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인: 자연이 숨겨 놓은 치명적 독... 호주 당국 ‘데스캡 버섯’ 경고

Hand wearing a medical glove holds cream-coloured mushroom with specks of dirt on it in the air, with a forest-like background behind

A poisonous death cap mushroom in Melbourne, similar in appearance to edible mushrooms Source: AFP / WILLIAM WEST

비와 온화한 날씨로 호주 전역에 야생 버섯이 급증하자, 호주식품안전위원회(FSIC)가 단 한 개로도 치명적인 '데스캡 버섯(Death Cap Mushroom)'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Key Points
  • 단 한 개로도 성인 사망, 전 세계 버섯 사망사고의 90% 차지
  • 식용 버섯과 흡사한 외형과 맛...전문가도 육안 구분 어려워
  • 호주 3월~6 월 집 마당·공원 내 자생, 특히 아이와 반려견 주의

비가 내린 뒤 숲길이나 공원을 걷다 보면 작은 우산처럼 땅 위로 올라온 버섯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자연의 풍경처럼 보이지만, 그 가운데에는 자연이 만든 가장 치명적인 독을 지닌 버섯도 있습니다. 바로 ‘데스캡(Death Cap)’으로 불리는 야생 독버섯입니다.

데스캡 버섯은 전 세계 독버섯 사망 사고의 대부분(90%)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독성이 강합니다. 특히 외형과 맛이 식용 버섯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일반인이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이 위험성을 더 키웁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데스캡의 독성 물질은 열에 강해 끓이거나 조리해도 사라지지 않으며, 소량만 섭취해도 간과 신장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문제는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섭취 후 수 시간에서 하루 가까이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복통과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이후 간부전과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호주 보건당국은 최근 비가 잦고 기온이 온화해지면서 야생 버섯이 빠르게 자라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야생에서 발견한 버섯은 절대 개인 판단으로 섭취하지 말고, 어린이와 반려동물이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연 속 작은 버섯 하나가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BS 한국어 프로그램과 함께 하고 계십니다.

비가 내린 뒤 숲길을 걷다 보면, 땅 위로 작은 우산처럼 올라온 버섯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촉촉한 흙 사이에서 조용히 고개를 내민 그 모습은 꽤 평화롭고 자연스러워 보이죠. 하지만 그중에는 겉보기와 전혀 다른 정체를 가진 버섯도 있습니다. 하얀 갓을 펼친 평범한 버섯 하나. 숲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은 이 작은 생명체 안에는 자연이 만들어 낸 가장 치명적인 독이 숨어 있습니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한 가족의 식탁 위 버섯 한 조각이 순식간에 비극으로 이어진 사건도 있었습니다. 오늘 컬처IN에서는 ‘죽음의 버섯’이라 불리는 데스캡(Death Cab Mushroom)의 실체와 위험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최근 호주식품안전위원회가 데스캡 버섯과 관련해 전국적인 주의보를 내렸다는 소식이 들리던데요. 상황이 심각한가요?

그렇습니다. 사실 이 경고는 매년 이맘때면 반복되는 계절성 경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특히 더 강조되고 있는데요. 이유는 바로 날씨 때문입니다.

최근 호주 전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와 온화한 기온이 겹치면서 야생 버섯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이 된겁니다. 지금 호주 곳곳에서 야생 버섯이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번식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그 가운데 식용 버섯과 거의 구별되지 않는 치명적인 독버섯, ‘데스캡’이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데스캡 버섯은 이름부터 굉장히 강렬한데요.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 버섯인가요?

데스캡은 학계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독버섯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독우산광대버섯 또는 알광대버섯이라고 불리는데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독버섯 사망 사고의 약 90%가 이 버섯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될 정도입니다.

특히 독성이 매우 강해서 버섯 작은 것 한 개만 먹어도 건강한 성인이 사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일반 버섯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던데요. 구별이 어려운 건가요?

맞습니다. 바로 그 점이 데스캡이 위험한 가장 큰 이유인데요. 데스캡은 식용 버섯과 외형도 비슷하고 심지어 맛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먹는 야생 버섯이나 아시아 요리에 자주 쓰이는, 주로 중식 팔보채나 또는 똠양꿍같은 요리에 빠지지 않는 볏짚버섯(Straw Mushroom)과도 매우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 겉모습만 보고는 일반인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 독버섯은 껍질을 벗기거나 말리거나 삶거나 튀기거나 어떤 조리를 하더라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실제 섭취했을 경우에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데스캡의 독성은 인체 세포의 핵심 기능을 교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간세포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키는데, 문제는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버섯을 먹은 뒤 6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 동안 아무 증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뒤늦게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처음에는 복통과 설사, 구토 같은 단순한 위장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러다 일시적으로증상이 잠깐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를 전문가들은 ‘거짓 회복기’라고 부르는데요. 하지만 그 사이 독소는 계속 간을 파괴하고 있고, 보통 4~5일이 지나면 간부전과 신부전이 시작되며 일주일 안에 치명적인 상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몇 년 전 호주 사회를 뒤흔든 독버섯 사건이 떠오르는데요. 바로 데스캡 버섯 살인 사건이었죠?

네, 그러고 보니까 몇 년 전이었죠? 호주 사회를 굉장히 뒤흔들었던 독버섯 사건이 떠오르는데요.

맞습니다. 데스캡이 관련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2023년 빅토리아주 레온가사에서 발생한 사건인데요.

