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호주 등 영연방 국가의 경축일 '퀸스 버스데이'...여왕 생일은 '제각각'...?

Queen Elizabeth II: Queen's Birthday in Australia in 2021

Source: SBS News

호주를 비롯한 영국 연방국가(Commonwealth)들은 대부분 여왕 탄신일(Queen's Birthday)을 제정해 법정 공휴일로 기념하고 있다. 그런데 왜 그 날짜는 제각각일까? 퀸스 버스데이의 유래를 들여다본다.


호주는 영연방 국가(Commonawealth of Nations)로 국가의 공식 수장은 엘리자베스 2세(Queen Elizabeth II) 현 영국 여왕입니다. 매년 6월 여왕 탄신일을 기해 호주 국내적으로는 유공 국민에 대한 훈포장 수상 및 수훈자 명단이 발표되는 등 전국이 경축 분위기입니다. 여왕 탄신일 공휴일은 대부분의 호주인들에게 3일의 황금연휴를 안겨주기도 합니다. 퀸스 버스데이의 의미와 유래, 컬처 IN에서 살펴봅니다. 


Highlights

  • 호주 내 ‘퀸스 버스데이’ 법정 기념일 주 마다 각기 다른 이유
  • 여왕 탄신 경축행사…영국, 지난해 이어 코로나19로 대폭 축소
  • 안동사과 ‘애이플((A+)’, 영국 여왕 생일선물로 버킹엄 궁 간다
  • 전 세계 생존한 군주 중 가장 오랫동안 재위한 군주…재위 69년

박성일 PD(이하 진행자): 엘리자베스 2여왕은 사람인데 여왕 탄신일은 영연방 국가마다 심지어 호주 국내적으로도 각각 달라서 혼란스러운데요. 호주는 전반적으로 6둘째 월요일을 법정 공휴일로 정해 여왕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지만 일부 주에서는 날짜를 달리하고 있죠?

유화정 PD: 호주에서는 서부호주 주와 퀸즐랜드 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6월 둘째 주 월요일을 여왕 탄신일 Queen’s Birhtday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즉, 호주의 연방 수도 캔버라가 속한 ACT와 호주의 양대 도시 시드니와 멜버른이 위치한 NSW와 빅토리아 주, 애들레이드의 남부호주, 다아윈의 노던 테러토리 역시 6월의 둘째 월요일이 여왕 탄신일 공휴일입니다.

이와 달리 서부호주 주는 9월 마지막 주 월요일, 퀸즐랜드 주는 10월 첫째 주 월요일을 여왕 탄신일로 기념해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는데요, 여왕 탄신일이 이처럼 지역별로 제 각각인 이유는 국경일이 아닌 각 주별 기념일 같은 공휴일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엘리자베스 여왕의 실제 생일은 6월도 9월도 10월도 아닌 1926년 4월 21생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퀸즈 버스데이를 여왕의 생일과 다르게 6월에 기념하는 이유가 달리 있나요?

유화정 PD: 호주는 영국의 왕을 형식상의 군주로 하는 영연방 국가로, 18세기부터 군주(Monachy)의 생일을 축하해 왔습니다. 1788년 영국은 해군 제독 아서 필립 경을 호주의 첫 통치자로 파견했는데, 당시 필립 경은 영국의 왕 조지 3세의 생일 6월 4일을 기념하기 위해 이 날을 호주의 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초기에는 국왕의 실제 생일에 맞춰 주로 축하행사를 가졌는데요. 공교롭게 조지 5세의 생일 도 6월 3일이었습니다.  조지 5세 사망 이후 1936년부터는 6월 둘째 주 월요일이 공식 날짜로  고정됐고, 지금까지 호주의 대부분의 주에서 이날을 공식적인 Queen’s Birthday로 기념해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역사적으로 영국에서는 왕의 공식 생일을 여름에 지정하는 전통이 있어 왔다고 하던데, 이유가 날씨와 관련이 깊다고요?

유화정: 250여 년 전 거슬러 올라가 당시 영국의 왕이었던 조지 2세는 11월에 태어났습니다. 조지 2세는 영국의 11월 날씨가 너무 추워 대중적인 생일 축하 파티를 열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공식적인 생일 축하행사와 연례 군대 열병식을 여름에 열곤 했는데, 이때부터 영국 왕의 공식 생일을 여름에 지정하는 전통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부친인 조지 6세 역시 12월 14일 태어났지만 공식 생일은 여름이었습니다.

