는 연구를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멜버른대는 북한 인권에 대한 중요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고, 우리는 예를 들어 사회적 분쟁, 한국과 아시아 전역에서의 역사적 영토, 언어 등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대양주 내 다른 대학도 중요한 연구를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오클랜드에서는 중요한 이민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마찬가지로 ANU는 팝 문화, 한국 팝 산업이 그렇게 단기간에 부상한 이유와 그 방식, 그리고 그것이 세계 곳곳에서 산업 모델이 되는 방식 등을 연구합니다.
이 모든 연구에 대해 자금 등의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들 연구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기를 정말로 바립니다. 그것이 중대한 영향을 주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 한국을 한국답게 하는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이것이 호주에 있는 사람에게 왜 중요하며 이를 이해하는 게 왜 중요한지... 이러한 것들을 사람들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결과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