당시 50세였던 에린 패터슨이 별거중인 남편의 부모님, 즉 시부모와 친척들을 초대해 점심 식사를 대접했는데, 그 요리에 데스캡 버섯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오십세였던 에린 패터슨이 별거 중인 남편의 부모님, 즉 시부모와 친척들을 초대해 점심 식사를 대접했는데 바로 그 요리에 데스케 버섯이 들어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것 때문에 호주인들 사이에서 이 버섯 공포증이 더 커진 것 같아요. 그 사건이 꽤 큰 파장을 일으켰죠.

네. 식사를 함께한 4명 가운데 3명이 사망했고, 한 명은 두 달 가까이 병원 치료 끝에 가까스로 생존했습니다.

에린 패터슨 사건에서도 피해자들은 점심 식사 후 몇 시간 동안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했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독소가 전신에 퍼진 상태였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식중독 사고가 아니라 고의로 독버섯을 사용한 살인 사건으로 결론 났고, 2025년 법원은 에린 패터슨에게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최소 33년 복역이라는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자연 독성이 범죄에 이용된 대표적 사례말고도 예기치 못한 사고 사례들이 많다고요?

사실 데스캡은 사고 사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2012년 캔버라 신년 파티에 사건도 그 한 예인데요. 당시 한 식당 직원들이 직접 채취한 야생 버섯으로 요리를 만들어 먹었는데, 그 버섯을 아시아 요리에 쓰는 볏짚버섯으로 착각했던 겁니다. 결과적으로 세 명이 먹었고 그 가운데 두 명이 사망했습니다.

집 근처에서도 사고가 난 사례가 있다면서요?

네, 최근에는 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습니다. 2024년 멜번에서98세 여성이 자신의 집 앞마당에서 딴 버섯으로 요리를 해 먹은 뒤 사망한 사건인데요.

이분은 평소 채소와 약초를 직접 재배해 먹던 분이었는데도 마당에 돋아난 독버섯을 구분하지 못했던 겁니다. 이 사례는 누구라도 실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데스캡의 경우 요리해도 안전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데스캡의 독성분인 알파-아마니틴은 열에 매우 안정적이어서 30분간 끓여도 독성이 거의 사라지지 않으며, 장시간 가열해도 독성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삶는 과정에서 독소가 물에 용해되어 국물로 빠질 수는 있지만, 국물까지 섭취하면 결국 동일한 양을 섭취하게 됩니다. 즉, 어떤 조리 방법을 쓰더라도 안전한 섭취는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혹시 버섯을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절대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즉시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이미 독소가 간에 퍼져 치료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초기에는 구토나 복통, 설사 등 일반 위장 질환과 비슷한 증상만 나타나 혼동하기 쉽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생명을 구하는 열쇠입니다.

데스캡이 많이 발견되는 특정 지역이 따로 있나요?

예전에는 주로 캔버라나 멜번 같은 남부 지역에서 발견됐는데요. 지금은 호주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주로 참나무 아래에서 많이 자라는데요. 더 놀라운 점은 이 버섯이 숲 속 깊은 곳이 아니라 도심 공원이나 주택가 가든에서도 발견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나 반려동물이 특히 위험하겠네요.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야생 버섯을 발견하면 맨손으로 만지지 말고 반드시 장갑이나 도구를 사용해 제거하라고 권고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버섯을 장난감처럼 만지거나 반려동물이 버섯을 삼키는 버섯을 삼키는 사고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체중이 적은 어린이의 경우 아주 소량의 독성만으로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호주 보건당국은 집 주변 잔디밭이나 공원에서 버섯이 발견되면 손으로 만지지 말고 즉시 제거하거나 지방정부에 신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요. 또 아이들에게는 “야생 버섯은 절대 입에 넣지 않는다”는 안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모르는 버섯은 절대 먹지 않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모르는 버섯은 절대 만지거나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합니다. 관찰은 괜찮습니다. 사진을 찍어 기록하거나 전문가에게 문의할 수는 있습니다. 최근에는 AI로 버섯을 판별하는 앱도 등장했지만 전문가들은 100%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궁금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렇게 위험한 버섯이라면 자연 속에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이 있지 않을까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지만 실제로는 전문가들도 현장에서 단번에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데스캡은 보통 연한 녹색이나 올리브색을 띠는 흰 갓, 그리고 줄기 아래쪽에 주머니처럼 생긴 구조가 특징인데요. 문제는 성장 단계나 환경에 따라 색과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비가 온 뒤에는 갓 색이 더 옅어지거나 흰색에 가까워져서 일반 양송이나 식용 야생 버섯과 거의 구분이 되지 않기도 합니다.

사실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식재료를 먹는 문화가 유럽이나 아시아에서는 꽤 흔하잖아요. 호주에서도 그런 문화가 점점 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네, 최근 몇 년 사이이른바 ‘포리징(foraging)’ 이라고 해서 자연에서 식재료를 직접 채집하는 문화가 취미 활동처럼 확산되고 있는데요. 야생 버섯 채집도 그 중심에 있는데요.

호주 보건당국은 이 문화가 독버섯 사고를 늘릴 수 있다며 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매년 가을이면 포리징을 하다가 독버섯을 식용으로 착각해 병원으로 실려 오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비가 내린 뒤 숲이나 공원에 올라온 버섯들은 그저 자연의 풍경처럼 보이지만, 그중 일부는 자연이 만든 가장 강력한 독을 품은 생명체일 수도 있다는 것. 늘 염두에 두셔야겠습니다.

오늘 컬처인에서는 호주 보건당국이 거듭 경고하고 있는 데스캡 버섯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살펴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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