한편 호주에서 Queen’s Birthday가 6월인 이유는 이는 호주의 다른 공휴일과 겹치는 것을 피해 정해진 날짜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실제 생일인 4월 21일은 호주의 ANZAC Day(Australia and New Zealand Army Corps)와 날짜가 매우 가까워서 피한 의도도 담겨 있습니다.

Queen Elizabeth II postage stamps, Australia
Queen Elizabeth II postage stamps, Australia Source: Getty Images


진행자: 호주와 나란히 영연방을 유지하고 있는 뉴질랜드도 6여왕 탄신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죠? 축하 공식적인 행사도 호주와 거의 흡사하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다만 날짜에 약간 차이가 있는데요.  뉴질랜드에서는 매년 6월 첫 번째 월요일을 ‘퀸즈 버스데이(Queen’s Birthday)’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호주와 마찬가지로 전 주 토요일부터 3일간의 연휴를 보내며 주로 겨울 레포츠를 즐깁니다. 이 기간에는 또한 호주와 마찬가지로 각 분야에서 그 해에 공로를 치하할 만한 사람을 골라 ‘퀸즈 아너스(Queen’s Honours)’를 수여합니다.

진행자: 한편, 호주 뉴질랜드에 이어 대표적인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에선 퀸스 버스데이가 아닌 ‘빅토리아 데이(Victoria Day)’로 여왕 탄신일을 기념하고 있다면서요? 같은 커먼웰스인데 독특하게 명칭이 다르군요.

유화정 PD: 캐나다에서는 빅토리아 여왕의 생일인 5월 24일을 '빅토리아 데이(Victoria Day)'로 이름 짓고 법정 공휴일로 매년 기념하고 있습니다. 특히 토론토에선 이날 대대적인 폭죽 축하행사가 펼쳐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빅토리아 여왕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던 영국의 최 전성기를 이끈 군주로 영국 국민이 매우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왕이기도 합니다.

현재 ‘빅토리아 데이’는 '5월 24일의 바로 직전 월요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토-일-월 3일을 연휴로 해, 휴일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인데요. 이 연휴는 '메이 롱 위크앤드(the May Long Weekend)', 또는 이를 줄여 '메이 롱'으로 불리며, 캐나다인에게 꿀맛 같은, 황금연휴 기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The Queen and Members of The Royal Family attend Trooping the Colour 2019
The Queen and Members of The Royal Family attend Trooping the Colour 2019 Source: Royal UK


진행자: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영국 본토에서는 여왕 탄신일이 공휴일이 아니라고 하죠. 영국에서는 평일이 아닌 6월의 둘째 토요일을 퀸즈 버스데이로 치르고 있는데, 여왕의 공식생일에는 대규모 퍼레이드와 함께 기마 행렬 등의 성대한 행사가 펼쳐져 왔죠?

유화정 PD: 해마다 여왕의 공식 생일에는 약 1천500여 명의 병사와 200마리의 말, 400여 명의 군악대가 참여해 군기 열병식으로 불리는 대규모 퍼레이드와 함께 기마 행렬, 공중분열식 등을 펼칩니다. 매년 6월 둘째 주 토요일 런던 중심부에서 열리는 100년 전통의 이 '트루핑 더 컬러(Trooping the Colour)' 퍼레이드는 시민과 관광객들도 수천 명씩 몰려드는 떠들썩한 행사인데요. 이때 여왕은 다른 왕실 가족과 함께 버킹엄 궁의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 시민들의 환호에 답례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94세 공식 생일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규모가 대폭 축소된 채 윈저 성내에서 조용히 진행됐습니다.  또한 해마다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쏘아 올리던 성대한 축포 행사도 여왕의 뜻에 따라 취소됐습니다.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약식 행사로 대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축포를 쏘는 행사가 취소된 것은 68재임기간 처음이었죠 아마?  자, 한편 여왕 생일을 맞아 한국에서 축하 선물을 보낸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선물이 안동 사과라고요?

