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부는 한국어 교육 열풍(2) 호주 대학에서 한국어 학교까지

Korean bilingual program at the Campsie public school

Korean bilingual program at the Campsie public school Source: SBS Korean

호주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과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만나봅니다.


The SBS National Languages Competition 2019 is an SBS Radio initiative to encourage and celebrate a love of learning languages in Australia. Visit sbs.com.au/nlc19 to enter.

최근 호주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2019년 모내시 대학교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러너업 상을 받은 엔시렁 양은 케이팝과 케이 드라마가 한국어 학습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런닝맨, 주간 아이돌, 무한도전과 같은 프로그램들은 제가 가끔 미친 사람처럼 웃게 만들어 주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한국 프로그램을 봤을 때 가장 짜증 나는 점은 바로 번역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고 영어 번역 없이 한국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싶습니다. “

호주 대학에서의 한국어 수강 급증

모내시 대학교와 멜버른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아담 즈왑닉 박사는 “지난 몇 년 동안 호주에서 한국어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학 특히 그중에서 한국어 학습의 인기가 몇 년 전부터 한류 열풍으로 급등해 왔는데요. 올해 모내시 대학교에서 한국학 전공자와 한국어 과목에 등록한 학생의 수가 모내시 대학교 한국학과 창립 이후 사상 최다였고요. 제가 이번 학기에 강사로써 활동하는 멜번대학교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한국어 초급  과목도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캠시 초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사로 일하는 유은영 선생님도 한류 열풍이 호주의 한국어 교육 열풍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전 세계에 한류 열풍이 불고 있고 실제로 한국어 능력 시험에 참가하는 인원수도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시드니 대학교에도 올해 한국어 기본 코스에 등록한 학생들이 300명이 넘었거든요. 그런데 이 수요를 저희가 다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저희가 알고 있어요.”

모내시 대학교에 다니는 키이스 군은 황재현이라는 한국 이름까지 있는데요.  처음 한국어를 배우게 된 것은 케이팝이 좋아서 였다고 말합니다.

“저는 2011년 어느 날 학교에서 친구가 샤이니의 닝닝동을 보고 있었는데 그 경쾌한 음악 소리 때문에 끌렸습니다. 그래서 음악을 듣다 보니 좋아하는 아이돌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다 알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멜버른 대학교에 다니는 힐지 푸트라 락사나 군 역시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자신의 전공인 정치 외교학에 한국어 실력을 접목해 장래 직업을 갖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한류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케이팝이나 드라마를 보고 좋아했는데요. 처음에는 그런 이유 때문에 시작했는지 몰라도 나중에는 계속했던 이유가 제 친구들이 한국인 친구들이 많았고 그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었고 또 저는 제 전공이 정치 외교학과이다 보니까 한국과 한국의 정치와 국제 관계에 대해서 관심이 있어서 한국어를 더 배우고 싶었다고 생각을 했죠.”

힐지 군은 한국어 실력을 더욱 키워서 장래에는 훌륭한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평상시에는 한국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너무 좋고요. 저는 제 꿈이 외교관이 되는 것이라서 아무래도 이제 한국어를 배웠던 게 그 일에 너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제 앞으로는 계속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한국어도 사용할 것 같습니다.”
Dr Adam Zulawnik and students at the 2nd Monash University Annual Korean Speech Contest 2019
Dr Adam Zulawnik and students at the 2nd Monash University Annual Korean Speech Contest 2019 Source: SBS Korean

호주 공립 학교의 한국어 교육 열기

호주에서 한국어 교육 열풍이 부는 데는 교육 현장에서 발로 뛰는 한국어 교사의 노력이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시드니에 있는 캠시 공립 초등학교의 유은영 선생님은 어느 날 라디오 방송을 듣다 정부의 새로운 다문화 교육 정책을 알게 됐고, 곧 바로 학교의 교장 선생님을 찾아갔다고 말합니다.

“저는 한국에 있을 때도 초등학교 교사였고요. 호주에 이민 온 이후로 호주 초등학교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었어요. 당시에 뉴사우스웨일즈 주 교육 장관께서 앞으로 뉴사우스웨일즈 주에서도 이중 언어 교육을 하겠다는 발표를 듣고 그날로 교장, 교감 선생님한테 말씀을 드리고 한국어 이중 언어 프로그램을 우리 학교에서 한번 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말씀을 드렸죠”

호주의 공립 초등학교가  한국어로 정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한인 동포에게 정말 반가운 소식인데요. 유은영 선생님은 10년 전 한국어 이중 언어반이 개설되기 전 상황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제가 적극적으로 나선 부분은 제가 다행히 그날 라디오에서 뉴스를 들었기 때문이고요. 당시에 21세기 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 호주에서 제2외국어를 공부하는 것, 그리고 제2외국어 중에서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면 우리 호주 학생들이 유치원에서부터 12학년 졸업할 때 아시아도 알게 되고, 영어는 물론 잘하게 되고, 그래서 글로벌화된 세계에 나가서 아시아 언어권에 언어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역량을 21세기 형 인재로써 발휘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가 있었기 때문에 저희 학교 같은 이중 언어 학교가 생기게 된 계기였죠.”

캠시 공립 초등학교가 한국어 이중 언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결정했지만, 호주에서는 처음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도입하다 보니 난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캠시 공립초등학교의 사라 존스 교감 선생님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는 너무나 어려웠어요. 멋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 일을 실행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었죠. 이중 언어반을 갖고 있는 멜버른에 있는 학교도 방문했는데요. 하지만 우리가 계획하는 한국어 이중 언어반은 이전에 다른 학교가 운영했던 이중 언어반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도전이 됐던 점은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일과 프로그램과 자원을 확보하는 일이었죠.  호주와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교육 과정에 맞는 한국어 교육 자료는 전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 선생님들의 도전이 엄청났고, 이 일에 들이는 시간 역시 엄청났습니다.”

