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교육 대해부] ATAR 100을 받는 학생이 전무한 이유는?

ATAR(Australian Tertiary Admissions Rank)

ATAR(Australian Tertiary Admissions Rank) Source: Getty Images

지난 12월 16일 발표된 NSW 주 HSC 시험 결과에서 모두 46명의 학생이 대학입학등급지수 ATAR 최고등급인 99.95를 받았다.


ATAR는 표준 분포 상에서 내가 얼마나 상위권 그룹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로, 최고등급을 기록한 학생들은 모두 남학생 서른 명과 여학생 열여섯 명이다.

ATAR는 ‘점수’가 아니라 ‘등급’을 나타내는 단위로, 본인의 성적이 전체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상대적으로 나타내는 백분율이기에 1등이라도 만점이 100이 될 수 없다.

호주에서는 추가로 과목별 난이도 표준화를 위해 ‘스케일링’을 실시해 과목별 표준점수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H: 호주 교육의 모든 것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펴보는 시간, 호주 교육 대해부 시작합니다. 지난 시간 뉴사우스웨일즈 주 학교별 HSC 결과와 성취를 집중 분석했는데요. 오늘은 이어서 호주 대입 평가 제도와 성적 산출법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수민 리포터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R: 안녕하세요.

H: 지난 12월 16일 발표된 HSC 시험 결과, 즉 대학입학등급지수인 ATAR에서 모두 46명의 학생이 최고등급을 받았죠?

R: 네 그렇습니다. 일단 ATAR는 표준분포 상에서 내가 얼마나 상위권 그룹에 있는지를 나타네는 등급지수인데요, 여기선 편의상 ‘점수’라고 칭하겠습니다. 뉴사우스웨일즈 내에서 46명이 ATAR 최고등급인 99.95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남학생이 서른 명이고 여학생이 열 여섯명으로 집계됐습니다.

H: 만점을 받은 학생들은 남학생들이 두 배 정도 많네요. 평균점수는 어떤가요?

R: 전체적으로 뉴사우스웨일즈 주 학생들의 ATAR 평균 등급은 69.75이고요, 중간값으로 보면 여학생이 남학생보다는 높은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성별에 따른 중간값은 남학생이 68.05, 여학생이 71.1으로 여학생이 3점 정도 높은 수준입니다.

H: 전반적인 학생들의 등급 동향도 한번 설명해 주시죠.

R: 네, 이번 대입 시험에는 총 7만6천여명의 수험생이 응시해 이 중 5만5천명의 학생들이 ATAR 등급을 통보 받았는데요.  ATAR 등급 90 이상인 학생들은 전체 수험생 5만5000명 가운데 16.8%를 차지했고요, 3분의 1 정도인 33.4%의 학생이 등급 80 이상, 그리고 절반 정도인 49.6% 가 등급 7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H: ATAR 등급 90 이상이라는 말은 전체 과목 총점이 상위 10%를 차지했다는 뜻인가요?

R: 네 단순히 말하자면 그렇게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 성적 산출이 과목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점수를 받은 학생들의 퍼센트와 약간 차이가 발생합니다. 과목별로 밴드 1에서 6까지 성취도가 나뉘어서 밴드 6의 경우 가장 높은 성취도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해당 과목에서 90점 이상, 최대 100점 만점을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과목별로 밴드를 집계해서 상위 몇 퍼센트인지 산출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려운 과목은 가점이 있고 쉬운 과목은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게 나와서 조정 산식이 한번 더 들어가기 때문에, 어려운 과목을 많이 택하면 아무래도 등급이 올라갈 확률이 높겠죠. 그래서  최종 결과 ATAR 등급 90 이상인 학생들이 16.8%가 산출될 수 있는 겁니다.

H: 그렇군요. 단순히 더하고 빼는 문제가 아니네요. 이번 HSC 결과 주 전체에서 1위를 기록한 셀렉티브 스쿨인 제임스 루스 학생들의 경우에도 그러면 이 ATAR 등급이 매우 높겠어요.

R: 그렇습니다. 실제로 ATAR 최고등급인 99.95를 받은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제임스 루스 소속으로 알려졌습니다.

H: 그렇군요. 대입은 참 어느 나라나 복잡하고 까다로워서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 기회에 한번 쉽게 설명을 좀 해 주시죠. 일단 앞에서 응시한 수험생 수보다 ATAR 등급을 받은 학생들의 수가 약 2만 명 정도 적었는데요, HSC 시험을 치렀다고 해서 모두 ATAR 등급을 받는 건 아닌가 봐요?

R: 네, 좋은 지적 해주셨는데요. 시험을 봤다고 자동으로 ATAR 등급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HSC 시험 점수를 가지고 ATAR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일단 일반 과목인 카테고리 A 과목에서 최소 8학점 이상을 응시해야 하고요, 필수 과목인 영어에서 최소 2 학점, 그리고 교육청에서 개설한 2학점 과목을 최소 3개 이상 응시해야 합니다. 또 전체에서 최소 4과목 이상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H: 그렇다면 그렇게 응시한 과목들을 토대로 ATAR 등급은 어떻게 산출되는 건가요?

