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있어서 교사의 역할은 그야말로 막중합니다. 옛날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할 만큼 존중 받고, 신뢰받는 직업이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제자들을 가르치고 후학을 양성하는 데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겠죠. 오늘 호주교육대해부에서는 교사 재교육 문제에 대해 최근 발간한 한 연구 보고서를 중심으로, ‘교사를 위한 교사’가 필요하다는 제언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 살펴 보겠습니다. 이수민 리포터 나와 있습니다.
[인사]
유화정 PD (이하 진행자) : 교육대해부 예전 에피소드에서, 호주 대학들의 교육 관련 전공들이 턱없이 낮은 ATAR 컷을 기록하면서 비인기 학과로 전락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함께 나눴던 기억이 나는데요. 오늘 이야기할 내용과도 관련이 있을까요?
이수민 Reporter (이하 리포터) : 네, 아무래도 교사라는 직업이 학생들에게 매력 없는 직업으로 여겨진다는 건, 그만큼 해당 직업을 대우하는 사회적 분위기나 실제 처우가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말도 될 테니까 연관이 있는 주제라고 보입니다.
진행자 : 이와 더불어서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호주 학생들이 다른 아시아권 국가 학생들에 비해 날이 갈수록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예전에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교사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한 시점인데,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점에 대한 보완책이 부족한 것 같아요.
리포터 : 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나, 교사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기 하락 같은 요인으로 호주 교육 전반에 대한 걱정은 커져 가고 있는 상태인데요. 호주의 공공정책분야 싱크탱크인 그라탄 연구소가 교사들의 재교육과 관련한 리포트를 내놨습니다. 결론적으로는 호주의 교사 재교육 에 대한 전면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지적인데요. 싱가폴과 상하이에서 사용 중인 전문 교사 트레이닝 모델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 사실 교사를 가르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는데, 학교를 직장이라고 보면 교사 역시 직원이고, 꾸준한 재개발과 재교육이 필요한 것도 당연하거든요. 현재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어떤 방식의 재교육을 원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데요.
리포터 : 네, 그라탄 연구소는 리포트를 통해 최고의 실적을 내는 교사들을 그들의 동료나 후배 교사들을 위한 멘토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는데요. 그라탄 연구소가 학교 교사와 교장 75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대부분의 교사들이 자신들의 동료 가운데 경험 많은 교사로부터 재교육을 받는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 하긴 학교를 회사라고 치면, 경력 많고 일 잘하는 시니어 직원에게 직접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되는 것도 맞겠어요.
리포터 : 네 그렇죠, 같은 직무를 수행하는 사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크게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하지만 이와 동시에, 해당 설문 참여자의 70퍼센트는 이러한 트레이닝에 기반해 본인의 교습 방식을 바꾸는 일은 거의 없거나 일시적일 뿐이라고 답해 다소 상반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 흥미로운 결과인데요. 시니어 교사에게 재교육을 받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그러한 재교육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별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이 되는 것 같은데, 어떠한 이유들이 있을까요?
리포터 : 네, 그라탄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일단 이 같은 결과가 의미하는 건 교사들이 교사로서 가르치는 실력을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승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현장 교사들이 이 같은 트레이닝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이사회 등에 전달할 정도로 시간이 많지도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 전반적으로 교사 재교육에 대한 절실한 필요성이 좀 떨어지고, 교사 집단 내부에서도 큰 중요도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가 될까요?
리포터 :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다시 말하면, 호주 내 존재하는 지도교사의 많은 수가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적인 레벨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또 연구소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교사가 된 후 추가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밝혔는데요. 전반적으로 보면, 교사 재교육이라는 주제가 현재의 교육 현장에서 그렇게 주목받는 토픽은 아닌 것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 교사라는 직업이 우리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학생들의 학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겠어요.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보고서에서 언급한 부분이 있다면요?
리포터 : 네, 이러한 문제제기를 바탕으로, 그라탄 연구소는 해결 방법을 제안했는데요. 바로 학교에 새로운 교직을 설치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교사 재교육만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 보직을 신설해, 완전히 교사 트레이닝만 전담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거죠.
진행자 : 전문성을 가진, 그러니까 교사를 가르치는 교사와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는 거군요.
리포터 : 그렇습니다. 해당 교직은 두 가지 종류로 제안이 됐는데요. 첫번째는 지도 전문가, 영어로는 Instructional specialists인데요. 우리가 보통 커리큘럼을 설계하거나 트레이닝을 디자인하는 역할을 인스트럭셔널 디자인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러한 작업을 현직 교사들을 대상을 실시하는 사람인거죠. 이 직군은 기존 교사들 가운데 선별을 해서, 업무 시간의 50%에서 70%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쓰면서, 동시에 나머지 시간은 동료에게 전문 코치 역할을 하는 교직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 그렇군요, 스페셜리스트라고 했는데, 그런 식으로 직군에 전문성을 부여하면 책임감이나 역할이 더 부각된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인 것 같네요.
리포터 : 그렇습니다. 또 두번째 교직은 마스터 교사인데요. 교사 가운데 마스터 포지션을 부여하는 것으로 한국으로 치면 교육청의 장학사 제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 한국에서는 장학사들이 어떤 역할을 하죠?
리포터 : 장학사들은 일반 교사 가운데 선별이 되어서 교육청에서 근무하면서 관할지 내의 학교들을 모니터링하고, 교습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주고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유사한 역할을 학교 내에서 보직을 정해서 실시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마스터 교사는 학급을 맡지 않는 대신에, 수업 사례 등을 시범을 보이고, 다른 학교들을 방문해 수업 모습을 참관하고 자교의 교사들이 교습 방법에 대해 연구를 계속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진행자 : 아주 구체적인 제안이네요. 이러한 방식의 보직 활용을 싱가폴이나 중국 상하이 같은 곳에서는 이미 실시하고 있다는 거죠? 두 나라 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곳들인데요. 의의가 있네요.
리포터 : 네, 분명 참고해야 할 지점이 있다고 보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새로운 교직을 ‘어떻게’ 현장에 도입하느냐, 즉 방법론을 어떻게 수립하느냐에 있는데요. 어떤 기준으로 해당 보직 교사들을 선발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선발 기준에 따른 임금 보장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등 현실적인 기준과 조건들에 대한 세밀한 조사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네 그렇죠, 결국 새로운 보직은 교사 인건비 문제와 결부되고, 이는 또 학교 예산안과 맞물리는 문제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까지 이야기가 나아갈 수도 있겠네요.
리포터 : 네, 단순히 개별 학교 차원에서 이뤄지기는 힘든 부분이 있으니까요. 그라탄 연구소는 이와 같은 새로운 제도가 완전히 정착하는 데에는 12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데, 시스템을 바꾸는 일은 그만큼 수 많은 노력과 에너지와, 모두의 염원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 집니다. 모쪼록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우리 아이들을 최전선에서 마주하는 교사들, 그리고 교사들이 제공하는 교육의 질이 더 밀도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논의가 지속되길 희망하며 오늘 교육대해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이수민 리포터, 수고 많았습니다.
리포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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