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토크] '베토벤' 유품 속의 편지 "나의 불멸의 연인이여"

Beethoven Immortal Beloved

Beethoven Immortal Beloved Source: Wikipedia

베토벤이 절절히 사랑한 ‘불멸의 연인’은 누구인가? 베토벤은 자신의 작품 속에 불멸의 연인의 정체를 숨겨 놓았다.


베토벤이 세상을 떠난 뒤 유품 속에서 세 통의 편지가 발견됩니다.

“나의 천사, 나의 모든 것, 나의 진정한 분신, 내 불멸의 연인이여…"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던 베토벤의 열렬한 고백이 담긴 편지에는 수신인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유서에 전재산을 그가 사랑한 이 운명의 여인에게 남긴다고 적어놓았습니다. 

Symphony No. 5 in c minor No. 67 'Fate 운명'

베토벤이 이토록 절절한 사랑의 대상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1994년 버나드 로즈 감독의 영화 ‘불멸의 연인(Immortal Beloved)’에서는 베토벤이 끝까지 정체를 밝히지 않은 베일속에 가려진 운명의 여인을 그의 제자이자 추종자였던 안톤 쉰들러가 추적하며 마침내 ‘불멸의 연인’을 밝혀내는 과정을 그려갑니다.

1827년 3월 26일 오후 3시, 오스트리아 빈. 젊은 슈베르트를 포함한 수만 명의 인파속에서 거행된 베토벤의 장례행렬은 그가 6년에 걸쳐 완성했고, 베토벤 스스로 모든 작품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부른 ‘장엄 미사곡’이 흐르는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됩니다. 

Missa Solemnis in D major, Op. 123 ‘장엄 미사곡’  Kyrie

유품을 정리하던 쉰들러는 베토벤이 쓴 유서와 세 통의 편지에서 언급된 ‘불멸의 연인’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불멸의 연인’으로 추정되는 첫 번째 여인은 20년 전 베토벤의 제자이자 연인이었던 ‘줄리에타 기차르디’입니다.  ‘월광 소나타’는 1802년 그녀에게 헌정된 작품입니다.

귀족가문 출신인 당시 17살 줄리에타는 베토벤의 청혼을 받고 그와 결혼하길 원했으나 신분차이와 미래가 불투명하는 이유로 부모의 반대에 직면하게 되자 그의 천재성을 증명하기 위해 베토벤을 집으로 초대합니다. 

Piano Sonata No. 14 c# minor, Op.27 No.2 ‘Moonlight’

아무도 없는 방안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피아노로 다가가는 베토벤. 줄리에타와 그의 아버지가 숨어 조그만 구멍으로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가만히 피아노 앞에 앉아 조용히 그러나 격정적인 연주가 시작됩니다. 그의 손끝이 건반을 스치면서 월광소나타의 선율이 흐릅니다.

귀가 들리지 않는 베토벤은 그 음악을 느끼려고 피아노에 귀를 갖다 대고 연주를 합니다. 이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이면서도 가장 안타까운 장면이기도 합니다.

피아노에 귀를 대고 치는 모습으로 그가 ‘귀머거리’인 것이 사실로 밝혀지고 자신이 시험 받았음에 격노한 베토벤은 그녀와 다시는 만나지 않습니다.

Piano Concerto No. 5 in E flat Major, Op. 73 ‘Emperor 황제’ 1악장

줄리에타가 불멸의 연인이 아님을 확인한 쉰들러는 두 번째로 헝가리 출신의 귀족 ‘안나 마리 에르도디’ 백작 부인을 찾아갑니다. 영화는 에르도디가 베토벤을 처음 만나는 한 연주회 장면을 비춥니다.

황제 1악장을 연주하는 베토벤의 모습에 안나 마리 에르도디 백작부인은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깁니다. 그러나 이미 청각 장애가 시작된 베토벤에게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불가능했습니다.

청중들의 비웃음 속에 손을 잡아준 에르도디, 그녀는당시 남편과 별거중으로 세 자녀와 함께 비엔나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깊은 절망감에 절망감에 사로잡힌 베토벤을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보살피며 오랜 우정을 이어갔습니다.

그 무렵 나폴레옹의 군대가 비엔나를 공격하면서 유럽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몰리게 됐는데, 그 와중에 어린 아들을 잃고 상심에 빠진 에르도디 백작부인을 위해 베토벤은 피아노 트리오 5번, 일명 ‘유령’을 작곡해 헌정하며 '음악 안에서 아들과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위로합니다. 

Piano Trio No. 4 in D major, Op. 70 No. 1 ‘Ghost 유령

하지만 에르도디 역시 베토벤의 운명적 여인, 불멸의 연인은 아니었습니다.

격정적이고 비극적인 베토벤의 사랑이야기 속에는 베토벤이 남긴 불후의 걸작들이 등장합니다.

영화에 쓰여진 곡들은 베토벤의 서른 살 이후의 작품들로서 청력이 상실되어가는 고통과 더불어 사랑의 기쁨과 상실이 교차했던 격정기의 결실들입니다.

Piano Concerto No. 5 in E flat Major, Op. 73 ‘Emperor 황제’ 3악장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의 삶과 음악적 생애를 그린 영화 ‘불멸의 연인’ 다음 주 2부로 이어집니다.

상단의 팟 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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