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라 번역가
- 2017년 편혜영 작가의 소설 ‘홀’ 번역으로 셜리 잭슨 상 수상
- 2019년 황석영 작가의 ‘해 질 무렵’으로 맨부커상 국제부문 후보 선정
- 2019년 김언수 작가의 ‘설계자들’로 제17회 한국번역문학상 수상
- 한국계 어머니와 미국계 아버지를 두며 이중언어 구사
- 한국에 거주하면서 전문 문학 번역가로 활동
나혜인 피디: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숨은 공신. 바로 주요 작품을 번역하는 전문 번역가입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과 해외문화홍보원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한국의 김소라 번역가를 초청해 문학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데요. 김소라 번역가는 2017년 편혜영의 ‘홀’로 셜리 잭슨상 수상, 2019년 황석영의 ‘해 질 무렵’으로 맨부커상 국제부문 후보 선정, 같은 해 김언수의 ‘설계자들’ 번역으로 제17회 한국번역문학상을 수상한 한국의 대표적인 번역가입니다. 김소라 번역가 오늘 저희 SBS 한국어 프로그램 스튜디오에서 만났습니다. 김소라 번역가 님, 안녕하세요?
김소라 번역가: 네. 안녕하세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혜인 피디: 호주는 이번이 처음이신가요? 며칠 되지 않으셨지만 호주에 대한 인상은 어떠신지요?
김소라 번역가: 네 처음. 왔는데요. 아직은 많이 못 봤지만 인상 좋고 경지도 너무 좋고요 아기들도 데리고 왔는데 아이들과 여행하기에는 좋은 것 같아요.
나혜인 피디: 특히 아이들과 같이 있을 때 좀 배려를 많이 해준다는 느낌도 좀 받으실 것 같아요.
김소라 번역가: 맞아요.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도 편하고 특히 놀이터 많아서 그리고 한국 놀이터랑 달라서 첫 째가 신나게 놀았어요.
나혜인 피디: 몇 살인가요?
김소라 번역가: 만 4살이에요. 4살…
나혜인 피디: 아주 활발하게 뛰어놓은 나이네요.
김소라 번역가: 네.
나혜인 피디: 번역가이시기 때문에 한국말도 잘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너무나 유창하게 하십니다. 영어와 한국어 어느 정도 구사하시는지 좀 궁금한데요. 이렇게 두 언어를 잘 구사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김소라 번역가: 네 뭐 아무래도 영어가 아직 더 변하긴 한데요. 그리고 그 둘 다 피운 계기는 저희 엄마가 한국 사람이라서 어릴 때 그냥 들으면서 자랐는데 근데 어릴 때는 제가 자주 하는 농담이 있는데 엄마가 화날 때 네 제가 잘못했을 때 그때는 한국말을 많이 들었어요. 근데 그래도 미국에서 학교도 다니고 그래서 집에서만 한국말 듣고 그 외에는 못 써서 아무래도 제가 나중에 대학교 가서 한국어 수업을 들으면서 그때부터 대화도 가능해졌고 그리고 한국 가서 생활해보니까 책 보는 것도 시작, 물론 번역도 그때는 한국에서 살면서…
나혜인 피디: 지금은 그러면 한국에서 생활하고 계시나요?
김소라 번역가: 계속 살고 있어요.
나혜인 피디: 네. 얼마나 되셨어요. 한국에?
김소라 번역가: 이제는 한 15년 넘었어요.
나혜인 피디: 이제는 너무 자유자재로 한국말 하시겠어요.
김소라 번역가: 그래도 서툴러요. 준비하기가…
나혜인 피디: 사실 저희가 어렸을 때 집에서만 쓰는 한국말이랑 일상생활에서 또 일하면서 쓰는 한국말은 굉장히 큰 차이가 있죠?
김소라 번역가: 맞아요. 집에서 하는 거랑 그때 들었던 한국어랑 그 책에서 만나는 한국어는 또 달라요.
