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셀러(screen+bestseller), 영화의 흥행으로 인기를 얻게 된 원작 소설을 일컫는 말입니다. 2016년 출간돼 한국의 페미니즘 열풍에 불쏘시개 역할을 한 조남주 작가의 세계적인 밀리언 셀러 『82년생 김지영』이 지난 10월 정유미 공유 주연, 김도영 감독의 동명의 영화로 전격 개봉되면서 베스트셀러 1위 재 점유와 국내외 누적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페미니즘과 남녀 갈등 조장 비판으로 선호가 갈리며 영화 제작 단계부터 온라인 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 < 82년생 김지영>은 아이를 낳은 뒤 직장을 그만둔 30대 경력단절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2019년 화제의 영화 <김지영>은 37개국 선 판매로 해외에서도 거침없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시드니 멜버른, 퍼스, 애들레이드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입니다.
호주 관객들은 <82년생 김지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강혜리 리포터가 멜버른의 영화 상영 현장의 모습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터: 지난 주말, 저는 82년생 김지영이 2주째 상영되고 있는 멜버른 차이나타운 극장에 다녀왔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원작을 배경으로, 영화도 한국 극장가에서 큰 이슈가 됐죠? 책만큼이나, 영화의 반응도 뜨거울지 궁금했습니다.
극장에는 낮 시간인 데도 현지 관객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여자 친구들끼리 온 관객도 있었지만 커플끼리 온 관객도 많았습니다. 영화 상영 내내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는데요. 흐뭇했던 한편, 저도 눈물을 글썽인 장면이 많았는데요. 영화가 끝난 후 극장 앞에서 관객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이 영화,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여) 누가 인터넷에 좋은 평을 올려서 보러 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남자 주인공을 좋아해요. 공유 팬입니다. 정말 잘 생겼어요.
(남) 매우 좋았습니다. 미래의 삶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남) 굉장히 좋았고, 여성 문제와 차별, 편견에 대해서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말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김지영이 상담을 받고 좋아지는 부분이 조금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고… 마지막에 김지영이 칼을 들고 누군가를 죽이진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한국 영화는 항상 어린이나 여성 등, 소수자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여) 보면서 계속 울었어요. 감동적이었고 엄마의 세대가 생각났습니다. 영화의 많은 부분이 우리 엄마의 진짜 경험이었어요. 저를 기르기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셨고… 또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도 생각났고요..
엄마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전에는 엄마가 가정주부가 되기를 선택했다 생각했고, 왜 일하지 않는지 궁금했는데, 지금은 왜 그랬는지 알겠어요. 상황 때문에 나를 키우며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요…
이 영화가 여러분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남) 네. 여성이 출산하고 나면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하거나 하기 때문에 매우 힘듭니다.
(여) 우리도 2-3년 후엔 아기를 가질 텐데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는 굉장히 흔합니다. 가족의 보편적 문제를 다룬 거 같아요.
(여) 사무실에서 아이를 낳은 후에 같은 포지션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분에서… 이 부분은 제가 지금 걱정하는 문젠데요... 몇 년간 열심히 일한 후 아이를 돌보기 위해 1년 정도 떠나면, 그 빈 1년이 커리어에 심각하게 나쁜 영향을 끼치고, 그것 때문에 출산 전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게…. 이 부분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회가 좋은 해결책이 없잖아요…
이 영화는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남자로서 이 영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남) 전 영화가 절 공격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저와 여자 친구는 출산이냐 육아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요. 사회가 좀 더 참여해야 할 거 같습니다.
이 영화가 젊은 커플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했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이 문제에서 도망칠 수는 없고, 둘이 대화로 해결을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안 그러면 힘들어질 뿐이겠죠.
(남) 남편의 역할이 굉장히 돋보였습니다. 아내와 가족과의 사이를 중재하고 아내를 서포트 하는 게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다른 남성들에게도 추천하겠는지?
(남) 물론입니다. 추천하고 싶습니다.
영화는 ‘70년생 김도영’ 감독의 이야기이기도
김지영의 1인칭 독백 같은 원작 소설은 김도영(49) 감독의 손길을 거쳐 ‘모두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영화는 ‘82년생 김지영’뿐 아니라 ‘70년생 김도영’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 지영이 마침내 가슴이 ‘쿵’ 내려앉으며 하고 싶은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시간을 매듭짓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연극 무대와 결혼, 출산, 육아를 거쳐 47세에 한국예술 종합학교에서 연출을 공부하고, 49세에 첫 장편 영화를 만든 김도영 감독의 삶과도 맞닿아있습니다.
“지영아, 너 하고픈 거 해
딸 '지영'이 자신보다는 나은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엄마 '미숙'의 마음처럼, 영화는 현재의 '지영'보다는 미래를 살아갈 딸의 딸 '아영'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희망적인 바람을 전합니다.
[영화의 여운을 배가시키는 엔딩 OST ‘흔들흔들’]
2019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깊은 공감과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영화 <82년생 김지영>, 시네마 토크에서 만나봤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