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해리스 스카프’ 21개, ‘보스’ 전체 호주 오프라인 매장 철수

Australian sector struggling

Australian sector struggling Source: SBS

호주에서 보스, 해리스 스카프, EB Games 등이 오프라인 매장 철수 혹은 감축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호주 내 온라인 매출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박성일 PD (이하 박): 주간 경제 브리핑 함께하고 계십니다. 계속해서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 호주 생활 경제 쉽고 재미있게 짚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홍태경 PD(이하 홍):  안녕하세요

박: 네 오늘은 어떤 주제로 얘기 나눠 볼까요

홍: 박피디님은 평소에 온라인 쇼핑 자주 하시는 편인가요?

박: 저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바쁘고 쇼핑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까 오프라인 매장에 가기보다는 온라인 쇼핑이 더 편하긴 한 것 같아요.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온라인 주문 비중이 많아진 편이죠.

홍: 그러시군요. 박피디님뿐만 아니라 많은 호주인들도 같은 생활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복싱데이 때도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23%나 급증했다는 기사 보도해드린 바 있죠. 그만큼 시간을 들여 쇼핑을 하러 나가기보다는 컴퓨터 앞에서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클릭 한 번으로 쇼핑을 하는 행태에 더 익숙해지고 있다는 거죠.

박: 말 그대로 ‘리테일의 붕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최근 10년 전부터 이런 추세가 꾸준히 확장되고 있었던 것 아닌가요.

홍: 그렇습니다. 최근의 이런 소비 트렌드를 ‘오프라인은 지고 온라인은 뜬다’라고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현상은 유통 업체뿐만 아니라 금융업게, 여행업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 모바일이나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 전통적인 오프라인 업체들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 텐데요.

홍: 그렇습니다.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보스’가 지난 16일 전 세계 오프라인 소매점 절반을 철수하고 온라인에 보다 집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철수 매장은 총 119개로 전 세계 보스 매장 중 절반 정도에 해당됩니다. 호주도 철수 매장에 포함됐고요, 북미, 유럽, 일본, 호주의 모든 소매점이 문을 닫게 되는 건데요, 남은 점포는 130개로 한국, 중국, 아랍에미리트, 인도, 동아시아 국가들에 주로 분포돼 있습니다.

박: 아무래도 매장이 문을 닫게 되면 직원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건데요, 오프라인 매장 철수는 실직 문제로도 이어질 것 같네요.

홍: 네. 말씀하신 대로 보스 측은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지는 밝히지는 않았지만, 외신들은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보스 측은 고용 계약 해지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 돕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박: 그렇군요. 보스뿐만 아니라 앞서 해리스 스카프도 오프라인 매장 매출 부진으로 인해 매장을 철수한다는 기사가 있었죠?

홍: 네, 해리스 스카프도 온라인 소비 트렌드로 인한 또 하나의 희생양이 된 셈인데요, 지난 6일 전국의 21개 매장을 철수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향후 4주간에 걸쳐 서호주 2개, 퀸즐랜드주 6개, 빅토리아주 3개, 남호주 1개, ACT 1개의 매장을 포함한 전국의 21개 매장이 문을 닫게 되고, 풀타임 직원 88명, 파트타임 128명, 캐주얼 직원 224명이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박: 네. 해리스 스카프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실제로 데이빗 존스 백화점의 경우도 실적이 부진한 매장은 철수하고, 부티크 스타일로 고급화 전략을 쓰면서 동시에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죠. 또 지난해 10월에는 멜버른의 사우스 야라 지역에 데이빗 존스 최초의 식품 전문관을 오픈하면서 식품 전문관에 투자하는 등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을 보이고 있어요.

홍: 네 맞습니다. 데이빗 존스는 더 이상 백화점을 찾지 않는 젊은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동시에 세계 최고의 식품 유통사가 되겠다는 목표로 식품 전문관을 열었다고 하는데요, 유명 셰프와 협력을 통해 메뉴를 개발하거나, 고객들에게 신선하고 차별화된 식품 경험을 제공하는 목표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식품 전문관은 백화점 내에 위치한 푸드홀과는 달리 단독 식품매장으로 60% 이상이 프라이빗 라벨로 데이빗 존스를 위해 독점 공급되는 브랜드들이라고 하네요.

