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은 그 자체가 예술이 됩니다. 끊임없이 영감과 감동을 주며, 늘 새롭게 해석되는 작품인 것입니다. 클라라 비크 슈만의 의 삶이 그러합니다.
올해로 클라라 슈만 탄생 200년을 맞아 그의 족적과 업적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200년 전 독일에서 탄생한 클라라는 신동 음악가로, 뛰어난 작곡가로, 대가 연주가로, 악보 편집자로, 그리고 유명한 교수로서 평생 자신의 길을 확장해갔습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클라라 슈만의 삶과 음악 2부로 이어봅니다.
Clara Schumann - Piano Concerto in A minor, Op. 7
낭만시대 대표 작곡가 슈만 작품의 영감의 근원이자 뮤즈였던 클라라와 슈만과의 결혼 생활은 행복했습니다. 클라라는 결혼한 다음 해에 첫 딸을 출산했고, 이후 부부는 일곱 명의 아이를 더 낳았습니다.
슈만과의 14년간 결혼 생활은 행복했지만, 개성 강한 두 예술가는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한 편, 서로의 경력과 능력에 대한 질투와 좌절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자존심 강한 슈만은 자신보다 유명한 아내를 견디기 힘들어 했고, 클라라는 슈만이 작곡할 때는 피아노 연습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어서 절망했습니다.
클라라는일기장에이렇게적었습니다.
나는 한때 창의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내 이 생각을 그만두었다.
여성들은 작곡하기를 바라서는 안 되고, 그것이 가능한 이도 없다.
Clara Schumann Romance for Violin & Piano Op.22, No.1
촉망 받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클라라는 전통적인 아내와 어머니에 역할에만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계속되는 임신과 출산 속에서도 틈틈이 음악활동을 강행했습니다.
예술가로서 늘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를 원했던 그 소망은 공교롭게도 1854년 남편 슈만이 정신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부터 적극적으로 부활될 수 있었습니다.
슈만에게는 ‘정신 질환’ 가족력이 있었습니다. 라인 강에 투신하지만 고깃배에 구조되고, 얼마 뒤에는 자진해서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슈만이 병원에 있는 2년 반 동안 병원비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클라라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연주 일정을 잡았습니다. 음악 활동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수단인 동시에 현실의 괴로움을 잊을 수 있게 하는 안식처가 돼 주었습니다.
Souvenir de Vienne, Impromptu Op.9
슈만의 죽음 후에 클라라는 슈만 작품의 가장 권위 있는 해석자로 그의 음악을 알리는데 힘썼습니다.
또한 남은 가족을 홀로 부양하면서 쉼 없는 연주와 수 많은 명곡을 남겼습니다
1878년, 59세의 클라라 슈만은 프랑크푸르트 음악원의 교수직을 맡게 되면서, 이 학교 최초의 여성 교수가 됐습니다.
72세의 클라라 슈만이 마지막 고별무대에서 연주한 작품은 브람스가 작곡한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었습니다.
J.Brahms, Variazionisultema di Haydn
뛰어난 재능을 바탕으로 당대 가장 뛰어난 음악가로 활약하며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제약을 극복하며 자신의 지평을 확고히 한 클라라 슈만은 1896년 5월, 76세로 영면합니다.
클라라 슈만이 세상을 떠났을 때 스승의 아내로서 존경하고 평생을 연모했던 브람스는 이렇게 탄식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도다. 내가 진정 사랑했던 단 한 명의 여인이 오늘 땅에 묻혔다. 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경험이었고 가장 위대했던 가치였으며 가장 고귀한 의미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불과 열 달 뒤, 그 뒤를 따르듯 브람스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성 음악가의 불모지였던 시대적 배경에서, 꿋꿋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시대를 열어갔던 클라라 슈만의 행보는 이후 여성 음악가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데 큰 기폭제가 됐습니다.
19세기 유리천장을 깬 작곡가, 클라라 슈만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2부에 걸쳐 그 발자취를 따라가 봤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