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NSW 주 주립 미술관 설치미술 ‘마음의 기하학’ 전시하는 '개념 미술가' 김수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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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주 주립 미술관 신관에 전시된 한국 김수자 작가의 대형 설치 미술 작품 '마음의 기하학(Archive of Mind)'

‘보따리 트럭’, ‘바늘 여인’으로 잘 알려진 한국 김수자의 대형 설치미술 작품 ‘마음의 기하학’은 관객이 직접 진흙으로 구를 만드는 행위에 참여함으로써 마음을 비우는 과정을 체험하게 한다.


Key Points
  • NSW 주 주립 미술관, ‘시드니 모던 프로젝트’통해 새롭게 증축한 신관 공개
  • 한국 김수자 작가의 ‘마음의 기하학’, 구본창 작가의 ‘달 항아리’사진 작품 전시
  • 대형 설치 미술 작품 ‘마음의 기하학’, 관객이 직접 찰흙으로 구를 만드는 참여형 작품
  • 김수자 작가, “관객들이 모서리 깎는 구를 만드는 것, 마음 비우는 과정 체험하는 것”
나혜인 피디: NSW 주 주립 미술관에 새롭게 증축된 신관에 한국 김수자 작가의 대형 설치 미술 작품 ‘마음의 기하학(Archive of Mind)’이 전시됩니다. ‘마음의 기하학’은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개입하는 참여형 워크숍인데요. ‘보따리 트럭’, ‘바늘 여인’으로 잘 알려진 김수자 작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설치 미술가이자, 개념 미술가이죠. 신관 개관식에 맞춰 시드니를 방문한 김수자 작가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수자 작가: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 New Building Opening Night
SYDNEY, AUSTRALIA - NOVEMBER 30: Kimsooja and Jaeho Chong arrives at the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 new building opening night on November 30, 2022 in Sydney, Australia. (Photo by Brendon Thorne/Getty Images for Art Gallery of NSW) NSW 주 주립 미술관 신관 개관식에 참석한 김수자 작가와 아들 정재호 씨 Credit: Brendon Thorne/Getty Images for Art Gallery of NSW
나혜인 피디: 반갑습니다. 작가님, 먼저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NSW 주 주립 미술관에 ‘마음의 기하학’이 전시되는 것에 대한 소감부터 여쭙겠습니다.

김수자 작가: 네. 아무래도 제가 사실 시드니에는 한번 컬렉션으로서 ‘바늘 여인’이 NSW 갤러리에서 보인 적은 있는데 이번에 이렇게 시드니 모던 빌딩이 완공되면서 그랜드 오프닝을 위에서 이렇게 ‘마음의 기하학’을 선보이게 돼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또 그 갤러리에 가장 메인 스페이스를 갤러리에서 또 이렇게 제공해 주셔서 많은 교민들과 또 호주 아트 러버들과 교류하게 돼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피디: 직접 이제 개관식에 참석하셔서 작품이 전시된 걸 보셨죠. 어떠셨나요?

김수자 작가: 일단은 시드니 모던 빌딩 프로젝이 굉장히 인상적이고요. 디자인이 굉장히 투명하고 또 유동적이고요 또 뭐랄까? 이렇게 다른 레벨로 이동하는 그런 요소들이 많아서 굉장히 새로운 어떤 미술관의 어떤 형태를 보여주는 호주 NSW 갤러리의 어떤 인터내셔널 한 어떤 포지셔닝을 새로 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그런 빌딩과 미술관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은 그게 어떤 인터내셔널한 그런 맵에서 봤을 때 굉장히 중요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어서 여기서 주요 공간에서 보이고 또 관객 참여를 함께 하게 되는 것은 굉장히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또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나혜인 피디: 네. 이제 NSW 주 주립 미술관의 새롭게 증축되는 신관에 전시되는 작가님의 작품 ‘마음의 기하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마음의 기하학’을 보러 가시는 분들은 먼저 지름 19m에 달하는 거대한 테이블을 맞닥뜨리게 되는데요. 이 전시는 그저 보는 전시가 아닙니다.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게 되는데요. 찰흙 덩어리를 가지고 동그란 구를 만들면서 스스로 비우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관객들은 작품을 그저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서 어떤 경험을 하는 것이 기대되나요?

