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일 PD (이하 사회자): 주간 경제 브리핑 함께하고 계십니다. 계속해서 강혜리 리포터와 함께 호주 생활 경제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혜리 리포터, 안녕하세요?
강혜리 리포터 (이하 리포터): 안녕하세요, SBS 애청자 여러분, 매주 여러분의 생활에 밀접한 경제 뉴스를 가져오는 강혜리 입니다.
사회자: 오늘은 어떤 소식 가져오셨나요?
리포터: 이제 연말연시가 다가오며 반성의 시간도 돌아왔잖아요? 지난 몇 주 씀씀이를 살펴보며… 이럴 때 조금 위안이 되는 건 로열티 카드였는데요. 그래도 포인트라도 쌓았다는 위안…? 그런데 최근에 이 로열티 카드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사회자: 콴타스 프리퀀트 플라이어 (Qantas Frequent Flyer) 나 콜즈 수퍼마켓의 로열티 카드인 플라이 바이즈 (Flybuys), 또 울월스 수퍼마켓의 울월스 리워즈 (Woolworth Rewards) 카드 등이었죠? 호주인 중 이 세 개 중 하나를 안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데 이 카드들이 이름처럼 단골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기보다는 자사 이익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한국에선 백화점 카드나 기타 리워드 카드를 통해서 종종 상품이나 할인, 캐시백 같은 것들을 받아 본 적이 있으실 거예요. 그런데 호주의 로열티 카드들은 참 이런 데 인색한데요.
사회자: 그러고 보니 저도 뭘 받았나 되묻게 되네요.
리포터: 소비자 권리 단체인 초이스(Choice)에서 콴타스 프리퀀트 플라이어가 포인트 당 얼마 정도인지 조사했는데요. 1센트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전보다 가치가 더 줄어든 것이라고 해요.
사회자: 생각보다 굉장히 적은 금액인데요? 얼마 전 뉴스 닷 컴 닷 에이유(news.com.au)에서는 콴타스가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국제선 운항보다 크고, 마진율은 국제선 운항보다 5배 이상 크다고 발표했는데요. 우리 상식으로는, 로열티 프로그램은 고객 서비스를 위해 운영돼야 하니 적자여야 할 것 같은데 수익을 낸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데 어떻습니까?
리포터: 제 상식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콴타스가 버는 수익은 상당 부분 콴타스의 자회사인 레드 플라넷 (Red Planet)에서 온다고 하는데요. 이 회사는 소비자 정보를 다루는 회사라고 합니다. 바로, 콴타스 회원들의 정보를 다른 회사에 파는 회사인 것이죠.
사회자: 충격적이네요. 자회사의 고객 관리에 이용하는 것뿐 아니라 아예 전문 회사를 차려서 자사 소비자의 정보를 팔고 있다는 것… 이게 윤리적으로 옳은 것일까요? 의문이 듭니다.
리포터: 저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제가 더 충격을 받은 부분은 이건데요. 바로 “가격 차별” (Price Discrimination)입니다.
사회자: 가격 차별이 뭔가요? 같은 물건의 가격이 소비자에 따라 달라지는 건가요?
리포터: 맞습니다. 같은 비행기 이코노미 석이라도 사람마다 다른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익숙한 예 중 하나입니다.
사회자: 더 컨버세이션 (The Conversation)에서 보도한 적이 있죠? 항공사가 인터넷 쿠키 등을 통해 모은 소비자 정보를 바탕으로 각 소비자를 분석해서 해당 소비자가 검색할 때 그 소비자가 낼 수 있는 최고 가격이 나올 수 있게 검색 결과를 조작한다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소비자 데이터가 많이 쌓이고 알고리즘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기능도 정교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항공편을 계속 검색하면 알고리즘이 판단을 하는 거죠. 이 소비자가 이 항공편을 원한다고요. 결국 그 항공편의 가격을 검색할 때마다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는 겁니다.
