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인 PD: 호주인의 기대 수명은 평균 83세입니다. 남성의 경우 81.2세, 여성은 85.3세라고 하는데요, 이 말은 즉 우리가 은퇴를 하는 나이가 평균 65세라고 생각한다면, 은퇴 후 20년 정도는 고정 수입이 없는 은퇴 자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더 길어질 수도 있고요.
홍태경 PD: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은퇴하려면 얼마나 필요할지 더 궁금하실 겁니다. 은퇴에 최소 100만 달러는 필요하다는 말도 들어보셨을텐데요, 물론 이상적인 은퇴 자금으로 자주 거론되는 금액일 수는 있지만 사실 모든 사람에게 맞는 완벽한 은퇴 자금이란 없을 겁니다. 편안한 은퇴 생활은 사람마다 다를테니까요.
나혜인 PD: 그렇죠. 100만 달러를 은퇴자금으로 모으기란 일반 중위소득의 사람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닌데요, 실제 편안한 은퇴에 필요한 연금은 얼마나 되는 건가요?
홍태경 PD: 호주연금기금협회(ASFA)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을 소유한 1인 가구일 경우 은퇴 수령 나이인 67세에 은퇴할 때 59만 5천 달러의 연금을 필요로 한다고 추산합니다. 또 주택 소유자인 부부가 이와 동일한 수준으로 재정적 안정을 달성하려면 69만 달러의 연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는 연금 잔액이 3만 달러인 30세 남성의 경우에는 67세에 은퇴할 때까지 중위 소득인 7만 5천 달러를 벌 경우 61만 달러의 연금을 적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젊을수록 빨리 연금을 적립을 시작하는 좋겠죠.
나혜인 PD: 하지만 실제로 은퇴를 앞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금액에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죠?
홍태경 PD: 호주 국세청에 따르면 60세에서 64세 사이의 호주인 남성의 중간 연금 잔액은 21만1,996달러, 여성은 15만8,806달러입니다. 이상적인 은퇴자금 100만 달러나 편안한 은퇴를 위한 최소 기준은 59만 5천 달러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죠.
나혜인 PD: 이렇게 은퇴 자금을 책정하는 것은 어떤 기준을 바탕으로 정해지는 건가요?
홍태경 PD: ASFA는 은퇴 기준은 건강 보험, 기본 생활비, 기타 필수 비용을 검토해 은퇴 비용을 분석합니다.
2025년 3월 분기 추정치에 따르면, 적정 수준의 자동차, 건강 보험, 해외 여행 등 '안락한 생활'을 하는 가구는 주택 소유자 부부의 경우 연간 7만3,875달러, 주택 소유자 싱글의 경우 약 5만2,383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좀 더 '소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경우, 독신의 경우 연간 지출액은 자가 주택에 거주하는 부부보다 약 1만5,000달러가 적은 4만6,663달러, 부부의 경우 6만4,259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안락한 생활’을 누리는 은퇴자보다 건강 보험, 자동차, 휴가 등에 지출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혜인 PD: 그런데 소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주택 소유자의 경우와 렌트 생활을 하고 있는 은퇴자의 경우에도 또 은퇴 후 지출액이 꽤 차이가 나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자가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 렌트 생활을 할 경우 은퇴자 부부는 연간 6만4,259달러, 싱글의 경우 약 4만6,663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가 주택이 없으면 커플의 경우에는 1만6,075달러, 싱글은 1만3,277달러가 생활비로 더 들어가는 셈이죠.
나혜인 PD: 임차인보다 주택 소유자가 은퇴 후에는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만 수치상으로 어느 정도 차이가 날지 가늠해볼 수 있겠네요.
