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강혜리 리포터와 함께 ‘호주 생활 경제’ 쉽고 재미있게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혜리 리포터, 안녕하세요?
리포터: 안녕하세요, SBS 애청자 여러분, 오늘부터 매주 여러분의 생활에 밀접한 경제 뉴스를 쉽게 다뤄 볼 강혜리입니다.
사회자: 오늘 첫 시간, 어떤 주제를 가져오셨는지 궁금한데요.
리포터: 첫 시간이니까, 아무래도 아주 중요한 주제를 다뤄야겠죠? 문제입니다. 지난 10년간 영국에서는 이 트랜드를 따르는 사람이 350퍼센트 증가했고요, 호주에서는 이 산업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데요. 이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사회자: 갑자기 문제를 내시다니… 너무 어려운데요? 힌트 좀 주세요.
리포터: 다른 세대보다 밀레니얼들이 특히 선호한다고 하네요. 이것은 식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사회자: 최근 급격하게 성장한 식문화 트렌드… 젊은 사람들이 선호한다라.
리포터: 정확히 말하면 식문화를 포함한 트렌드죠. 환경 문제, 동물권 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사회자: 아, 알겠네요. 동물권에서 감이 왔어요. 비거니즘이죠?
리포터: 딩동댕.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 비거니즘이 바로 오늘의 주제입니다.
사회자: 먹는 것이니 중요한 주제 맞네요. 비거니즘… 흔히들 완벽한 채식주의자라고도 표현을 하는데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고기나 계란, 우유, 꿀 이런 동물에서 온 것은 절대 안 먹는 거죠?
리포터: 네, 한국 문화에서는 사찰음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음식뿐 아니라 동물을 이용한 제품들, 예를 들면 모피나 가죽 이런 것들을 피하고요. 또 화장품 등에서 동물 실험에 반대합니다. 유기 농업이나 재생용품처럼 친환경 산업을 지지하기도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회자: 생각보다 범위가 넓네요. 그런데 그렇게 급성장하는 분야인 줄은 몰랐어요.
리포터: 특히 젊은 층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이스 뉴스 기사에 따르면 영국 비건 중 42퍼센트가 15세에서 34세래요.
사회자: 그러고 보니 제 주변의 베지테리안이나 비건이신 분들도 젊은 세대가 많은 것 같아요.
리포터: 호주에서도 힙스터의 도시, 멜번이나 예술가가 많은 바이런 베이 등에서 비거니즘을 따르는 분들이 많은데요. 비건이 된 이유로는 반 이상이 체중 조절을 꼽았고요. 다음으로 환경 문제와 동물권 문제를 꼽았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 모비, 스티비 원더, 엘렌 페이지, 호주의 자랑 리암 헴스워스 등 많은 유명인들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죠.
사회자: 근육질의 리암 헴스워스가 비건이었군요? 의외인데요?
리포터: 네. 의외죠? 마돈나와 파멜라 앤더슨도 비건인데요. 이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미디어를 통해 비거니즘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죠.
사회자: 채식주의자라고 하면 사실 스님이나 히피 같은, 검소하고 평화적이고 나서지 않는 이미지였는데요. 많이 달라졌네요.
리포터: 맞아요. 최근 방송된 SBS 데이트라인의 <비건 워즈>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어떤 비건들은 비거니즘을 전파하기 위해 SNS는 물론,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고, 심지어는 축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한테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여기 나온 호주 비건 운동가는 세계 비건 연합의 후원으로 전 세계를 다니며 이런 시위를 지휘하시더라고요.
사회자: 저도 봤어요. 사실 고기를 좋아하시는 많은 분들께는 비건들의 메시지가 아주 불편하죠. 내가 맛있게 먹는 고기가 동물 사체다, 내 커피에 든 우유가 젖소를 성추행한 결과물이다, 이러면요.
리포터: 맞아요. 그래서 비건들은 왠지 꺼려지는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한 데이트 앱 설문 조사에선 34%의 응답자들이 비건과는 데이트하지 않겠다고 했대요.
사회자: 사랑이냐, 고기냐. 선택하기 어려운 문제네요. 강혜리 리포터는 이 중에 선택하실 수 있겠어요?
리포터: 아… 정말 어려운 문제네요. 아까 말씀드린 설문조사에서는 77퍼센트의 응답자가 파트너를 위해 고기를 포기할 순 없다고 대답했다고 하는데요.
사회자: 그런데 파트너가 리암 헴스워스라면?
리포터: 그럼 가능하죠. 그런데 사실 저는 매끼 고기를 먹진 않는 거 같아요. 아침에는 주로 따뜻한 계란찜, 김, 간단한 샐러드, 점심에는 김치 통통통 썰어 가지고 참기름 두른 비빔밥을 간단하게 먹기도 하고요.
사회자: 계란 후라이 딱 올리면 좋죠. 저도 간간한 고등어 구이나, 두부랑 애호박 넣고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로 한 끼 먹는 거 좋아합니다.
리포터: 이 정도면 비건은 아니라도 주 2회 정도는 베지터리안 아닌가 싶은데요. 이렇게 가끔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플렉서블하다고 해서 플렉서타리안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사실은 엄청난 환경 운동이란 거 아시나요? 미국 어스 데이 사이트에서는 고기 안 먹는 날 운동을 하고 있어요. 이 사이트에 따르면, 한 가족이 하루 스테이크를 먹지 않으면, 약 세 달간 운전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환경 효과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만약 미국 전체가 하루 고기나 치즈를 먹지 않으면, 7600만 대의 자동차를 도로에서 없애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고요.
사회자: 정말요?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게 환경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몰랐어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인구가 증가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경제 수준이 되다 보니, 고기 수요가 많아지고, 문제가 시작되는 거죠. 동물 사육으로 발생하는 토양과 수질 오염, 거기에 더 많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개발된 사육과 도축 시스템이 생명을 경시하고 동물에게 고통을 준다는 것이 비거니즘이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사회자: 축산업과 관광업이 주요 산업에 속하는 호주에는 딜레마적인 상황이네요. 두 가지 사업이 대립하는 거잖아요.
리포터: 네. 호주는 세계 최대 적색육 수출국이죠. 산업 규모는 180억 달러에 달하고요. 축산업자 뿐 아니라 육류 가공업, 정육점 등 관련 업계도 큽니다. 축산업의 녹색화가 시급하다고 할 수 있죠.
사회자: 그렇군요. 이젠 호주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비건 고기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두 산업의 대립이 어떻게 풀려나갈지, 흥미롭네요.
리포터: 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이 시간에 더 해보도록 할까요?
사회자: 기대되네요. 강혜리 리포터, 오늘 수고 많으셨고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리포터: 감사합니다. 좋은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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