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호주 연방정부에서는 유치원 교육을 의무교육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뉴사우스웨일즈 주 같은 경우 주정부 차원에서 유치원 교육을 의무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빅토리아 주나 남호주 주 같은 경우에는 교육이 개인 자율에 맡겨져 있는데요. 그래서 부모들 중에서도 본인이 직접 아이를 가르치거나 혹은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아이들을 교육제도에서 자유롭게 방임하는 경우도 있는데, 상당히 중요한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를 좀 설명해 주세요.
이수민 리포터: 네, OECD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내 15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유치원에 다니지 않았거나 1년 이하로 다닌 비율을 조사했더니, 11.5%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OECD 전체 평균인 6.2퍼센트와 비교해 약 두 배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OECD에서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인 PISA의 경우 유치원에 다니지 않았거나 1년 이하로 다닌 15세 학생들이, 유치원에 1년에서 3년 간 다녔던 15세 학생들과 비교해 읽기 과목에서 더 낮은 점수를 기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사회경제적인 변수를 스케일링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는데요. 결국 유치원에 다녔냐 안다녔냐 하는 사실이 읽기 성적에서 강력한 변수로 작용했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잠깐 설명 드리자면 PISA 테스트는 읽기, 쓰기 그리고 수학 과목을 전 세계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국제적인 학업성취도 비교평가인데요. 3년 주기로 실시가 되는데 호주의 경우 가장 최근인 2018년 테스트에서 자체 최저 기록을 보여 엄청난 우려를 낳은 바 있죠.
이수민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OECD측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유치원과 같은 미취학 아동 대상의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암시하는 증거라고 평했습니다. 호주에서 실시한 한 연구 역시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는데요. 해당 연구는 유치원에 다녔다는 사실과 3학년 때 실시하는 NAPLAN 성적 사이에 상당한 정비례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최소 1년 이상 유치원에 다녔던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읽기, 수학, 과학 과목에서 더 높은 성취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유치원에 다니면 결국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더 좋은 학업적 성취를 거둘 확률이 높다는 거네요. 그래도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의 경우 조금 뒤처지더라도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수민 리포터: 네, 사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관련 연구에 따르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주교육연구위원회의 수 톰슨 부위원장은 초등학교 입학 당시 다른 학생들보다 뒤처진 상태에서 시작한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도 그 격차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호주교육연구위원회는 호주 내에서 PISA 평가를 주관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기도 하죠. 결국 초기에 격차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어느 정도 초등학교 학습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석이 될 것 같은데요.
이수민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톰슨 부위원장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봤을 때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진 채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이를 따라잡는 것이 매우 힘들 뿐더러 격차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욱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요. 결국 10학년이나 11학년까지 가서도 격차가 계속 유지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안타까운 일인데요.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호주에서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일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의미인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데요. 실제로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도 비용이 비싸서, 여력이 안되서 보내지 못하고 가정에서 케어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이수민 리포터: 네, 사실 호주교육연구위원회 측에서도 호주가 비교적 낮은 유치원 진학률을 보이고 있는 배경으로, 미취학아동의 교육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상대적으로 낮고, 아동 보육 시스템 자체에 존재하는 균열 때문에 통합적인 운영이 어려운 점 등을 꼽았습니다. 결국 사비를 들여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아동들이 공평하게 유치원교육을 받는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차일드케이 비용이 호주가 비싼 건 정말 합당한 이유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보육시스템 내에 균열이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수민 리포터: 네, 다시 말하면 유치원 교육의 경우 K-12와 다르게 주별로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기 때문에 개인의 자율, 또 각 State와 Territory별로 자율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는데요. 실제로 호주 내 각 주들은 지난 10여년 간 유치원 진학률을 높이려고 노력해 오면서 일부 주의 경우 몇몇 교육 프로그램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또 그런 식의 보조금이 전혀 지급되지 않은 주도 있고요. 또 기본적으로 유치원 진학 자체가 부모의 선택인 지역들이 많기 때문에 비싼 돈을 내고 유치원에 보내는 것을 선뜻 택할 수 없는 부모들도 많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렇다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번 OECD리포트를 비롯해 이 유치원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들이 주는 시사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수민 리포터: 네, 결국 이번 OECD 리포트는 5세에서 6세 정도 아동의 취학 전 초기 교육이 장기적으로 해당 아동의 전반적인 인지능력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유치원 교육이 길게는 학생들의 고학년 시기 학업성취도와 더 나아가 성인으로서의 삶의 질 혹은 재정적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결국 어렸을 적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시켜서 아이들이 학교에 본격적으로 입학하면 배우게 되는 교육들에 잘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군요.
이수민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금 통계적으로 증명이 된 사실이기 때문에 유치원 시기에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효율적인 개입이라는 점 역시 시사가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아동들일수록 이처럼 유치원에서 교육을 받는 것의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는 점인데요. 딜레마인것은 그런 취약계층 아동들의 경우 부모가 아동의 초기 교육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확률이 아무래도 낮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회적 양극화 역시 풀리지 않을 과제라는 점을 암시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진행자: 네, 잘 알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앞으로 정부가 교육복지 정책에서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생각이 되네요. 이수민 리포터 수고 많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