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트렌드 꿰뚫기: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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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70년대 유행했던 청소년들의 일기장 장식 유행이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로 재탄생해 MZ 세대들을 사로잡고 있다.


Key Points
  • 인스: 인쇄 스티커
  • 수봉: 수제 봉투
  • 랩핑지: 다양한 형태의 종이 포장지
  • 프꾸: 프로필 꾸미기
  • SNS 대표적 검색어: #‘다이어리 꾸미기… #다꾸…#다꾸러 #다꾸스타그램’
진행자: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궁금한 디제이, 궁디,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이번주 어떤 소식입니까?

전수진 리포터: 오늘은 MZ세대들의 새로운 취미생활 ‘다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신조어 인가요? ‘다꾸’는 처음 들어보는 말입니다.

전수진: 다꾸는 ‘다이어리 꾸미기’의 줄임말 입니다. 제가 중학생일때 다이어리 꾸미기는 모든 학생들의 취미생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그때 당시 팬시점이라는 곳에 들러서 매년 다이어리를 구입하고 스티커도 붙이며 형형색색 다양한 컬러로 다이어리를 꾸몄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사라지고 디지털로 바뀌면서 ‘다꾸’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가 최근 다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강제로 써야했던 숙제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한때 다이어리를 꾸미는 취미를 가진 소녀들이 참 많았던 것은 잘 알고 있어요. 뭐든 다 붙여요. 다이어리 하나를 사서 리본도 붙이고 스티커도 붙이고... 엄청 뭐가 많았죠.

전수진: 그렇죠. 많이 붙이기 대회라도 하는 것처럼 다이어리를 꾸미기 위해 들이는 돈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90년대에 인기를 끌던 이 ‘다꾸’가 다시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 19때부터였는데요. 그때 당시 초등학교 학생들이 부모에게 ‘인스’를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어요. 그게 대체 뭐냐고 물어보니 인스는 ‘인쇄 스티커’의 줄임말이라고 대답 했는데요.

부모는 기성세대답게 ‘아깝게 뭐 그런데 돈을 쓰냐’고 잔소리하며 몇 장을 사 주지만 아이들에게 몇 장은 참 부족하죠. 다시 아빠를 꼬드겨서 여러 가지 인스가 들어가 있는 ‘스티커 랜덤팩’을 주문하게 됩니다.

진행자: 역시 아이들은 처음에 엄마에게 가서 뭔가를 사달라고 조르다가 이게 통하지 않는다고 느끼면 바로 엄마 몰래 아빠를 조르기 시작하죠.

전수진: 그렇습니다. 그런데 다이어리를 꾸미기 위해 스티커만 필요한게 아니죠. 아이들은 스티커뿐만 아니라 ‘떡메(떡제본이 된 메모지)’도 종류별로 사들이기 시작하는데요. 구매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스티커를 샀으니 이제 수봉을 만들 ‘랩핑지 (여러 가지 모양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거나 무늬가 디자인되어 있는 종이 포장지를 뜻한다)’를 사야하는데요. 수봉은 바로 이 랩핑지로 직접 만든 ‘수제 봉지’의 줄인 말입니다. 아이들은 수제 봉지에 인스와 떡메, 그리고 약간의 사탕이나 간식들을 포장 비닐에 넣어 정성껏 분류하죠.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정성껏 모아 ‘수봉’에 담습니다. 이게 다 다이어리 꾸미기에 필요한 것들이죠.

진행자: 설명을 들어도 모르겠습니다. 줄임 말이 계속 쏟아 져 나오니 저는 참 이해하기 어렵군요.