유화정 PD: 지난 3일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안동 사과 애이플’ 100 상자를 증정하는 전달식이 열렸습니다. 안동농협의 브랜드 사과 '애이플'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95세 생일에 맞춰 버킹엄궁에 전달될 예정인데요. 가장 좋은 품질 등급을 의미하는 ‘애이플(A+)’은 1999년 4월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을 방문해 안동시 농산물 도매시장의 사과 경매를 참관한 것을 기념해 개발된 브랜드입니다.

2019년 방한 한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는 안동 농협 공판장 방문 중 전시된 '애이플' 사과를 보며 이를 여왕에게 직접 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당시 안동농협과 안동시 관계자들은 영국 현지에서 열린 여왕 공식 생일 파티에 참석해 왕실 가족을 비롯한 정부 부처에 애이플 사과를 직접 전달한 바 있습니다. 이후 여왕은 "너무 맛있게 먹었다"는 내용의 감사 메시지를 박은하 주영한국대사를 통해 안동에 전해왔다고 합니다.

The Queen arrived from Canada and departed for Scotland accompanied by her corgis.
The Queen arrived from Canada and departed for Scotland accompanied by her corgis. Source: by Russell Clisby


진행자: 지난 방송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입양이 급증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영국 왕실에는 오랫동안 가족으로 사랑받아온 반려견들이 있죠?

유화정 PD: 바로 웰시코기입니다.  짧은 다리와 긴 허리, 통통한 몸매로 온순하면서 영리해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견종인 웰시코기는 지난 80년간 영국 왕실을 상징하는 ‘로열견’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영국이 원산지인 웰시코기는 ‘개’라는 뜻을 가진 웨일즈어 ‘corrci’에서 비롯됐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이자 선임 왕이었던 조지 6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킹스 스피치(King’s Speech)나 특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더 퀸’에는 ‘웰시 코기’가 여러 마리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진행자: 2012런던올림픽 개회식 영상에 여왕과 함께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유화정 PD: 여왕은 일곱 살 때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약 80년간 웰시코기 30여 마리와 함께 지내왔습니다. 1952년 아버지 조오지 6세를 떠나 보내고 25살 나이에 영국 연방의 수장으로 등극하면서 자연스레 웰시코기도 영국 왕실을 상징하는 ‘왕실 견이 된 것인데요. royal corgi로 불린 이들은 영국 국민들의 사랑도 듬뿍 받았습니다.

하지만 2018년 여왕의 오랜 반려견 윌로우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왕실에서 웰시코기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여왕은 반려견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나는 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5년 이후부터 웰시코기의 번식을 금지해왔기 때문입니다.

Portrait Of Queen Elizabeth With All Her Great-Grandchildren Shows Something Surprising.(2018)
Portrait Of Queen Elizabeth With All Her Great-Grandchildren Shows Something Surprising.(2018) Source: Royal UK


진행자: 최근 설문 조사에서 영국인의 69%군주제의 존속에 찬성하고, 22%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 보면 영국인들의 지지와 왕실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이 결합해 당분간 군주제는 존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영국 여왕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보죠.

유화정 PD: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21년 기준 유일한 3국 이상 국가의 수장입니다. 여왕은 영국을 포함한 16개 영연방 군주국의 군주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18,800,000 Km2) 영토와 인구1 억 3500만 명을 거느리는 국가 원수이기도 합니다. 또한 전 세계 생존한 군주 중 가장 오랫동안 재위한 군주(69년) 이자 1926년생으로(95세) 가장 나이가 많은 군주이고, 거쳐간 영국 수상만 14명에 이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현직 국가 원수 가운데 유일한 제2차 세계 대전 참전자이기도 합니다. 여왕은 1945년, 21살의 나이로 2차 세계대전 기간에 구호품을 전달하는 군용 트럭 운전병으로 참전한 경력이 있습니다.

여왕이 96세가 되는 2022년에는 재위 70주년을 기념하는 플래티넘 주빌리가 거행될 예정인데, 2021년 현재 여왕의 건강 상태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금연, 저녁 식사 시 탄수화물 자제, 하루 식사를 4끼로 나눠 소식하는 것 등을 장수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진행자: 컬처 IN, 6둘째 월요일 퀸스 버스데이를 맞아 여왕 탄신일의 의미와 유래를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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