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호주 영주권 받은 사람 중에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 수준에 못 미치는 일을 하는 사람 62만 명 추산
- 이민자들의 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호주 경제 매년 90억 달러의 이득 가능
- 이번 주 기업, 노조, 시민 사회 단체 지도자 30명 캔버라에 모여 국가의 경제 미래에 대해서 토론
“한국에서는 내가 이런저런 일을 했는데, 호주에서는 이제 그 일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죠.
비단 영어 문제뿐만 아니라 고국에서 인정받았던 자격증이 호주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한인 커뮤니티에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호주 내 모든 이민자 사회가 안고 있는 동일한 숙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호주 전역의 광범위한 인력 부족 현상으로 인해서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호주로 이민 온 노동 인력 상당수가 자신이 지닌 기술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기업, 노조, 시민 사회 단체 지도자 30명이 캔버라에 모여 국가의 경제 미래에 대해서 토론하며 이 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회의에 앞서 마틴 파킨슨 전 재무부 장관은 숙련된 기술력을 지닌 인력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파킨슨 전 장관은 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이 근로자를 위한 더 나은 시스템 구축의 이점과 숙련된 기술 이민이 가져올 수 있는 이점을 논의할 것이라며, 문제는 이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기술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액티브 오스트레일리아는 해외에서 취득한 기술과 자격증 인정을 위한 국가 표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했습니다.
액티브 오스트레일리아는 기업, 노조, 사회 서비스 단체, 지역 사회 단체들과 함께 기술과 자격증 인정 정책을 추진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요.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호주에서 영주권을 받은 이민자 출신 노동자 약 62만 명이 자신이 지닌 기술 수준에 채 못 미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데인 무어스 씨는 국제정책서비스의 전략 관계 책임자이자 액티브 오스트레일리아의 캠페인 매니저입니다.
무어스 씨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민자들이 호주에서 일자리를 찾는 데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다고 말합니다.
무어스 씨는 이를 “이민자 기술의 불일치”라고 말했는데요, 호주 현지에서 일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뿐만 아니라 제한된 전문 네트워크와 사회적 자산, 언어 장벽, 노동 시장에서의 차별 등이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어스 씨는 블라인드 이력서 조사를 해 본 결과 동일한 이력서임에도 불구하고 비앵글로 이름을 가진 지원자가 호주에서 리더십 직책에 고려될 가능성이 57%나 낮다고 말했습니다.
무어스 씨는 “현재의 시스템을 통과할 여력이 없는 이민자들을 위해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라며 “이민자들이 지닌 기술과 자격증을 인정받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은 온라인 포털 사이트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정보 장벽을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 단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민자들의 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호주 경제는 매년 90억 달러의 이득을 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루 기준으로 약 2,500만 달러에 달하는 경제 이익입니다.
한편, 호주노조 ACTU에 따르면 호주 650개 직종에 대한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이민자들의 숙련 기술 평가 기관은 39곳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호주노조는 “현재의 기술 평가 과정은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하며 투명성이 부족해 이주 노동자들이 동등한 고용 기회를 얻기 어렵다”라며 “수천 명의 사람들이 과도한 수수료, 관료주의, 기술 인식 시스템 전반에 걸친 느리고 혼란스러운 과정 등 자기 기술과 무관한 장벽으로 인해 기술 부족 문제를 메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해외 출신 엔지니어의 기술을 평가하고 인정하는 엔지니어스 오스트레일리아에 따르면 호주에서 출생한 엔지니어 중 3분의 2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반면에, 해외에서 출생한 엔지니어의 경우 절반만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단체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이민자 출신 엔지니어의 약 47%는 실직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엔지니어 오스트레일리아의 로밀리 매듀 최고경영자는 “해외 자격을 인정하는 것 외에도 주와 테러토리 간에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진정한 과제”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매듀 최고경영자는 엔지니어링 인력에 대한 혜택을 제대로 누리려면 “정부가 주와 테러토리별로 다른 라이선스와 등록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팟캐스트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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