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2021 센서스 결과 원주민 정체성이라고 밝힌 사람 25% 증가
- 원주민 지역사회 "심각한 문제 초래할 수 있다" 우려
- SBS TV 'Insight', NITV와 특별 공동 제작 "원주민 정체성(Indigenous Identity)" 방영
주양중 PD (이하 진행자): 호주 전역의 원주민(First Nations) 지역 사회가 원주민계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유입에 대처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원주민 커뮤니티 지도자들은 원주민임을 자처하는 문제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이번 주 방송된 SBS 인사이트에서는 이와 관련한 심도 깊은 토론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 내용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 짚어봅니다. (인사) 2021 센서스 결과 원주민 인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죠?
홍태경 PD (이하 홍PD): 202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어느 때보다 많은 호주인들이 퍼스트 네이션스(First Nations), 즉 원주민의 정체성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호주의 원주민 인구는 5년 전의 센서스 인구 조사 당시보다 25% 증가했는데요, 2016년과 2021년 5년 사이에 호주 총 인구가 8.6% 증가한 것과 비교해 보면 25% 증가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수치라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원주민이 아닌 삶을 살아오다 뒤늦게 ‘나는 원주민이다’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은 무언가 기준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정부에서 원주민 출신을 구분하고 있는 기준이 있는 건가요?
홍PD: 연방정부가 원주민을 구분하고 있는 세 가지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주민의 후손인 경우, 원주민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가진 경우, 등록된 원주민 단체가 원주민임을 허용한 경우입니다. 즉 인구조사에서 스스로 자기 정체성을 원주민이라고 밝히면 원주민으로 인정된다는 허점이 있는데요,
(호주 원주민)인구가 실제로 30만 명 정도 적어야 한다는 데이터가 있다.Suzanne Ingram
잉그램 씨는 퍼스트 네이션스 인구 조사에서 출산율 이상으로 증가한 인구 수치의 타당성에 비판을 제기하면서 만약 스스로 자신이 원주민이라고 답한 81만2,728명 중 새로 추가된 집단을 대상으로 앞서 언급한 3가지 식별 기준을 적용한다면 "[원주민 인구]는 실제로 약 30만 명 더 적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데이터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잉그램 씨는 더 큰 문제는 개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가짜’ 문화적 정체성인지 구분할 수 있는 배경지식 또는 자격을 갖추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잘못된 의사표현을 거르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는 비원주민 "조력자들"에게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제는 호주인들이 의문을 갖고 생각해 볼 때이며, 그렇지 않으면 호주 원주민들의 존재감은 소멸하게 될 것이라고 잉그램 씨는 우려했습니다.
이것은 호주인들이 정말 자신에게 의문을 갖기 시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호주 원주민들의 존재감이 사라질 것이다.Suzanne Ingram
진행자: 어떤 여과없이 정체성 변환을 수용하는 인구조사의 허점을 노리는 것이군요.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홍PD: 그렇습니다. 호주원주민의 식민 이전 시대 농업 및 건축 등 생활 기록과 식민 기록 등을 재조명한 책 다크 에뮤(Dark Emu)의 저자인 브루스 파스코 멜버른대 교수도 잉그램 씨의 말에 같은 의견을 표했는데요, 파스코 교수는 수십 년 전 유인(Yuin), 부누롱(Bunurong), 태즈매니아 사람(Tasmanian)을 식별하기 시작한 이후 퍼스트 네이션스 커뮤니티가 극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원주민 사칭은 심각한 문제라는 데 동의했습니다.

Bruce Pascoe Credit: courtesy of NITV
"내가 목격한 바로는 최근 원주민 정체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소득과 연관이 있거나 보통 어두운 피부색이 아닌 사람들이기 때문에 습득할 수 있었던 교육을 받았으며 지역 원주민 정치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나는 이 사람들이 권력을 차지하고 말 그대로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는 노인과 여성 모두를 차별대우 하는 것을 봤다.Bruce Pascoe
파스코 교수는 또 자신들의 전통과 유산을 교육을 통해 알고 있거나 나중에 알게 된 사람들이 원주민 유산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을 따돌리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들이 권력을 차지하고 말 그대로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노인과 여성들을 차별하기도 한다"고 파스코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파스코 교수 자신도 또한 그의 문화적 정체성이 “가짜”라고 주장하는 일각의 비판에 직면해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항상 도전을 받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그는 답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러한 인종 변환 현상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은 원주민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인사이트’에서는 또 어떤 주장이 이어졌나요?
홍PD: 요르타 요르타족 원주민 출신이자 빼앗긴 세대의 구성원을 지지하는 단체인 힐링 재단(Healing Foundation)의 이안 햄 이사도 원주민 인구 증가에 대해 비슷한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몇 가지 제시한 우려 사항들로는 "이렇게 엄청난 인구 성장률을 보인 2022년 데이터 자료를 제외하면 원주민들의 평균 수명은 얼마나 됩니까? 앞으로 기대 수명은 어느 쪽으로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까요?", "이렇게 원주민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등의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Dr Stephen Hagan, a Kullilli man from Queensland said the burden of proof “is not [upon] those people claiming to be Aboriginal."
사람들은 우리의 고통 속에서 부자가 되고 있다.Dr Stephen Hagan
진행자: 이렇게 비원주민으로 살아온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갑자기 원주민이라고 바꾸는 것을 보면 어떤 이유나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홍PD: 헤이건 박사는 "그들은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법정 선언에 서명할 수 있고 서명을 하면 원주민 정체성을 갖는 것이다. 또 그들이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 20만 달러 연봉의 일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원주민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호주의 많은 회사와 조직에서 고위직을 차지하며 매우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한다는 것인데요, 호주 원주민의 역사적 아픔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편취해 부자가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조직에 들어오는 가짜 원주민이 증가하고 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백인들이며 원주민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통제하고 있고 이러한 조직에서 나오는 정책마저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Pambalong woman Kumarah Kelly, CEO of Awabakal Local Aboriginal Corporation, with her father and Community Elder, Dr Ray Kelly. Kumarah Kelly calls out some newly-identifying people as “false Aboriginals” who she claims are “misrepresenting cultural knowledge and practices”.
주 전역에 가짜 원주민들이 있다.Kumarah Kelly
"일부 사람들이 유물과 성지 보호를 위한 문화 유적 조사에 원주민 패널로 참여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하루에 1500달러를 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그런 문화적 배경 지식을 얻을 수 있을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40대 후반이 됐을 때 당신이 원주민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원주민 문화 배경을 소유하고 있을 리가 없다. 왜냐하면 당신의 커뮤니티 구성원으로부터 문화적 자산을 전수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Kumarah as a child, sitting on her grandfather, Ray Kelly Senior's lap. Ray Kelly Senior is known for his work identifying sacred sites in New South Wales.
진행자: 그렇군요.원주민 문화와 유산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기준을 위해서는 기존의 세 가지 원주민 구분 기준은 신뢰성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원주민 정체성(Indigenous Identity)"를 주제를 바탕으로 왜 원주민 사칭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인지 함께 짚어봤는데요, 더 자세한 내용은 SBS 인사이트 홈페이지나 SBS On Demand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