김수자 작가: 이 작품은 일단 말씀하신 대로 19m 그리고 거의 12m에 달하는 어떤 타원형 우든 테이블 앉아서 주어진 네 가지 색깔에 클레이를 한 줌씩 지고 와서 테이블에 앉아서 그거를 이제 말하자면은 굴리는 작업해서 하나의 진흙 구를 만드는 프로세스인데요. 사실 우리가 현대를 살아가면서 사실 흙을 만지는 경험을 거의 잘 못하고 있잖아요.

나혜인 피디: 그렇죠 어릴 때가 아니면 사실 그런 기회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살면서…

김수자 작가: 그래서 일단은 제가 처음 흙을 만졌을 때 다시 만졌을 때의 어떤 촉감이나 어떤 온도 그리고 그 땅의 어떤 느낌 이런 것들이 굉장히 새롭고 의미 있게 느껴졌고요. 근데 그런 것들을 또 모든 관객들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고요. 또 이런 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실 구를 만든다고 하면 많은 부분 이제 우리의 손바닥을 양 손바닥을 이제 움직이면서 돌리면서 구를 공 굴리는데요. 처음에 진흙을 받았을 때는 어느 정도 모가 난 모든 코너 부분들을 그 축을, 중심 축을 따라서 서로 이렇게 중심으로 향하게 밀어주면서 말하자면 바깥에 각이 진 모든 모서리를 모든 방향으로 다 균일하게 힘을 줘서 유지를 했을 때 구라는 게 만들어지는 그래서 이것을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 자체의 어떤 기하학의 원리가 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고요. 그런 어떤 물질적이고 또 물리적인 어떤 만드는 과정을 통해서 어떻게 보면 우리가 이제 중심을 향해서 집중하게 되고 집중하는 기간 동안 우리 마음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많은 생각들 그것이 일상의 즐거움이 될 수도 있고 또 괴로움 또 슬픈 생각 또 걱정스러운 생각 또 모든 그런 일상적인 그런 흘러가는 그런 생각들을 그 속에 어떤 의미에서는 담는다고 봐요. 그래서 그런 일상의 어떤 그런 생각들을 일어나면 어떤 의미에서 내려놓고 또 여기 이 활동에 몰두하는 순간 그 시간 동안에 구는 점점 형성이 되고 이 구가 형성되면서 깎아지는 그리고 이렇게 조성되는 모서리의 어떤 부드러운 곡선들 그런 조성과 함께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마음도 모난 부분들이 합해지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해요. 그리고 이 구가 만들어졌을 때 어떤 의미에서는 그 시간 동안 우리가 마음을 비우게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우리 마음속에는 어떤 보이드가 생긴다. 어떤 구의 구와 같은 어떤 구가 만들어낸 만큼이나 우리 마음 속에는 어떤 보이드 그리고 허 그리고 빈 공간이 생긴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건 이제 직접 오셔서 체험을 가족들과 함께 이렇게 해 주시면은 아주 좋을 것 같고요. 그런 아주 물리적이고 또 기하학적인 그런 그렇지만 또 굉장히 촉각적이고 이런 모든 과정을 통해서 굉장히 또 명상적이고 영적인 그런 마음의 상태 그런 상태를 저는 사실 경험하게 하고 싶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이제 이 작업에 숨어 있는 어떤 백그라운드라고 그럴까요. 내부 구조… 그렇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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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주 주립 미술관 '마음의 기하학' 작품에 참여하는 관객들
나혜인 피디: 뭔가 일상생활 속에서 좀 고요를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을 해주시니까 더 많은 의미가 굉장히 무의식적인 행위에서 좀 발견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작가님께서 과거에 말씀하셨던 것들 가운데 “아티스트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미리 존재하는 것에서 이미 존재하는 것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씀이 있었는데요.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일상의 많은 부분을 좀 관찰하지 않으실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너무나 익숙한 일상생활에서 좀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으신지요?