사회자: 정말 불합리한 것 같은데요. 저도 처음 검색하고, 다음에 다시 검색했을 때 예전 가격이 나오지 않아서, 그새 가격이 올랐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다이나믹 프라이싱 (Dynamic Pricing)이라고도 하는 이 기술은 호주에서 합법이라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이런 소비자 정보 유출은 정말 현대 소비자가 경계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호주 경쟁 소비자 위원회(Australian 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 ACCC)는, 아직 많은 증거 자료는 없지만, 항공사들이 최근 개인 정보 사용 관련 약관 개정을 통해 가격 차별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사회자: 울월스나 콜스 역시 이렇게 소비자 정보를 자사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역시 호주 경쟁 소비자 위원회가 발표한 결과인데요. 슈퍼마켓에서 로열티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의 정보가 새어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사회자: 로열티 카드로 수집한 소비자의 쇼핑 정보를 모아서 마케팅 등에 이용하는 이야기는 전부터 많이 들었습니다만,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데 어떻게 정보가 유출되죠?
리포터: 소비자가 금액을 결제할 때 이용하는 신용 카드나 현금 카드의 사용 기록을 추적한다고 하는데요. 사실 확인을 위해 뉴스 닷 컴 닷 에이유가 플라이바이즈에 문의했더니 공식적 대답을 회피했다고 합니다.
사회자: 정말 충격적이네요. 한편 울월스는 가격 차별 혐의를 부인했다고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다른 혐의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현재 가격 차별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입니다.
사회자: 슈퍼마켓이 가격 차별을 하면 어떤 식으로 할 수 있나요? 잘 상상이 안되는데요?
리포터: 예를 들어 제가 선라이즈의 10킬로 들이 백미를 자주 산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럼 슈퍼마켓이 로열티 카드나 어떤 경로를 통해 제가 이 제품을 항상 산다는 걸 알게 되겠죠? 만약 알고리즘이 제가 이 제품 가격이 조금 올라도 살 것이라는 분석을 하면, 인터넷 검색 등에서 이 제품 스페셜 광고가 저에게 뜨지 않는 거죠.
사회자: 그렇군요. 옛날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요. 사실 기업의 소비자 개인 정보 사용은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로열티 프로그램의 혜택은 받으면서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포터: 먼저 콴타스 프리퀀트 플라이어의 경우, 초이스는 포인트를 모으는 대신, 그냥 최저가 검색으로 항공권을 구입하고, 포인트가 있다면, 좌석 업그레이드에 사용하는 것이 가격 대비 최고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사회자: 그렇군요. 또 여기 보니 초이스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알디, 울월스, 콜즈 슈퍼마켓의 크리스마스 장바구니 가격을 비교해 놓은 정보가 있네요. 가장 저렴한 슈퍼마켓은 알디로 나왔군요. 울월스가 2위, 콜즈가 3위였는데요.
리포터: 네. 특히 1위인 알디와 3위 콜즈간의 가격 차이는 46.8불이나 됐습니다. 다시 말해 울월스와 콜즈가 제공하는 로열티 카드들에서 한 달 46.8불 정도의 혜택을 받고 계시지 않다면, 로열티 카드 사용이 득보다 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자: 그냥 가격이 저렴한 슈퍼마켓과 각 지역 식료품점에서 제공하는 스페셜 등을 이용하시는 것이 좋을 수 있겠네요. 그럼,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면요?
리포터: 항공권 검색 시 많은 여행 사이트들은 소비자 정보 노출이 없는 덕 덕 고 (Duck Duck Go) 같은 검색 사이트를 사용하길 권장하거나 검색 시 시크릿 모드(incognito mode)를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가격 차별뿐 아니라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한 다른 피해도 막을 수 있겠죠.
사회자: 구글 등의 검색 엔진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도 검색 정보를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또 아까 카드를 사용하면 카드 사용 내역을 검색할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카드 대신 가끔 현금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리포터: 네. 인터넷 쿠키를 자주 지우는 것을 권장하기도 하고요. 사실 이런 시스템이 소비자가 정말 관심 있는 정보들을 추천해 주면, 소비자도 좋고 판매자도 좋을 수 있는데요. 그 반대의 경우가 이런 가격 차별인 것 같습니다.
사회자: 기술이 워낙 빨리 발전하다 보니 여러 가지 새로운 구멍들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초이스 같은 소비자 권리 단체에서 나오는 정보도 잘 챙겨 보면 좋을 것 같고요. 오늘, 로열티 카드의 혜택과 사용자 정보 사용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강혜리 리포터, 유용한 정보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리포터: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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