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루스 농업 하이스쿨이 24년 연속으로 뉴사우스웨일즈 주 내에서 가장 높은 HSC 점수를 기록한 학교로 자리매김했다.
음악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공립학교인 컨서버토리움 하이스쿨이 제임스 루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자체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상위 10위 학교들 가운데 아홉 곳이 공립 셀렉티브로, 공립 학교들의 우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꾸준한 약진을 보이는 일반 학교의 상승세 역시 주목받고 있다.
H: 호주 교육의 모든 것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펴보는 시간, 호주 교육 대해부 시작합니다. 지난 10월과 11월에 걸쳐 약 한 달 간 실시된 뉴사우스웨일즈 주 대학입학시험, HSC의 시험 결과가 최근 발표됐습니다. 오늘 교육대해부에서는 상세한 학교 별 결과와 동향을 이수민 리포터와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R: 네 안녕하세요.
H: 일단 이번 HSC 결과를 개략적으로 좀 설명해 주시죠. 1위부터 10위까지 쟁쟁한 학교들이 모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죠?
R: 제임스 루스 농업 하이스쿨이 24년 연속으로 뉴사우스웨일즈 주 내에서 가장 높은 HSC 점수를 기록한 학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음악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공립학교인 컨서버토리움 하이스쿨이 제임스 루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는데요, 이는 10여년 만에 학교 자체적으로 최고 결과를 기록했단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H: 컨서버토리움 하이스쿨이 올해 HSC에서는 샛별처럼 떠올랐네요.
R: 노스 시드니 보이즈 하이스쿨이 3위를 차지했고요, 그 뒤를 시드니 그래마가 이었습니다. 혼스비 걸스 하이는 지난 해 8위에서 성큼 올라선 5위를 기록했고요. 6위는 시드니 걸스, 7위는 노스 시드니 걸스가 차지했고요. 모두 공립 셀렉티브 스쿨입니다. 8위부터 10위까지는 각각 레담 하우스, 버큼힐하이, 시드니 보이즈 하이가 차지했습니다.
H: 이 가운데 사립학교인 레담 하우스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 공립 학교들이네요. 공립의 우세가 강력한데요.
R: 그렇습니다. 레담 하우스를 제외한 아홉 곳의 학교가 공립 셀렉티브 스쿨인데요. 입학 시 시험을 보고 성적이 좋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학교들이죠. 전체 8위를 기록한 레담 하우스의 경우 입학시험이 없는 사립학교라는 점에서 특이점이 있습니다. 다만 사립학교 학생들의 경우 많은 수가 HSC가 아닌 해외 대학 지원을 위한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로 빠진다는 점도 표본에 영향을 미치기는 했을 것 같은데, 일단 집계된 결과는 공립 셀렉티브의 절대적인 우세입니다.
H: 그렇군요. 확실히 우수한 학생들이 선별된 학교라는 점이 HSC 결과로도 이어지는 것 같은데요. 셀렉티브 스쿨이 아닌 일반 학교 중에 오로지 교육의 힘으로 우수한 결과를 기록한 학교는 없나요?
R: 네, 일반 공립학교 가운데에는 윌로우비 걸스 하이가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전체의 67위를 기록했습니다. 카톨릭 스쿨 가운데에 최고기록은 랜드윅에 위치한 브리지딘 컬리지로, 전체 64위를 기록했습니다.
H: 지금 24년 째 부동의 HSC 점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제임스 루스 하이스쿨에 대해 좀 얘기를 해볼까요. 정말 단 한 차례도 왕관을 내려놓지 않고 있는데요.
R: 네 그렇습니다. 무려 1995년부터 제임스 루스 하이는 HSC 결과에서 주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그 이전에는 시드니 그래마 하이에 약간은 밀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95년부터는 24년간 독보적인 1위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루스 하이는 시드니 이너웨스트 지역인 칼링포드에 위치한 공립학교인데요. 1962년 공식 개교를 시작으로 약 60년 간 농업전문학교로 교육을 제공해 왔고요, 학교 캠퍼스 안에 현대적인 시설의 대형 도서관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H: 여기가 농업학교인데, 뉴사우스웨일즈 주 내에는 모두 네 곳의 농업학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일반 학교와 차이가 있나요?
R: 네, 모두 네 곳의 농업학교 가운데 세 곳은 약간 도시 외곽 지역에 위치하며 기숙사 시스템이고, 시티 인근에 있는 제임스 루스만 통학생들을 받고 있습니다. 농업학교라고 해서 농업과 관련된 것들만을 가르치는 건 아니고요. 제공하는 과목 가운데 농업이나 천연 자원, 토지관리 등의 과목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차별점입니다. 오히려 제임스 루스 같은 학교 졸업생들은 농부보다는 의사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죠.
