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 고 반은지 씨 살해범, 무기징역 선고

Korean working holiday maker Eunji Ban was murdered by Alex Reuben McEwan in November 2013

Korean working holiday maker Eunji Ban was murdered by Alex Reuben McEwan in November 2013 Source: AAP

워킹 홀리데이 여대생 고 반은지 씨를 극악무도하게 살해한 뒤 정신 건강을 이유로 무죄를 주장해 온 맥큐완에게 5년 만에 종신형이 선고됐다.


호주 한인 사회 뿐 아니라 한국 사회도 경악시킨 브리즈번의 워킹 홀리데이 여대생 반은지 씨 살해사건 . 사건 발생 5년여만에 드디어 판결이 나왔습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길을 가던 22세의  젊은 여성에게 폭행을 휘둘러 목숨을 앗아간 알렉스 루번 맥큐완에게 어제 종신형이 선고됐습니다.

배심원 단은 이날 만장일치로맥큐완에게 살인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을 내렸는데요.  배심원들은 정신 분열증 등 정신 질환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맥큐원의 주장을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맥큐완 “악마에 사로 잡혀 살인을 한 것” 주장

맥큐완은 지난 2013년 11월 24일 새벽, 청소일을 하러 가던 반 씨를 길거리에 붙잡아, 폭행하고, 목을 졸랐다는 것에 대해서는 시인했지만 이 모든 것이 조현병, 즉 정신분열증 때문이라며 살인에 대해서는 무죄를 주장해 왔습니다.

사실 지난 2주 동안 심리 내용이 자세하게 보도되면서 많은 한인 동포들이 불안감과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심리에서 맥큐완은 악령에 씌여 범죄에 저질렀고, 자신에게 살인을 시킨 악마의 이름이 재지 그리고 반 씨의 머리카락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처럼 장식했다는 등 믿기지 않는 기이한 발언들을 이어갔는데요. 이런 발언들이 이어지며, 어쩌면 정의가 실현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불안함을 가져다 줬습니다.

하지만  배심원은 만장일치로 25살의 알렉스 루번 맥큐완에게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판결이 나자 한국에서 온 반 씨의 가족들은 서로를 끓어 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5년 여간 이어온 답답한 가족들의 고통이 이 날 일부 해소된 겁니다.

쌍둥이 남동생들 생일에 세상을 떠난 고 반은지 씨

미생물학자의 꿈을 가졌던 반은지 씨는 영어 실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 워킹 할리데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호주에 온지 단 6주만에 이런 참변을 당했습니다. 반 씨가 목숨을 잃었던 그날은 공교롭게도 쌍둥이 남동생들의 생일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가족들에게 딸의 기일과 곂치는 아들들의 생일을 아무렇지 않게 축하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나 있을런지요.  

반 씨의 어머니 정숙분 씨는 법원 밖에서 딸이 사라진 후 마음에 구멍이 생긴 것 같다며, 끝나지 않는 고통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정 씨는 “아직도 너무 슬프지만 아름다운 기억만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면  딸과 우리를 도와달라”며 정의가 실현돼야 강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심정을 밝혔습니다.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폭력적인 판타지가 불러 일으킨 끔찍한 범죄”

맥큐완은 자신의 살해 혐의에 대해서 악령에 사로잡혀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 증거로 체포 이후 조현병 즉, 정신분열증 진단을 제공했고, 법정에서도 자신이 범죄를 멈추려고 시도 했지만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는 주장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날 로슬린 앳킨슨 판사는 판결 시에 맥큐완에서 “하지만 본인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었고 잘못된 행동인지 알고 있지 않았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앳킨슨 판사는“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폭력적인 판타지를 위해 끔찍한 범죄를 이어간 점을 강조했습니다.

스프링 힐에 사는 맥큐완은 사건 전날 친구들과 술을 마셨고, 다음 날 아침 사람을 죽이겠다고 결심하고 길을 나선 뒤 우연히 마주친 무고한 행인인 반 씨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 부었습니다.

맥큐완은 반 씨의 시신을 사건 현장인 위크햄 공원 근처의 높은 곳으로 끌고가 나무 옆에 유기했는데 이때 반 씨의 머리카락으로 나무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심리에서는 사건 당시 반 씨의 시신이 반 씨의 피에 잠겨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는데요. 그럴 정도로 반 씨는 죽음의 순간 끔찍한 폭행을 경험했습니다.

앳킨슨 판사는 “외국에서 온 방문자인 반 씨의 호주 생활은 완벽히 정상적이었다”며, “하지만 맥큐원은 누군가를 죽이려고 결심한 뒤 아무런 이유없이 사람을 죽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폭력을 행사하고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싶은 맥큐완의 욕망이 가장 잔인하고 끔찍한 범죄를 가져왔다”고 평결에서 밝혔습니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맥큐완은 2022년까지 최소 20년 동안 형을 채워야만 가석방이 허가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판결이 평생을 슬픔 속에 살아갈 반 씨의 가족들과 억울한 죽음을 맞은 고인의 넋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An illustration of Alex McEwan
Alex McEwan is on trial in Brisbane accused of murdering Korean woman Eunji Ban. (AAP) Source: A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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