김소라 번역가 Credit: SBS Korean program
김소라 번역가: 번역자 되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는데요. 한국에서 데뷔하는 번역자들이 보통 그 문학 번역 콘테스트 같은 거 해서 그거 상을 타면 대회에서 네 시작 할 수도 있고 그런데 보통 출판하려면 사실 뭐 상을 다거나 수업 듣거나 그런 거 필요 없고 그냥 예를 들면 뭐 단편 소설을 번역을 해서 그 문학 잡지한테 보내서 출판하겠다고 하면 그렇게 시작할 수 있는 거예요.
나혜인 피디: 출판사에서 먼저 의뢰가 오는 게 아니라 먼저…
김소라 번역가: 네 출판사 한테도… 데보라 스미스 씨도 제가 알기로는 그 특별한 수업을 안 하시고 그냥 번역해보고 출판사들한테 책을 열심히 소개하시고 그랬던 것 같은데요. 그리고 저의 경우는 단편 소설 번역부터 시작을 해서 나중에 작가의 에이전트를 만나서 장편 소설 샘플 번역 했어요. 약간 오디션 한 것처럼 그냥 그 책을 발췌해서 번역해 가지고 뭐 괜찮다고 해서 그 책 전체 번역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한 번 하고 괜찮아서 계속 하게 됐어요.
나혜인 피디: 번역이라는 것이 단지 단어와 단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내포된 숨은 의미까지 어느정도 전달이 돼야 하기 때문에 일반 번역도 애매하고 까다로운 점이 많은데요. 은유나 상징이 정말 많잖아요. 특히나 문학 작품 같은 경우는 각 작가마다 문체도 너무나 다를 것 같은데요. 어떤 점이 가장 힘드신가요?
김소라 번역가: 문학이라는 게 의외로 보편적인 점이 많고 그리고 요즘 요즘 하시는 작가들이 외국 문학도 많이 읽으셔서 그 상징 같은 거 사실 그 최근에 나온 책 보면 서양 문학에서도 자주 쓰는 상징이나 언급 뭐 신화 그런 거 약간 비슷한 게 많은데요. 그래도 여전히 번역하기 힘든 게 있죠. 예를 들면 존대말이랑 반말 영어에 아무래도 없는 게 그게 참 어렵지요.
나혜인 피디: 한국 영화 드라마 자막에서도 가장 많이 제기되는 문제가 그런 것들이지 않습니까? 존댓말 반말?
김소라 번역가: 그리고 제가 제가 번역한 것 중에도 그 예전에 그 단편 소설을 번역하고 있었는데 단편 스토리 중에 아저씨 2명이 있었는데 서로 모른다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존댓 말을 하고 있었는데 얘기하다가 그 같은 고향에서 자라고 서울로 올라갔다는 거 알게 됐는데 그래서 반말 뿐만 아니라 전라도 사투리로 바꿔버린 거예요. 근데 안타깝게도 그게 그냥 특히 사투리는 그냥 살릴 수 없는 그런 거예요.
나혜인 피디: 어렵죠. 그렇게 안 되나요. 좀 약간 뭐 미국식 영어를 하다가 뭔가 호주식 영어를 잠깐 넣는다든지?
김소라 번역가: 그거 그렇게 할까 했는데 근데 그 사투리 같은 건 제일 먼저 그 사투리 보면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게 그 장소…
나혜인 피디: 그리고 어떤 이미지?
김소라 번역가: 어떤 느낌보다는 그렇죠. 그래서…
나혜인 피디: 너무나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작가님께서 우리 번역가님께서 번역하신 편혜영 작가님의 홀 영어로도 이름이 똑같더라고요 더 홀이죠. 더 홀을 읽었는데요. 스릴러 작품이었는데 이런 작품의 경우는 사실 내용도 그렇지만 문체도 좀 책의 스타일에 굉장히 큰 역할을 미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무섭더라고요. 어떠셨어요. 좀 그런 부분도 많이 신경을 쓰셨나요?