전수진: 이것들이 다 다이어리를 꾸미기 위해 필요 한 것들인데요. 방금 말씀 드린 재료는 다이어리 꾸미기 외에도 마스크를 쓰며 친구들과 깊은 소통이 힘들 때 나의 감정 표현을 스티커로 하면서 초등학생들 사이에 ‘다꾸 ‘아이템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다꾸’가 이제 초등학생을 넘어 MZ세대에게도 유행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다꾸’에 대한 관심은 최신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SNS에서도 감지 되는데요. 빅데이터 기반 인스타그램 해시테그 무료 제공 서비스인 업스타태그에 따르면 최근 약 3일간 해시테그별 인스타그램 누적 게시물 수는 ‘다이어리 꾸미기’ 220만, ‘다꾸’ 370만, 다꾸를 하는 사람을 일컫는 ‘다꾸러’ 100만, 다꾸와 인스타그램의 합성어인 ‘다꾸스타그램’은 170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19대 초등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끌던 ‘다꾸’가 이제 MZ세대들에게도 뜨거운 호응을 불러 일으켰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접근성이 뛰어난 유튜브에서도 인기를 글고 있는데요. ‘다꾸’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한 ‘다꾸러’는 “처음에는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 영상으로 떠서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점점 빠지게 됐다. 복잡한 생각 없이 할 수 있고, 누군가의 평가 없이 그저 내 마음에만 들게, 내 마음대로 흰 종이를 채워가는 것이 ‘다꾸’의 매력이다.”라고 말 했습니다.

진행자: ‘혼밥’을 즐기는 MZ세대답게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취미 생활을 찾아 가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할 필요 없이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MZ 세대의 마음을 사로 잡았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다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러스트레이션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일러스트레이션의 모든 품목을 다루고 있는 K일러스트레이션 페어 역시 인기가 많습니다. 최근 3년간 K일러스트레이션 페어의 관람객 수는 3만 5천명에서 7만 명으로 2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그림으로서 반영해 낼 수 있고, 음반 가전제품 각종 식음료 등에 활용 가능해 일러스트레이션이 사랑 받고 있는 것 같다. ‘다꾸’에 사용되는 일러스트레이션은 작가나 업체의 특성을 바로 알 수 있게 하는 데다, 일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 인기” 라고 말 했습니다.

진행자: 역시 업체는 인기를 끄는 핫 아이템을 놓칠 수 없죠. 작가와 협업해서 MZ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이마트는 젊은 세대의 ‘꾸미기’트렌드를 반영해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에이터와 손잡고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습니다. 다꾸, 스꾸(스티커로 꾸미기)’등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꾸미기를 즐기는 2030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협업을 통해 2030세대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이소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담아 다양한 스티커, 사진, 마스킹 테이프 등으로 다이어리를 꾸밀 수 있게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컨셉의 다꾸템을 마련 해 놨습니다. 그런데 이 다꾸가 인기를 끌면서 꾸미기 좋아하는 MZ세대에게 또 다른 열풍이 불게 됐습니다.

진행자: 다꾸를 이은 열풍이라…뭐가 있을까요?

전수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사용하는 어플이 있죠. 바로 카카오톡 인데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프로필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프꾸(프로필 꾸미기)’ 시대를 열었습니다. 아날로그적인 감성 다꾸에 이어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스티커, 이모티콘과 같은 장식 요소를 선보인 데 이어 커뮤니케이션 기능까지 녹이면서 프로필이 온라인 소통 창구로 떠올랐습니다.

진행자: 젊은 친구들의 카톡 프로필을 열어보면 다양한 스티커들이 보이더라고요. 이모티콘을 잘 활용해서 여기저기 꾸며놨던데. 보면서 신기해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수진: 저도 프로필에 동물 스티커 3개를 붙여놨어요. 저의 반려동물과 닮은 스티커라 저의 가족을 뜻하는 의미로 꾸며 놨는데요. 과거 대화 창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이모티콘을 나의 프로필에도 꾸밀 수 있게 되면서 나만의 개성을 살린 프로필로 완성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2월에는 ‘공감스티커’를 도입해 친구 프로필에 방문한 이용자는 ‘화창한 날씨’ ‘우울한 기분’등 메시지가 담긴 스티커에 공감을 눌러 마음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다이어리, 프로필 등은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죠. 자신의 관심사나 취향을 그대로 표현 할 수 있고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을 잘 활용하는 것 또한 MZ세대의 취미이자 능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소식 고맙습니다.

전수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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