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BTS RM, 숨은 기부로 문화계 '선한 영향력' 파급

rm-bts-alasan-belajar-toeic.jpg

BTS' Leader RM aka Kim Namjoon Source: Getty

BTS로 번 돈 집 대신 그림 모아 인스타 갤러리로 대중과 소통하는 BTS 리더 RM이 한국 해외 문화재 보존 위해 수년 째 억대 기부를 이이오며 '선한 영향력'을 파급시키고 있다.


Key Points
  • BTS로 번 돈 집 대신 그림 모아… 컬렉팅 아닌 ‘인스타 갤러리’로 공개
  • 미술계 · 문화계의 '통 큰 후원자'로 … 9월 12일 생일마다 1억씩 기부
  • “그가 왔다 가면 바로 대박 전시”… '월드 아트 씬의 파워 인플루언서'
  • 아미, 글로벌 트렌드 '남주닝'(namjooning)’… RM 따라 하며 미술 입문  
"우리 전시에도 RM을 오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

요즘 미술관이나 갤러리 관계자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입니다. RM이 한번 와주면, 그가 인스타그램에 "그 전시 보고 왔다"라고 포스팅 한 번만 해주면 그다음 날로 바로 '대박 전시'가 되기 때문인데요.

세계적인 아트페어와 미술관이 먼저 찾는 월드 아트 씬의 파워 인플루언서'로, BTS 팬덤 아미들에게는 RM의 본명인 김남준처럼 산다는 '남주닝(namjooning)'이 글로벌 트렌드입니다.

미술 애호가로 소문난 RM은 직접 도슨트로 나서 재능을 기부하는가 하면, 한국 미술계와 문화재 보존을 위해 수년 째 거액의 기부를 이어오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 컬처 IN에서 살펴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나혜인 PD(이하 진행자): BTS RM의 조용한 기부 소식이 최근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해외 한국문화재 보존에 1억 원을 기부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죠?

유화정 PD: 그룹 방탄소년단의 RM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최근 RM은 국외소재 문화재단에 전 세계에 한국 회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써달라며 1억 원을 전달했습니다.

RM은 지난해 9월에도 조용히 1억 원을 전달했지만 RM이 기부 사실을 공개하길 바라지 않아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자신을 문화예술 종사자라고만 소개한 남성으로부터 “한국 바깥에 있는 문화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고민하다가 재단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며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문화재를 지키는 일에 써 달라는 요지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약 3개월 뒤 기부 확약을 맺으며 재단이 알게 된 남성의 본명은 김남준 (28), BTS 리더 RM이었습니다.
BTS RM
BTS RM, UN Source: AAP
진행자: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그 실천이군요. 하지만 좋은 일은 알려져야 하고, 그 선행의 파급력으로  더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매년 9월에 기부를 이어오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유화정 PD: BTS 팬덤 아미들이라면 너무도 잘 해석이 될 텐데요. RM의 생일이 9월 12일입니다. 매년 자신의 생일에 맞춰 의미 있는 선행을 실천해오고 있는 것인데요. 9월의 기부천사 그래서 '9월의 남자'로 불리기도 합니다.

2020년부터 매년 9월마다 문화 예술 분야에 1억 원씩을 기부해왔습니다. 2020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에 기부했고, 지난해와 올해는 국외소재 문화재재단에 각 1억 원씩을 기부했습니다.

RM의 기부금은 미국 LA카운티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 활옷' 등을 복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고요. 또한 해외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에 있는 '한국 회화작품 명품' 도록을 제작해 전국 도서관 등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9월의 남자' 뭔가 RM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같네요.  앞서 지난 6월 ‘번아웃’ 선언 이후 현재 BTS단체 활동은 잠정 중단 상태이지만 아미들 사이에선 ‘RM 따라 하기’가 이른바 신드롬처럼  글로벌 트렌드가 되고 있다면서요?

유화정 PD: RM의 본명인 '김남준처럼 산다'라는 의미에서 '남주닝(namjooning)'이라는 신조어도 유행시켰습니다.

RM은 평소 "방탄소년단을 오래 하고 싶고, 그러려면 가수 RM 이전에 자연인 김남준으로 존재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왔는데요. '남주닝'은 RM이 김남준으로 즉 자기 자신으로 남기 위해 하는 일상을 그대로 따라 하기입니다.
Namjooning is the act of living like Kim Nam-joon. This includes taking walks to the parks, admiring nature and hanging out with crabs, and having fun with friends.
Army
진행자: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인가요?