R: 수험생 개개인의 ATAR 등급은 수험생이 시험을 치른 과목 가운데 총 10학점에 대해, 일종의 표준화 작업인 스케일링을 통해 부여되는데요. 그러니까 10 학점 이상의 과목에 응시했을 때 필수과목인 영어 2 학점을 포함해 가장 성적이 좋은 10 학점 과목에 기초해 산출이 됩니다.

H: 그렇군요. 그렇다면 ATAR 최고등급은 왜 99.95가 되는 거죠? 보통 100점이 만점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R: 네, 일단 앞에서도 잠깐 짚었지만, ATARs는 정확히 말하자면 ‘점수’가 아니라 ‘등급’을 나타내는 표식인데요. 그래서 본인이 위치한 포지션이 전체에서 어느 정도 높이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컷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가 100%기 때문에 내가 100%에 위치하는 것은 수학적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죠. 1등이라고 해도 나를 뺀 나머지가 100%가 될 수는 없는 거니까요.

H: 그러니까 99.95가 최고라고 하는게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상위그룹이 전체의 0.05% 수준이고, 내가 거기에 속하면 99.95라는 등급을 받게 된다는 뜻인거죠?

R: 그렇습니다. 그래서 100이 아닌 99.95가 최고인거죠. 학생 수가 많기 때문에 등급의 단위는 0.05로 나눠 놓은 것이고요.

H: 이 ATAR 등급제는 언제부터 이렇게 대입에 적용이 되기 시작한 건가요?

R: 네, ATAR 시스템은 2009년 HSC 시험부터 새로 도입돼서 기존의 대학입학지수였던  ‘UAI’를 대체하고 있는데요. 과거 UAI가 뉴사우스웨일즈 주와 캔버라 준주 내의 수험생들만을 대상으로 상대평가를 한 반면에, ATAR는 현재 퀸즐랜드주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케일링’을 거쳐 산출된 비교지표지수입니다.

H: 아까도 잠깐 얘기 나왔지만 대입 제도와 관련해 과목을 선택할 때, 스케일링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이게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별 난이도를 표준화하는 거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R: 네, 그런 목적으로 후조정을 하는 거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학생별로 선택과목이 제각각이고, 어떤 과목은 비교적 점수 따기가 쉽고 어떤 과목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스케일링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모든 과목을 공부했을 경우를 가정해 산출하는 예상 점수를 산술하는 절차”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특정 과목을 선택해 이득을 얻거나 불이익을 받는 것을 방지하고, 학생들이 본인의 적성에 따라 대학에서 전공하고자 하는 공부에 연관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H: 아, 한국에서도 예전에 학생들이 대학 전공이나 적성과 상관 없이 선택과목에서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으로 쏠려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특히 제2외국어 같은 경우 아랍어가 하도 선택하는 사람이 적어 점수가 잘나와서 아랍어에 학생들이 쏠린다는 기사도 본 기억이 나네요. 그런 부작용을 방지하는 절차군요?

R: 네 맞습니다. 한국 같은 경우도 사실 실질적인 점수보다 중요한 게 ‘백분율’에 따른 ‘표준 점수’, 그리고 ‘등급’이잖아요. 비슷한 겁니다. 그래서 과학이나 경제학같이 다소 어려운 과목은 점수 산출에서 난도를 함께 반영해서 해당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과목 자체의 절대적 어려움 때문에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를 막는 겁니다.

H: 그렇군요. 통계학적인 지식이 반영된 과정이겠네요.

R: 맞습니다. 쉽게 말하면 과목별로 최고 점수, 평균, 그리고 표준 편차를 조정해서 난이도 격차를 맞추는 과정입니다.

H:그러면 스케일링 작업을 통해서 일부 과목의 경우엔 HSC 점수에 대한 ATAR 등급이 높아질 수도 혹은 낮아질 수도 있겠어요.

R: 그렇죠. 사실 선택과목이라는 항목이 존재하고 과목별로 서로 다른 시험을 보는 조건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문제긴 한데요. 동시에 HSC 점수 대비 ATAR 등급이 높아지는 과목은 그 만큼 시험이 어렵고, HSC 점수 대비 ATAR 등급이 낮아지는 과목은 시험이 쉽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런 점도 잘 숙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H: 그렇군요. 스케일링 절차를 거친 점수를 가지고 서로 다른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 간의 점수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비교해 파악할 수 있게 되겠어요.

R: 네 맞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스케일링 작업을 통해 점수가 높아지는 과목이나 낮아지는 과목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는데요. 결국 표준화 과정을 한번 거쳐서 최종 등급이 산출되기 때문에, 스케일링에 상관없이 본인이 재밌어 하고 잘 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입시전략이라는 조언입니다.

H: 공부에 왕도는 없다는 뜻이네요.

R: 네 그렇습니다.

H: 네, 오늘 이수민리포터와 함께 호주 대입제도와 ATAR 점수 산출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는데요. 예비 수험생들과 학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또 곧 대입 마무리 과정에 들어가는 학생들도 모두 좋은 결과 거두길 바랍니다. 이수민 리포터 오늘도 수고 많았습니다.

R: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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