홍태경 PD: 그래튼 연구소 주택 및 경제 안정 프로그램 조이 몰로니 부소장은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은퇴자들이 일을 그만두면 일반적으로 지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실제 은퇴 비용은 훨씬 더 낮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은퇴 전부터 은퇴 후까지 사람들의 지출 습관을 살펴보면, 은퇴 후에는 지출이 줄어들고, 은퇴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출이 점점 더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금 수급자들은 지방세, 전기 요금, 의약품 및 기타 복지 혜택에 대한 할인 혜택을 받으며, 이는 연간 수천 달러의 암묵적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자가 주택을 소유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은퇴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임차인의 상황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은퇴한 임차인들은 실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빈곤율이 상당히 높고, 보고된 재정적 스트레스 수준도 상당히 높습니다."
나혜인 PD: 그렇다면 이상적인 은퇴 저축액이 얼마일지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할텐데요, 정확한 금액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우선 이상적인 은퇴 저축 목표를 어떻게 세우면 될까요?
홍태경 PD: 이상적인 은퇴 저축 목표를 세울 때 좋은 출발점은 '편안한 은퇴'가 어떤 모습인지 아는 것입니다. 이를 파악하면 은퇴 후 필요한 금액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미리 계획을 세움으로써 미래 자산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계획도 세울 수 있죠. 목표 연금액이 모자라는 경우에는 추가 연금 기여금 납부를 통해 저축을 늘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나혜인 PD: 그럼 은퇴에 필요한 금액을 어떻게 계산해보면 좋을지 고려해야할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시죠.
홍태경 PD: 은퇴 후 필요한 연금이 얼마인지 확실하지 않다면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와 은퇴 후의 생활 방식과 지출, 그리고 은퇴 후 생활 기간 등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우선 은퇴 후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지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은퇴 후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살고 싶은지는 은퇴 후 필요한 자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은퇴는 삶의 속도를 늦추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취미를 갖거나 해외 여행처럼 그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고비용이 들어가는 일들을 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했을 때와 같은 수준의 안락함을 누리고 싶다면, 업무 관련 비용을 제외하고 그 비용을 충당하는 데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는 은퇴 후 좀 더 검소하게 살고 싶다면, 그만큼의 자금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나혜인 PD: '안락한(comfortable)' 은퇴와 '적당한(modest)’ 은퇴가 사람마다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할 기준을 정해 놓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홍태경 PD: 호주연금기금협회의 은퇴 기준은 싱글과 커플 모두에게 '적당한' 은퇴 또는 '안락한' 은퇴에 필요한 금액을 추산하기 위해 몇가지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According to estimates for the March 2025 quarter, a household with a 'comfortable lifestyle' spends $73,875 per year for a couple who own their home and about $52,383 for a single homeowner. Source: SBS
또 검소한 은퇴의 정의는 가끔씩 여가 활동을 하고 저렴한 레스토랑에서 외식 횟수는 한정되며, 배달 음식 또는 테이크어웨이 주문은 드물게 하고, 기본 차량을 소유하고 작은 사이즈 집 수리 예산을 갖고 있으며, 연 1회 국내 휴가 또는 몇 차례의 짧은 휴가를 갈 수 있고 기본 개인 건강 보험을 갖고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령 연금을 받는 은퇴자의 경우를 살펴보면 레저 활동이 전혀 없거나 저렴한 비용만 지출하며 저렴한 테이크어웨이 또는 지역의 클럽을 스페셜 메뉴를 자주 이용하고, 차량을 소유 및 수리하기에는 예산이 부족합니다. 또한 주택을 수리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없으며 매우 짧은 휴가 또는 거주 도시 내 당일치기 여행 정도를 감당할 수 있고 개인 건강 보험 없는 생활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은퇴를 위해 필요한 연금을 계산하는 것은 생활 방식과 일상 생활비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군요. 은퇴 후 어떤 생활비 목록을 고려하면 될 지 큰 틀에서 지출 분야가 나눠지네요.
홍태경 PD: 일상 생활비를 계산하려면 다음 사항을 고려하시면 됩니다.
- 식료품과 생활용품에 얼마나 지출하나요?
-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얼마나 자주 외식하나요?
- 매년 국내 또는 해외 휴가를 몇 번 가나요?
- 집에 수리가 필요한가요?
그리고 이러한 일상 생활비와 비일상적인 지출 외에도 의료비와 같은 예상치 못한 비용도 계획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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