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얼리어답터, 슬로우어답터로 구분될까...?
- 소비행위를 통해 나를 차별화 하려는 심리
- 얼리어답터: 새로운 제품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접하고 구매하는 소비자
- 슬로우어답터: 유행이나 시류에 휩쓸리기 보다는 자신의 추구하는 본질과 가치에 집중하고자 하는 관성적인 소비 성향
진행자: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의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이번주 어떤 소식 준비돼 있나요?
전수진: 자유로운 시장경제 속에서 우리는 소비자로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되는데요. 소비자의 성향은 여러 가지로 나뉘지만 그 중 두 개의 비교군이 있습니다. 바로 얼리어답터(early adopter), 슬로우어답터(slow adopter) 인데요. 오늘은 이 두 성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얼리어답터는 우리가 꽤 많이 쓰는 말이긴 하죠. 예를 들어 새로운 휴대폰이 나오면 바로 사야만 하는 소비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 아닙니까?
전수진: 새로운 제품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접하고 구매하는 소비자, 제품의 수용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빠르게 일찍 발생하는 사람들을 칭 하나는 말입니다. 뉴멕시코 대학의 에버렛 로저스교수가 1972년 신제품 커뮤니케이션을 다룬 저서 ‘혁신의 확산’에서 처음사용 할할 때 해도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 했는데요. 1995년 이 책의 재판이 나올 무렵 첨단기기시대를 맞아 이 용어가 신조어로 부상했습니다.
진행자: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고 호기심이 많아 관심분야에서 남보다 앞서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죠.
전수진: 그렇습니다. 새로운 휴대폰 시리즈가 나온다는 기사를 접하면 얼리 어답터들은 어떤 기분일까요? 나오기 전부터 어떤 기능이 새로 탑재될지, 카메라 성능은 어떤지, 새로운 디자인은 어떤 모습인지 모든 것을 검색해보고 출시일이나 예약 판매를 찾아보는 것을 즐거움으로 느낀다면 나는 얼리 어답터 입니다. 얼리 어답터는 IT의 혁신과 맞물려서 대중화 되다 보니 특히 전자기기가 급격히 발달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해진 단어죠. 우리가 삐삐라고 불렀던 페이져(PAGER)가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보편화 되면서 핸드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1990년대 후반까지 이동 통신계를 풍미한 휴대통신 시기였는데요. 지금 2,30대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으실 거에요. MP3나 PDA 도 추억 속의 물건이 된지 꽤 됐으니까요.
진행자: 기술은 정말 빠르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얼리어답터들은 신제품을 남들보다 빠르게 구매하고 평가하면서 주변사람들에게 제품의 특성을 알려주는데요.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새로운 물건을 가지게 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얼리 어답터로 규정하는 건 남보다 앞선 소비행위를 통해 나를 차별화 하려는 심리가 있는 것 같은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산업이 고도화 될수록 우리는 자신이 쓰는 상품으로 나를 드러내게 되는데요 결국 물건을 산다는 것은 의사결정의 과정인데, 의사결정의 우선순위에서 나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타인과 차별화 되는 특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법으로 새로운 제품을 빠르게 취하고 사용하면서 ‘앞서나가고 선진적인 나’ 의 고유함을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얼리 어답터는 스마트 기기의 발전과 함께 급격히 확산되다 보니 ‘새롭고 복잡한 기기도 잘 다루는, 신기한 기능도 잘 아는 지적인 정보통’ 이미지와 ‘빠른 변화에도 순조롭게 적응’ 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기업들도 얼리 어답터를 통해 긍정적인 홍보효과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얼리 어답터에 리뷰와 평점 등은 ‘사회적 증거’로 작용하면서 얼리 어답터에게 영향을 받는 수많은 대중들에게 파급력을 발휘하게 되는 거죠.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보면 얼리어답터가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 유행을 따라가야만 할 것 같은 그런 부정적인 요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전수진 리포터는 어떤가요?
전수진: 유행을 무조건 따라가야 된다는 주의는 아니지만 예를 들어 내가 휴대전화를 구입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면 무조건 최신형을 사죠. 그 이유는 유행이 지나간 것을 산다는 것에 대한 뭔지 모를 찝찝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얼리어답터에 영향을 어느 정도 받고 있다고 불 수 있겠죠.
진행자: 그러나 세상에는 얼리어답터 만 있는 것은 아니죠. 저처럼 너무 빠르게 바뀌는 것과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전수진: 얼리어답터의 반대는 래이트 머저리티(LATE MAJOLITY) 즉 늦게 합류하는 다수 혹은 느림보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수용자로 보는데요. 이와는 달리 통상적으로 슬로우어답터(SLOW ADAPTER)라는 표현을 씁니다. 슬로우 어답터의 경우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빠르게 바뀌는 기술과 복잡한 기능을 따라가기 위해 허덕이는 것을 싫어하고 유행이나 시류에 휩쓸리기 보다는 자신의 추구하는 본질과 가치에 집중하고자 하는 관성적인 소비 성향을 보여줍니다. 요즘 MZ세대중 슬로우 어답터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요.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고유한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MZ세대가 많기 때문에 이 또한 거대한 소비집단입니다.
진행자: 저는 슬로우어답터 쪽인 것 같은데요. 슬로우어답터들은 느긋하고 천천히 제품을 구입합니다. 또 구입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 보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할 때 실패할 확률이 적고 안정적이에요.
전수진: 예전에는 주로 나이대로 젊은 세대를 얼리 어답터, 중 장년층들을 주로 슬로우 어답터라고 규정해 버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세대로 나눠서 보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근데 왠지 다들 갖고 있는 제품을 내가 갖고 있지 않다면 좀 뒤떨어진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 요즘 MZ세대들은 그렇게 생각 하지 않나 보네요.
전수진: 얼리어답터들은 보통 제품의 상징성이나, 새로운 제품 구매 자체에 가치를 둬서 브랜드 충성도도 높은 편이고 기능의 복잡성 등은 감수하려는 특성이 더 높다면, 슬루우 어답터는 단순하고 대중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고 제품으로 나의 정체성을 표현하려는 프레임 자체가 약합니다. 한마디로 제품자체 보다는 제품을 통해 내가 원하는 기능에 집중하는 거죠. 사실 바쁜 직장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은 디지털 기기를 비롯해 새로운 상품에 대한 수용도는 높지만 거기에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쓰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안에 내가 원하는 기능을 충분히 사용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 하기 때문에 이미 충분히 검증된 심플한 제품을 선호합니다.
진행자: 굳이 최고사양에 신제품을 찾기보다는 오히려 최신 사양이 나오면 그 이전버전을 더 저렴한 가격에 사서 안정적으로 누리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전수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그 속도를 맞추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저도 무조건 신제품만을 고집했었는데요. 제 주위에도 의외로 슬로우 어답터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처음에 이해가 되지 않아서 왜 신제품이 아닌 그 이전에 모델을 구입하느냐 라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이것으로도 충분하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그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었지만 얼리어답터와 슬로우 어답터에 대해서 준비를 하면서 이것이 다른 소비성향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행자: 사람마다 속도가 다 다릅니다. 그 무엇보다 나의 속도에 맞춰서 현명한 소비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네요.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전수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