유은영 선생님은 한국어 이중 언어반을 시작하기에 앞서 전 세계의 교육 자료를 모두 찾아봤다고 말했는데요. 결국 이 학교가 선택한 방식은 단순히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를 사용하며 학교의 정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초반에 힘들었던 것은 저희도 이걸 처음 해 보는 거잖아요? 한국어 이중 언어 학교를 전 세계에서 모두 뒤져봤거든요?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하면서요”

“그러면서 찾은 것이 가장 효과가 있다고 학계에서 연구를 통해서 결과 보고가 나온 것을 찾아보니까 클릴 교수법이라고 있더라고요. Content and language integrated learning  즉  클릴(CLIL)이라고 하는데요. 잘 알려진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 중에서 하나 일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 외국어 교육을 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교수법이라고 알려진 교수법이거든요. 그 교수법이 뭐냐 하면 교과 과정의 내용을 한국어로 전달하는 거예요”
유은영 선생님은 단순한 한국어 가르치기가 아니라 한국어로 학교 정규 수업을 진행했을 때 학생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고 말합니다.

“기존의 언어 교육 방식으로 했을 경우에는 21세기 형으로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약간 암기 위주의 교육이 될 수 있죠. 클릴 교수법으로 가르치게 되면 교과 내용을 배우면서 한국어를 동시에 저절로 배우게 되는 그런 방법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잘 듣지 않고 잘 보지 않으면 이해를 못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집중력이 더 올라가고요, 그러니까 교과 과정은 교과 과정대로 배우면서 결국에는 한국어 언어 능력도 같이 따라오는 방법이 됩니다.”

“아이들 흥미 유발에도 좋고 공부 시간에도 집중력이 올라가고 결과 또한 좋다는 것을 제가 많이 봐 왔습니다.”
Teacher Eun Yeong Yoo and students on the Korean bilingual class at Campsie public school
Teacher Eun Yeong Yoo and students on the Korean bilingual class at Campsie public school Source: SBS Korean

주말 한국어 학교의 역할

호주에는 최근 들어 주말 한국어 학교를 찾는 호주인과 한인 동포 자녀의 수도 늘고 있습니다.

멜버른 한국어 학교에서 한국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수영 선생님은 몇 년 전에 비해 한국어를 배우려는 호주인들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합니다.

“제가 처음에 왔을 때는 제가 알기로는 반이 3-4개밖에 안됐는데 지금은 저희가 6반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학생들 레벨에 따라서 시작반부터 초급반, 중급반도 2개로 나뉘고, 그리고 고급 반도 있어요. 고급반 학생들은 공부한 지 상당히 오래된 학생들이라 말도 유창하게 잘하는 편이죠.”

김수영 선생님은 한국에서 한국어 교사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법조계에서 일했던 김수영 선생님이 호주에 와서 한국어 선생님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한국에서는 법조계에서 일을 했고요. 지금은 주 중에 소셜 워커로 일을 하고 주말 토요일에는 한국어 학교에 와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가르치는 일을 너무 좋아하고요. 그리고 저도 언어 공부를 좋아해요. 그래서 한국에서 다른 일할 때도 중국어 공부를 꾸준히 했고 저도 그런 배우는 즐거움을 알다 보니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어요. 이 일은 한국 커뮤니티에 대한 일종의 봉사가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 이유로 한국어 학교에서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김수영 선생님은 한국어 학교가 최근 들어 한국 문화의 거점 역할을 한다고 진단합니다.

“한국 문화의 거점처럼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러 저희 학교에 와요. 학생들은 보통 한국인 파트너가 있다거나, 아니면 케이팝, 케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아시아 출신의 학생들도 많고요. 호주 안에서도 점점 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까 호주에서 자란 학생들도 많이 오는 것 같아요.”
Teacher Sue Young Kim and students at the Korean language school of Melbourne
Teacher Sue Young Kim and students at the Korean language school of Melbourne Source: SBS Korean
김수영 선생님은 자신이 가르친 호주 학생들이 자신의 직장 경력에 한국을 연결하려는 노력을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는데요.

멜버른 한국어 학교를 다니는 비너스 씨는 나중에 한국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비너스입니다. 원래 홍콩 사람인데 지금은 대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어렸을 때 홍콩에서 대장금 드라마를 보고 한국의 음식에 많은 관심이 있었어요…. 한국과 관련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문화 쪽 일, 아니면 한국 클라이언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같은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캔지 씨는 나중에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캔지입니다. 저는 말레이시아 사람인데 뉴질랜드에서 태어났어요. 처음에는 케이팝을 많이 좋아했고 계속 한국어를 공부한 것은 한국 문화와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입니다. 잘하면 저는 한국에 살고 싶어요”

김수영 선생님은 한국어 학교에 온 호주 친구들이 한국에 대해 알아가고 한국어를 배운 후 더욱 행복해졌다는 말을 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제가 가르쳤던 어떤 학생들은 한국으로 유학을 가기도 하고요, 직장 경력에서 한국을 연결하는 옵션을 생각하기도 하고요. 어떤 학생이 저한테 ‘한국어 학교 다니고 나서 이제 행복해졌어요’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그때 가장 보람되다고 느꼈어요.”

상단의 오디오 다시듣기(팟캐스트)를 클릭하시면 방송을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2019 SBS 전국 언어 경시대회가 8월 26일부터 9월 29일까지 진행됩니다. 참여 전 꼭 알고 있어야 할 주요 사항들을 점검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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