박: 백화점 유통 시장이야말로 온라인 소비 트렌드에 가장 직격탄을 맞는 분야가 아닌가 싶은데요, 상위 중산층 대상 고급화 전략으로 자신만의 길을 찾는 거군요.

홍: 네 호주의 백화점 유통시장의 규모는 2019년 기준 188억 달러로 지난 5년간 연평균 0.2%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경기 부진과 더불어 온라인 쇼핑이 활발해지면서 백화점 전체 매출액은 전년대비 0.5% 감소했습니다.

박: 지난 2019년 2분기까지 호주의 연간 GDP 성장률이 1.4%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니 소비 심리가 위축될만하죠.

홍: 네. 호주 소매시장의 매출액도 2019년 회계연도 기준 지난 1년간 0.2% 성장에 그쳐 경제 불황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연간 0.2%의 성장을 보인 것도 판매율이 증가했다기보다는 높은 가격대의 제품 판매로 인한 것이며 개인이 구매에 쓰는 비용은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습니다.

박: 그런데 이러한 온라인 소비 트렌드가 단지 유통업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면서요.

홍: 그렇습니다. 비디오 게임 소매업체인 EB Games도 사업 수익성 재고를 위해 19개 매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호주 전역에 300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EB Games는 변화하는 소비환경에 맞춰 신중한 고려 끝에 1월 안으로 19개 매장을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EB Games가 이렇게 호주에서 부진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홍: 소매업계 전체가 겪고 있는 경기 불황과는 별도로, 일부 카테고리 별로 트렌트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EB Games와 같은 디지털 업계에서는 아무래도 Steam, Microsoft, Sony 및 Epic Games 같은 전자 상거래 공급 업체가 직접 비디오 게임 다운로드를 통해 막대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비디오 게임 소매 업체들에게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죠.

박: 그렇군요. 하긴 이제는 비디오 대여 전문점이나 음반 판매점도 거리에서 찾아보기가 정말 어렵죠.

홍: 네. 퀸즐랜드 공과 대학의 개리 모티머 교수는 Spotify나 iTunes와 같은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지난 10 년 동안 거리에서 비디오 상점이나 음반 소매업체들이 사라진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EB Games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광대역 통신망인 NBN이나 5G 기술의 발달도 디지털 소매업체들에게는 간적접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죠.

박: 그렇죠.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집에 앉아서 게임을 다운로드하기도 더 쉬워진 셈이니까요, 기술의 발전이 한편으로는 디지털 소매업의 매출 부진을 가져오다니 양날의 검인 셈이네요.

홍: 네. 매장 철수는 호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중국에서는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이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을 속속 폐점하거나, K-뷰티를 선도하던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들도 매장 수를 줄이거나 M&A를 통해 온라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박: 리테일의 붕괴라는 말이 실감 나는 요즘인데요, 아무래도 기업들이 온라인 소비 트렌트에 적응해나가기 위해서는 다각도로 변화를 시도하는 수밖에 없겠어요.

홍: 네. 앞서 말씀드렸듯이 데이빗 존스 백화점이 판매 실적이 낮은 매장의 사이즈는 줄이고 편리한 온라인 쇼핑, 럭셔리 컨셉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집중하면서 주 타깃 소비자층을 상위 중산층 이상으로 조정한 것처럼, 다른 방향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박: 그럼요. 오프라인 매장이라고 해서 무조건 매출이 하락하거나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오프라인에서 강세를 보이는 품목도 분명히 있을 거라 봅니다.

홍: 맞습니다. 실제로 ‘Social Bigdata Insight Report’에서 분석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직접 피부에 테스트해야 하는 화장품이나, 사이즈가 중요한 신발 등은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가전제품의 경우도 제품의 교체주기가 길고, 고가라는 특징 때문에 빠르게 교체하는 IT 기기와는 다르게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강세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분명히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이지만 각각의 특징이 뚜렷한 만큼, 두 시장이 공존하기 위해서 각자의 강점을 살려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박: 네 오늘은 호주 오프라인 시장의 힘겨운 상황과 온라인 매출 증대에 대해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홍: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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