H: 그렇군요. 성적이 이렇게 좋은 데에는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열정과 노력도 한몫 할 것 같은데 실제 학교 분위기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R: 네, 제임스 루스 같은 경우 워낙 치열하게 열심히 공부하기로 명성이 나 있는 학교입니다. 일각에서는 ‘지니어스 팩토리’, 천재 공장이라고 이 학교를 부르기도 하고요. 워낙 똑똑한 학생들이 입학할 때부터 지원하고, 그 중에서도 우수한 학생들을 선별해서 치열하게 공부를 시키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받는 것도 사실 놀랄 일은 아니죠. 그리고 뉴사우스웨일즈 주 내의 많은 셀렉티브 스쿨들이 그렇고, 또 이 학교 홈페이지만 보셔도 알 수 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시안 계열이거든요. 한국도 그렇지만 아시안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이나 학업을 중시하는 집안 분위기 등이 덧붙여져서 높은 성적으로 산출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H: 그렇군요. 전체 2위를 차지한 컨서버토리움 하이는 어떤가요? 컨서버토리움이라고 하면 음악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학교를 가리키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R: 네 맞습니다, 이 학교는 시드니 시내 중심부의 CBD지역에 위치하는데요, 보태닉 가든 아시죠? 그 끝자락에 있습니다.
H: 아 시내 한가운데 있군요. 주변에 즐길 거리도 많고 놀 거리가 많아서 공부에 집중하기가 힘들 것 같은데, 2위를 기록하다니 대단하네요.
R: 그렇습니다. 이 학교는 지난 10년 간 상위 10위에 단 한 차례 들었는데, 2014년에 9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였습니다. 지난 해에는 순위 리스트에 포함되지조차 않았는데요, 이 순위 산출 방식이 본인의 성적 비교에 동의하는 학생들의 성적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를 동의한 학생들이 너무 적어서 아예 리스트에서 빠진 이력이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번에 자체 최고 등수인 2위를 기록하면서 다시금 도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H: 그렇군요. 이 학교도 공립 셀렉티브 스쿨이죠? 유서가 깊은 학교로 알고 있어요. 100년 넘게 운영되어 온 학교가 아닌가요?
R: 네 맞습니다. 10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고요, 음악과 일반 학업 두 가지 분야 모두 시험을 봐서 들어가는 셀렉티브 스쿨입니다.
H: 음악적 재능이 있고 공부도 잘 하는 학생들만 들어갈 수 있겠어요.
R: 네, 그래서 입학 시험에서 주 전체적으로 보는 셀렉티브 스쿨 시험과 더불어 오디션을 함께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음악에 특화된 학교이다 보니 모든 학생이 다 HSC를 보는 건 아니고, 일부 선택적으로 보는데요. 올해에는 34명이 HSC 시험을 치루고 대학 진학 예정이라고 합니다.
H: 아무래도 일반 학교들에 비해 표본이 적다는 특수성이 있긴 하네요.
R: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연간 순위가 들쭉날쭉한 감이 있죠. 교장인 로버트 커리 씨는 이번 성과에 대해 매우 기뻐하며 음악적인 부분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은 지적 인지 능력의 일부라고 강조하며, 예체능 교육과 창의력의 긍정적 상관관계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H: 그렇군요. 확실히 이제는 책만 봐서 모든 게 해결되는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그리고 사회적 능력을 일컫는 ‘소프트 스킬’이 교육적 목표로 중시되는 흐름 속에서 컨서버토리움 하이스쿨의 이번 기록은 주목할 만한 결과인 것 같네요.
R: 네. 그렇죠.
H: 이 외에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학교들이 있다면요?
R: 일단 꾸준히 순위가 상승하는 학교로는 스트라스필드 지역의 메리덴 스쿨이 있고요. 이 학교는 2016년 22위에서 올해 14위로 순위가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웨이벌리에 위치한 세인트 캐서린 스쿨도 3년 전 45위에서 올해 17위로 순위가 크게 뛰었습니다.
H: 세인트 캐서린 스쿨은 성공회 계열 사립학교죠? 경우 30계단정도 상승한건데, 상승세가 대단하네요.
R: 네 맞습니다. 또 이슬람 학교인 알 파이살 컬리지의 경우도 2014년 100위권 밖이었다가 올해 23위를 기록하면서 지속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H: 그야말로 꾸준한 상승세네요. 학생들도 열심히 했겠지만 이를 지원한 교사들의 역할도 컸을 것 같아요. 이 학교의 성적 비결은 따로 없을까요?
R: 학교 교감인 피터 롬피스 씨에 따르면 비결이랄 건 없고 그저 열심히 정진한 결과라고 하는데요. 특히 대입을 앞둔 마지막 학년인 12학년의 경우 집중적으로 최대한 많은 연습을 하고 답안을 작성하고, 실수를 점검하는 등 만반의 노력을 기울이는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H: 역시 ‘꾸준함이 미덕이다’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공부에 있어서도 엉덩이 무거운 사람을 따라갈 순 없죠.
R: 그렇습니다.
H: 네, 이번 HSC 결과를 통해 각 학교별 우수한 성과와, 또 상승세를 보이는 학교들의 추이에 대해 함께 짚어 봤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이어서 호주의 대학 입학 시험 제도에 대해 심층적으로 짚어 보는 시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수민 리포터, 오늘도 수고 많았습니다.
R: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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