김소라 번역가: 제가 문장 특히 편혜영 님의 그 문장은 되게 짧고 약간 무뚝뚝한 느낌이 있어서 번역하면서 필요 없는 단어를 최대한 빼고 그런 뭐랄까 타이트한 느낌 살리려고 했었는데요. 그리고 소리 내서 읽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보여주고 어떤 느낌 받는지... 그런 공포스러운 느낌을 최대한 하고 싶었어요.
나혜인 피디: 무서웠어요. 좋아요. 그런데 사실 번역하시면 그 작품을 굉장히 오랫동안 잡고 있으셔야 하잖아요. 그것도 좀 개인적으로 힘드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용 자체도 약간 좀 무서운 부분들이 있고 그러니까…
김소라 번역가: 맞아요. 어려운 게 있는데 근데 그 홀은 아마 제 인생과 그 뭐랄까 아무래도 남의 이야기 같아서 그게 괜찮았는데 그 다른 작품은 예를 들면 제가 이제 아기 엄마인데 최근에 다른 책을 번역하고 있었는데 그 책 중에 그 아기가 죽은 그런 장면이 나왔는데 그때는 솔직히 울면서 했었어요.
나혜인 피디: 너무 이해가 돼요.
김소라 번역가: 번역하기 싫은 거였는데…
나혜인 피디: 저도 뭔가 아이들이 학대받는 그런 기사를 번역하거나 아니면 방송할 때 너무나 마음이 아프거든요.
김소라 번역가: 읽기도 불편한데 번역하기가 훨씬 더…
S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진행 중인 김소라 번역가와의 대담 Credit: SBS Korean program
나혜인 피디: 게다가 디테일까지 보셔야 되니까 쉽지가 않습니다. 어때요 대부분 문학의 경우는 한국에서도 원어민 번역가들이 활동하고 계시나요?
김소라 번역가: 근데 최근에 새로운 번역자들이 많은데 거의 다 이중언어 구사자들이에요. 1.5세라든가 아니면 한국 국적 가진 분인데 예를 들면 중학교는 어디 해외에서 하고 한국에 다시 들어와서 일하는 그런 분들이 많아서 지금은 제가 봤을 때 지금은 완전 저보다 훨씬 더 편하신 분들이시거든요. 앞으로도 한국 문확 번역이 더 좋아질 것 같아요.
나혜인 피디: 그렇죠. 더 좋은 번역이 많이 나오고 더 많이 알려지지 않을까요.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번역하실 때 어떤 부분에 가장 집중하세요?
김소라 번역가: 제가 무엇보다 일하기 시작하기 전에 이 작가가 다른 작가들에 비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이 작가의 작품 중에 이 책은 어떻게 다른지 어게 왜 특별한지…그런 거 제일 먼저 생각하는 거예요.
나혜인 피디: 분석을 먼저 하시는 거네요.
김소라 번역가: 아니면 그냥 하면서 어떤 느낌을 받는지 그게 무엇보다 그 작가의 목소리 살리고 제일 위험한 게 제가 예를 들면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하면 제가 잘못하면 다 제 목소리로 너무 똑같이 그 소리 뭐랄까 그냥 제가 쓴 책처럼 똑같이 들리는 거면 그게 제가 제대로 번역된 거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구별하면서…
나혜인 피디: 그 각 작가만의 특징을 살려서 공부를 하시는 거군요.
김소라 번역가: 그거를 찾으면서 일하는 거예요.
나혜인 피디: 이걸 읽었을 때 이거는 김소라 번역가가 한 거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아 이거는 이 작가의 작품이다라고 생각하셨으면 하는 건가요?
김소라 번역가: 맞아요. 그 첫 번째 거는 피할 수 없는 거예요. 제 목소리가 아마 나올 것 같은데 둘 다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나혜인 피디: 그렇군요. 한국어와 영어를 둘 다 구사하시기 때문에 이 두 언어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굉장히 많이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각기 어떤 미묘한 특징들이 있을까요. 한국어와 영어?
