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부터 시작해 해가 넘게 이어지고 있는 호주 전역의 산불도 이제 어느 정도 진화가 되어 가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아직 피해가 극심한 지역이 많고, 또 요 며칠 비가 내려 산사태나 수질 오염 등이 또 다른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데요. 호주 교육의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쳐 보는 시간, 호주 교육 대해부에서는 산불이 호주 교육에 미친 영향들에 대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수민 리포터 함께 합니다.
[인사]
유화정 PD (이하 진행자): 당장 다음 주부터 대부분의 학교들이 개학을 하는데요. 산불 피해로 학교 건물이 화재를 입거나 동네 자체가 피해를 본 지역은 예정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데에 상당한 차질이 있겠어요.
이수민Reporter(이하 리포터): 네, 그래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교육부는 예정된 학사일정대로 학교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입니다. 일단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경우 현재 주 전체적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들에 피해규모 측정을 위한 전문 조사팀들이 배치된 상황이고요. 조사팀들은 현재 화재진압 작업이 진행중인 지역들을 파악해 참사 규모와, 또 재건에 드는 비용을 산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현재 작업 진행 상황은 어떤가요? 꽤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리포터: 뉴사우스웨일즈 주 교육부장관인 사라 미첼에 따르면 주 전역에 백 마흔 곳 정도의 학교가 이러한 산불 피해로 인한 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지난 주 기준으로 약 3분의 1 가량의 작업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화재 규모가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던 만큼 학교별 피해규모도 제각각이겠어요.
리포터: 네 맞습니다. 그래서 이 같은 조사과정을 거쳐 학교별로 맞춤형으로 복원 작업이 들어가게 됩니다. 일단은 산불이 가장 심하게 발생한 지역의 학교들에 우선순위를 두고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학교가 다 타서 사라져 버린 경우엔 이제 문제가 되지만, 건물이 완전히 연소되지 않고 남아있을 경우 청소 작업을 완료하면 다시 사용가능한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래도 다행이네요. 그런데 학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게 단순히 시설이 사용가능하냐 아니냐의 문제를 넘어서서, 화재로 인한 독성 물질들이 해당 건물에 잔류하고 있지는 않을지도 걱정이 될 것 같거든요. 기사에서도 많이 나왔지만 심각한 화재로 인한 미세 입자들이 공기를 오염시키고, 기관지나 폐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있어 왔잖아요?
리포터: 네, 그렇죠. 그래서 이런 건강문제와 관련된 위험성 역시 평가 과정의 요소 가운데 하나로 포함이 되는데요. 그래서 시설 전반의 안전도와 건강 관련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완전히 교육시설로서 ‘안전하다’고 평가가 되어야만 다시 개교를 하도록 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무래도 피해가 가장 클 가능성이 많은 야외 시설, 운동장이나 펜스 같은 시설의 손상도를 점검하고, 학교 내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재나 화재로 인한 찌꺼기 등을 함께 체크하게 됩니다.
진행자: 면밀히 검사가 이뤄진다니 다행이지만, 작업 속도가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모쪼록 마무리 작업이 잘 진행되어서 다음주부터는 화재 피해지역의 학생들도 예정대로 무사히 수업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호주 내부 상황은 수습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 같은데, 대외적으로는 이번 산불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수민 리포터, 이번 산불 피해로 호주의 유학 산업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이번 산불은 그야말로 ‘대 재앙’이라고까지 불리면서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는데요. 이 여파로 호주 3대 수출 품목 가운데 하나인 교육 산업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아무래도 화염이 휩싸인 곳으로 유학을 오고 싶은 학생은 없을 테니까요. 구체적인 배경을 좀 설명해 주시죠.
리포터: 네, 사실 호주로 유학을 오는 학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것 가운데 하나는 호주의 건강하고 깨끗한 자연 환경과 생활 방식인데요. 한국 같은 경우도 미세먼지 피해가 주기적으로 심하다 보니까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아이들 키우고 싶어하는 학부모님들도 계시고, 학생들도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하고요. 그런데 유례없는 이번 산불로 그 커다란 장점이 박살이 난 거죠.
진행자: 그렇죠. 더군다나 산불 피해가 거의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어서 복구에도 엄청난 세월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니까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몇 년, 몇 십 년을 두고 복원작업이 필요하고, 피해가 지속될 수 있는 규모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호주 유학 산업에 당연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그렇겠어요. 호주 유학 산업 규모가 대략 얼마 정도 되죠?
리포터: 네, 2018년 기준으로, 해외에서 호주로 오는 유학생들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이 일 년에 무려 340억 호주 달러에 달할 정도의 규모인데요. 우리 나라로 치면 200조원 정도로 엄청난 규모입니다. 막대한 수익이 걸려 있는 탓에, 각 대학들과 교육기관들 뿐 아니라 주정부도 나서서 유학 산업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진행자: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호주 교육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의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수 있겠어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사실 산불 자체도 문제지만, 대외적으로 봤을 때 또 다른 이번 산불을 둘러싸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유포되는 부분이거든요. 예를 들어 호주 전체 지역이 산불 피해를 입었다든지, 호주 대륙이 모조리 오염되었다든지.. 따라서 기존의 유학생 혹은 예비 유학생들에게 피해 규모와 안전성에 대해 검증된 정보들을 제공할 필요가 있는 거죠. 호주 유학연합회 측에서는, 정부와 교육 제공기관들이 협력해서 온라인 상의 잘못된 정보나 근거 없는 우려들은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현재 산불 관련해 피해를 입은 지역에 정확하지 않은 지도가 배포되면서 유학생들의 걱정을 더 악화시키고 있어서, 정확한 지도를 제작해 배포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산불 발생 지역에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교육시설보다도, 산불로 오염된 공기가 호주 전역을 휘감으면서 겪는 피해가 더 광범위한데요. 아마 유학생이나 학부모들도 이런 지점에서의 건강 문제를 걱정하는 것일 테고요.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사실 시드니나 멜번이나 도심 지역에까지 산불이 번진 건 아니지만, 몇 달 간 심각한 공기오염으로 모든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죠. 이런 지점에 있어서는 교육기관들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단순히 괜찮다고만 하는 게 아니라 확실한 상황 파악과 대책을 제시해 주어야 현재의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진행자: 그렇죠. 가장 필요한 건 정확한 정보겠죠. 지난 주 캔버라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미팅에서 교육부장관인 댄 테한이 관련 우려에 대해 다루기도 했었죠?
리포터: 네, 댄 테한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 산불로 인한 유학 산업 분야의 피해를 막고 지원할 수 있도록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유학 시장 자체가 국제적으로 매우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고, 호주만이 유일한 옵션은 아니거든요.
진행자: 그렇죠. 보통 유학을 보내는 가정에서 국가를 선택할 때 캐나다나 뉴질랜드, 미국 등의 영어권 국가를 함께 고려하니까요.
리포터: 네, 그렇기 때문에 시장 가치로 봤을 때 어쩔 수 없이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당장 호주 하늘이 온종일 노랗고 빨간 상황에서 다른 옵션이 있다면 당연히 다른 옵션으로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으니까요. 어쨌거나 산불을 둘러싼 모든 문제는 산불이 어서 완전히 연소되어야 해결이 가능한 문제고, 중요한 건 앞으로의 대책 마련에 있다고 보입니다.
진행자: 네, 잘 알겠습니다. 모쪼록 이번 산불 피해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각지에서 이번 재난으로 고생하고 있는 분들과, 또 터전을 잃은 동물들을 위해서라도, 어서 빨리 피해지역이 복구되어 모두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돕도록 다짐하면서 오늘 교육대해부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수민 리포터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리포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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