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인 PD: 우리 주변의 경제 이슈를 쉽게 설명해 드리는 시간, 친절한 경제입니다. 호주의 집 값이 천장부지로 솟고 있다는 소식은 자주 전해드렸는데요. 특히 지난 3월에는 도메인의 부동산 보고서를 통해 시드니, 멜번, 브리즈번, 캔버라와 함께 애들레이드 주택의 중간 가격이 100만 달러를 넘었다는 소식 보도해 드린 바 있습니다. 당시 서 호주 퍼스의 집값도 곧 1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전해드렸는데요. 그 때가 곧 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메인의 최신 주택 보고서에서 퍼스의 중간 주택 가격이 내년 6월에는 약 98만 2000달러, 그리고 2026년 말에는 드디어 10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퍼스를 비롯한 호주의 주요 도시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김하늘 프로듀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하늘 프로듀서, 안녕하세요?
김하늘 PD: 네,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퍼스가 곧 호주의 '밀리언 달러 클럽'에 합류한다고요?
김하늘 PD: 네, 맞습니다. 지금까지는 시드니, 멜번,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캔버라 등 호주에서 다섯 개 도시만 중간 주택 가격이 100만 달러를 넘었는데요. 퍼스도 조만간 이 대열에 들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나혜인 PD: 그나마 퍼스는 동부 해안 대 도시에 비해서는 집 값이 저렴한 편이었는데요. 퍼스의 집값이 이렇게까지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하늘 PD: 도메인 보고서에 따르면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대출 여건이 개선됐고요. 또 서호주는 타 주에 비해 소득 증가율이 높고, 인구 증가 속도도 가장 빠른 편입니다. 이런 점들이 수요를 끌어올렸다고 분석됩니다. 퍼스는 다른 대도시에 비해 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낮은 것도 큰 장점입니다.
나혜인 PD: 사실, 상황은 다른 도시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들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호주 평균 집값이 처음으로 100만 달러를 넘어섰다는 통계도 있었죠?
김하늘 PD: 네, 올해 3월 기준으로 전국 평균 주택 가격이 100만 25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서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가 이 상승을 주도한 지역으로 분석됐습니다.
나혜인 PD: 집값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각 지역 별로 어떤 전망이 이어지고 있나요?
김하늘 PD: 네. 보고서에 따르면 시드니는 내년까지 약 7%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게 되면 중간 가격이 183만 달러에 달하게 됩니다. 멜번은 6% 상승해 111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목할 지역 중 한 곳은 브리즈번인데요. 브리즈번은 내년까지 5%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애들레이드와 캔버라는 각각 4% 인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캔버라는 여전히 2022년 최고치에는 못 미치지만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전국적으로도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거네요.
김하늘 PD: 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팬데믹 때처럼 급등하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오름세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공급 부족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데요. 건설비는 안정되고 있지만 인력 부족, 계획 인허가 지연 같은 병목 현상이 해결되지 않아 주택 공급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메인은 이 같은 공급 부족 현상이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나혜인 PD: 인구 증가세도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김하늘 PD: 맞습니다. 퍼스를 포함한 서호주의 인구는 다른 주보다 빠르게 증가해왔지만, 향후에는 다소 완화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임대 수요는 여전히 강하고, 임금 상승도 이어지고 있어 가격 상승을 계속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나혜인 PD: 정부 차원의 대책도 나오고 있다고요?
김하늘 PD: 네. 특히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출 보증 보험(Lenders Mortgage Insurance)을 면제해주거나, 적은 보증금으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부의 지원 정책은 특히 퍼스처럼 상대적으로 집값이 아직 낮은 지역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연방정부는 2029년 중반까지 120만 채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고, 'Help to Buy' 정책을 통해 정부가 집을 공동 구매하는 방식의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올해 금리가 인하됐는데, 이 부분도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김하늘 PD: 네. 그렇습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인데요. 부동산 시장 분석가인 팀 로리스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떨어지고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게 되면 주택 시장에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나혜인 PD: 그렇군요. 그러면 금리가 얼마나 인하될 때 집값은 어느 정도까지 오르는지 구체적으로도 알 수 있나요?
김하늘 PD: 네. 부동산 업체 도메인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초까지 기준 금리가 추가로 1.5% 인하될 경우에 향후 2년 안에 집값이 최대 12% 급등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나혜인 PD: 그렇군요. 금리가 집값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지금 호주의 금리는 어느 정도고, 다음 통화정책 회의는 언제인가요?
김하늘 PD: 호주중앙은행은 지난 5월에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 인하해 현재 호주의 기준 금리는 3.85%를 기록 중입니다. 금융 시장은 현재 호주중앙은행이 7월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기준 금리를 낮출 확률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8월 통화정책 회의에서도 또다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 역시 약 70%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 통화정책회의는 7월 7일과 8일에 열리는데요, 일부 경제학자는 7월은 추가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기에 너무 이르다며, 8월에 기준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측합니다. 구체적으로 AM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셰인 올리버는 7월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8월, 11월, 2월에 각각 0.25%씩 인하해 기준 금리가 3.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언급 한 바 있습니다.
나혜인 PD: 네. 앞으로 7, 8월에 또 금리가 인하될지, 그래서 집값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겠네요. 또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는 어떤 게 있을까요?
김하늘 PD: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트럼프 관세 정책과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 등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 소비 심리가 위축돼 수요가 줄 수도 있습니다. 또 공급 병목 현상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는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인구 이동, 글로벌 경제 상황도 함께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그렇다면 앞으로 정부의 대응이 더 중요해질 것 같은데요?
김하늘 PD: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환영하지만, 수요를 따라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입이 높은 직장을 가진 사람조차도 10년 동안 세후 소득의 15%를 저축해도 중간 가격대의 주택 계약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시드니의 경우, 2014년에 15만 4000달러의 계약금이 필요했지만, 10년간 12만 6000달러를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5만 5000달러가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나혜인 PD: 정말 충격적인 수치네요.
김하늘 PD: 그렇습니다. 저축을 해도 집값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시드니에선 10년을 저축했지만 목표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12년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이렇다 보니 부모의 도움이나 파트너의 수입 없이는 집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모든 상황 뒤엔 25년간의 세제 정책, 특히 부동산 투자에 유리한 자본이득세 감면과 네거티브 기어링이 한몫했다는 비판도 큽니다. 이로 인한 세금 손실이 연간 120억 달러에 달하고, 그중 72억 달러는 상위 10%의 고소득층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입니다.
나혜인 PD: 그렇다면 결국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는 이야기로 들리네요.
김하늘 PD: 맞습니다. 연방 정부가 주거 안정과 주택 구매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주택 문제를 건강, 교육, 환경처럼 국가의 핵심 의제로 다루는 만큼, 이제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나혜인 PD: 네. 오늘 친절한 경제에서는 퍼스의 중간 주택 가격이 곧 100만 달러를 육박할 것이라는 내용 살펴봤고요. 퍼스를 포함 호주 내 대 도시의 집값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을 다시 한번 들여다 봤습니다. 김하늘 프로듀서 고생하셨습니다.
김하늘 PD: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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