김소라 번역가: 미묘한 게 너무 많은데 근데 조금 크게 말하면 한국말을 할 때는 조금 뭐랄까 애매하게 돌려서 말하거나 아주 정확하진 않아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데 그 맥락으로부터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언어인데 근데 영어 할 때는 조금 더 정확하게 너무 돌려서 말하면 그 상대방이 이해 못 하거나 짜증 내거나 뭐 그럴 수 있으니까 좀 더 그런 차이가 제 경험에는 그런 차이가 있어요. 영어 할 때 되게 뭐랄까 그 문법도 그러는데 조금 더 뭔가 엄격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나혜인 피디: 한국어 문법은 저희도 어렵죠. 설명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김소라 번역가: 맞아요.
나혜인 피디: 특히나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도 OTT로 전 세계 관객들을 바로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자막이나 더빙 번역도 정말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 오징어 게임 보셨죠. 작가님들 네 오징어 게임의 자막과 더빙은 특히 이곳 호주에서도 정말 많은 관심을 받았고요 여러 가지 논란을 낳기도 했는데요. 한국 콘텐츠가 영미권 관객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더 신경 써야 될까요.
김소라 번역가: 그 자막 번역 정말 어려운데 그 설명할 그 뭐랄까 그 문학의 경우에는 그 설명을 좀 추가해서 할 수 있는데 자막은 그런 시간이 없어요.
나혜인 피디: 1cm 공간에서 모두 설명을 해야 되잖아요.
김소라 번역가: 근데 요즘은 아무래도 사람들 한국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저도 좀 놀랍게 진짜 많이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그 전에 그 뭐랄까 예를 들면 뭐 떡이나 떡볶이 뭐 그런 거 꼭 영어로 번역을 하고 나 설명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그런 말들이 이제 그냥 흔히 쓰는 것 같아요.
나혜인 피디: 그렇죠. 나물 이런 것도 그렇고요.
김소라 번역가: 제 생각에 그 자막이나 그런 거 할 때 굳이 설명하거나 현지화 뭐 바꾸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뭐 너구리 라면이라거나 그런 거는 그냥 너구리 라면 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혜인 피디: 우리도 사실 요즘은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할 때 영어 단어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정말 많잖아요.
김소라 번역가: 그래서 요즘 저도 문학 번역하면서 다 완전히 번역 안 해도 되겠다. 생각을 해요. 구글이 있으니까…
나혜인 피디: 저희가 예전에 해녀 관련된 작품 쓰신 리사 씨 작가님이랑도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작가님도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독자가 훨씬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똑똑하다고요. 금방 그 단어를 배울 수 있다고, 한국어 단어를… 그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김소라 번역가: 바로 그거예요.
나혜인 피디: 끝으로 앞으로 어떤 계획 있으신가요?
김소라 번역가: 번역은 제가 내년에 나올 책이 두 번 있고요 편혜영 님의 책 ‘서쪽 숲에 갔다.’ 그게 많이 기대하고 있고 홀처럼 공포스러운 책이면서 또 다른 작가님의 또 다른 면이 있는 책이고요. 그리고 황석영 님 책도 이거는 공동 번역한 책 ‘철도원 삼대’인데…
나혜인 피디: 철도원 삼대…
김소라 번역가: 네. 그 책도 내년에 나올 거예요.
나혜인 피디: 작업은 다 끝나셨어요. 지금?
김소라 번역가: 철도원삼대는 끝났고 이제 편집에 들어갔고 그 편혜영 책은 아직 하고 있어요. 끝내야 돼 빨리 끝내야 하는데 아직…
나혜인 피디: 역시 마감에 많이 쫓기십니까?
김소라 번역가: 네.
나혜인 피디: 아직 호주에서 며칠 더 남으셨죠?
김소라 번역가: 한 5일 남은 것 같아요.
나혜인 피디: 남은 시간 호주에서 가족분들과 많은 추억 만드시고 여러 가지 경험도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김소라 번역가: 감사합니다.
나혜인 피디: 한국의 대표적인 전문 문학 번역가 김소라 번역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소라 번역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