김수자 작가: 글쎄요. 그거는 어떤 개인의 경험이나 또 어떤 문맥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어느 순간 그동안 너무나 흔히 보아왔던 어떤 물체나 주변의 어떤 일상 속의 어떤 오브제가 새롭게 보이는 경우가 있어요. 보따리가 그랬는데요. 제가 늘 보따리 작업도 하고 또 천을 이불보를 다루고 하면서 옷과 함께 제 스튜디오에서 늘 보고 있었던 것이지만 92년도에 제가 PS1 뉴욕 지금은 뉴욕 MoMA PS1이 됐는데요. 거기에 레지던시 프로그램에서 일을 하면서 스튜디오에 놓여 있던 빨간 보따리가 하나 있었어요. 제가 물론 사용하던 보따리였지만 그 이전에는 무슨 물건을 쌓아놓기 위한 보따리일 뿐이었어요. 사실은 그 안에 제가 그 헌 옷들을 싸고 있었으니까요. 그랬는데 어느 순간 제가 이렇게 고개를 돌렸는데 거기에 붉은 보따리가 하나 있는 거예요. 근데 그 보따리는 전에 보던 보따리와는 전혀 다른 보따리로 보이게 된 거죠. 그래서 그것이 단지 하나의 일상적인 보따리 흔히 존재하는 우리의 일상의 보따리가 아닌 하나의 오브제 그렇지만 그것이 하나의 조각이 되기도 할 수 있고 또는 그것 자체가 하나의 페인팅이기도 한 그런 하나의 오브제로 보이는 거예요. 그 안에 이를테면 보통은 우리가 보자기를 산다고 하죠. 그래서 네 귀를 모서리를 묶어서 두 개의 어떤 매듭을 만들잖아요. 그렇게 해서 그것이 보따리라는 삼차원적인 어떤 조각품 내지는 형태의 어떤 오브제가 형성이 되는데 그 행위의 모든 과정이 어떤 이불보 저는 이제 조각보를 사용한 적은 없고요. 항상 이불보를 사용합니다. 하나의 삶의 하나의 프레임으로서 근데 그 이불보를 싸매는 사이트 자체는 그런 어떤 이불보 싸매는 행위 자체는 하나의 페인팅의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어요. 하나의 캔버스처럼 하지만 그게 3차원 화 되면서 묶여지고 그 안에 오브제의 다른 헌 옷들이 쌓여지면서 3차원 화돼서 조각으로 변신하고 또 그것이 어떤 우리 삶의 어떤 본질적인 어떤 장소성이라든가 일상성 그리고 이동성 그리고 어떤 삶의 어떤 비상 상태 말하자면 전쟁이라든가 이민이라든가 아니면 또 난민의 어떤 삶을 대표하는 그런 오브제로서 그런 의미 그리고 우리가 또 보따리를 이불보로써 싼다는 것을 통해서 우리의 삶과 죽음을 싸매는 싸매고 푸는 작업 그런 작업들까지도 이제 그 의미들이 확장되고 그렇게 된 것이죠. 그러니까 그 순간은 굉장히 짧은 순간 번개처럼 이렇게 다가오는데요. 저는 아마도 아티스트의 어떤 독특한 어떤 영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역시는 제가 이제껏 해온 작업과 연관해서 어떤 문맥이 있었기 때문에 그 그 지점에 다 닿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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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주 주립 미술관 '마음의 기하' 전시에 참여 중인 관객들
나혜인 피디: 다음에는 어떤 영감을 또 받으실지 또 어떤 오브제가 새롭게 등장할지 굉장히 궁금한데요. 작가님 끝으로 뉴스 아트 갤러리 이번 작품 기다리시는 많은 분들 계실 것 같습니다. 관객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수자 작가: 네. 저는 정말 함께 가족분들이 오셔서 이 ‘마음의 기하학’을 경험하시고 또 손의 흙을 다시 쥐어보고 또 만지고 체험하는 그리고 또 그런 어떤 사색적인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시면서 각자의 어떤 작은 마음의 덩어리들을 만들어서 테이블 위에 놓고 가신다면 그것이 이제 본인에게는 하나의 마음을 내려놓는 행위도 될 수 있지만 또 그것이 하나의 작업으로서 형성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또 이 ‘마음의 기하학’이라는 마음의 갤럭시에 작은 하나의 소우주를 만들어 놓고 가신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참여하셔서 경험하시고 또 좋은 경험과 기억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나혜인 피디: 한국의 대표적인 설치 미술가이자 개념 미술가인 김수자 작가님 오늘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수자 작가: 감사합니다.
Staircase by Do Ho Suh
서도호 작가의 대표적 설치 작업, '계단'(Stair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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