유화정 PD: RM은 지난 몇 년 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동영상에 자신의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공유해왔는데요. RM이 개인적 일상을 보내는 것처럼 아미들도 미술관을 가고, 자전거로 한강을 누비고, 김남준처럼 책을 읽고 하늘을 보는 것 등등 이런 따라 하기가 바로 ‘남주닝’입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피력해온 RM은 미술 작품에서 깊은 수준의 '영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그의 일상의 중심에는 미술관과 아트페어 등이 빠지지 않는데요. '남주닝'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술 세계에 빠져든 BTS 팬들도 많습니다.
namjooning
RM 김남준처럼 산다 namjooning
진행자: RM이 미술에 상당한 식견을 갖춘 애호가라는 사실은 일찌감치 널리 알려졌는데, 미술품 수집가이면서 후원자로도 지평을 넓히고 있다고요?  BTS로 번 돈, 집 대신 그림 샀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유화정 PD: 한 매체에 따르면 RM이 BTS의 멤버로 활동하며 모은 재산은 약 300억 원(미화 2200만 달러)로 추정되는데요. 한국 내 연예계엔 그동안 스타의 재산이나 수익이 알려질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등장하던 공식이 뻔했습니다. 강남 빌딩 매입, 외제 럭셔리카 보유, 외국 호화 대저택 구입 등등.

반면, RM은 20대에 큰돈을 번 다른 음악가들과는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집 대신 미술품을 수집한 겁니다. RM이 미술품에 이끌리기 시작한 건 2018년 BTS의 시카고 투어 때부터였는데요.

진행자: 2018이면 4년 전인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유화정 PD: 시카고 현대미술관에서 모네와 쇠라의 그림을 보고 어릴 때 미술관에 자주 갔지만 느끼지 못했던 강렬한 감정을 한 번에 느꼈다면서 "거의 스탕달 증후군 같았다"고 당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감을 전했는데요.

스탕달 증후군은 프랑스 작가 스탕달(1783~1842)이 1817년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크로체 성당을 찾았다 감동받아 순간 심장박동이 크게 뛰고 쓰러질 것 같은 경험을 한 데서 생긴 용어입니다.
01.31253410.1뉴욕 윤형근 전시에서의 RM. BTS 트위터 캡처.jpg
뉴욕 윤형근 전시에서의 RM. BTS 트위터 캡처
진행자: 보통의 콜렉터들은 비밀리에 작품을 소장하거나 개인 소장품을 고이 모셔두고 대중에 공개를 하지 않지 않죠. 그런데 RM은 소장품들을 사진의 배경으로 공개하거나 작품 자체를 포스팅하기도 하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기존의 콜렉터들과는 상당히 대조되는 부분인데요. 나만 보는 컬렉팅이 아닌 모두와 감상하는 '인스타 갤러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죠.

RM의 인스타그램 계정 'rkive'의 팔로어 숫자는 약 3800만 명(9월 17일 기준). 미술과 관련한 게시물엔 평균 약 1000만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누르고 있습니다.

미술 작품으로 팔로어들과 소통하면서 미술 작품을 함께 알아가고, 함께 감상하기도 합니다. 어떤 부분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알리기도 하고요. 미술품을 사러 갈 때도 RM은 그 여정을 생생하게 공개합니다.

진행자: 살짝 궁금해지는데, RM이 소장한 작품들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유화정 PD: RM의 컬렉션 중 최고는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 화가 윤형근의 작품 두 점을 갖고 있고 조각가 권진규의 '말', '숯의 작가' 이배의 작품도 애정 하는 작품 리스트에 올라 있고요.

미국 미니멀리스트 조엘 샤피로, 또 로니 혼의 120만 달러짜리 조각품에 이르기까지 최고 명작들을 개인 소장품 목록에 올리며 미술계에 가장 젊고,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로 부상했습니다.

진행자: 세계적인 아트페어와 미술관이 러브콜 하는 월드 아트 씬의 파워 인플루언서'가 됐죠. "그가 왔다 가면 바로 대박"이라는 말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도 회자될 정도로 RM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BTS-RM-Kim-Namjoon BTS' RM aka Kim Namjoon is winning hearts for Namjooning in New York.jfif
BTS' RM aka Kim Namjoon is winning hearts for Namjooning in New York
유화정 PD: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로스코 채플(Rothko Chapel)과 메닐 컬렉션(The Menil Collection),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현대 미술관 더 브로드(The Broad)는 모두 RM이 방문하자마자 그의 동선을 따라 인증샷을 남기고 싶어 하는 수많은 방문객들이 삽시간에 몰려 장사진을 이뤘고요.

워싱턴 국립 미술관은 RM이 방문한 뒤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급증했는데요. 그가 클로드 모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폴 사진 등의 작품과 함께 벤치에 앉아 찍은 사진을 공유한 뒤 갤러리 팔로어 수도 수십 만 명 증가했습니다.

RM이 찜한 신진 작가의 작품들은 아트페어에서 몇 분 만에 완판 되는 기록들도 세웠습니다.

진행자: LA카운티 뮤지엄에서 열리는 한국 근현대미술 기획전서 도슨트(전시 안내)로 재능기부를 한다는 소식도 전해졌죠. 장벽 높던 미술계와 대중 간 경계를 허물며 문화계의 선한 영향력을 파급하는 BTS RM의 미술 사랑 이야기 전해드렸습니다.

Share
Follow SBS Korean

Download our apps
SBS Audio
SBS On Demand

Listen to our podcasts
Independent news and stories connecting you to life in Australia and Korean-speaking Australians.
Ease into the English language and Australian culture. We make learning English convenient, fun and practical.
Get the latest with our exclusive in-language podcasts on your favourite podcast apps.

Watch on SBS
Korean News

Korean News

Watch it onDem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