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라디오 거장 존 로스씨가 별세했습니다. 로스 씨의 가족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향년 90세로 자택에서 평온히 눈을 감았다"고 밝혔습니다.
로스씨는 70여년간 전국 전파를 타며 오락과 정보, 견해를 독특하게 결합한 진행으로 사랑받았습니다. 유려한 목소리와 여유 있는 위트, 완벽한 타이밍이 트레이드마크였고, 전성기에는 매일 아침 청취자가 200만 명에 달했다고 전해집니다.
폴 키팅 전 연방 총리는 "로스씨를 교육하면, 호주를 교육하는 것"이라고 말했을 만큼 로스씨의 영향력은 막강했습니다.
로스씨는 1935년 8월 8일 파푸아뉴기니의 금광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제2차 세계대전 전 어머니와 누이와 함께 호주로 이주했습니다.
로스씨의 라디오 경력은 1953년 벤디고에서 출발합니다. 여러 지방 방송국을 거쳐 1957년 시드니 2UE에 합류했습니다.
초기에는 록 음악을 빠르게 틀어 주는 DJ로 이름을 알렸고, 항공업계 인맥을 통해 해외 최신 음반을 들여와 당시 호주에 음반 출시가 지연되던 틈을 파고들었습니다.
2UE 외에도 2GB, 2UW, 2SM 등 시드니 주요 방송국에서 마이크를 잡았고, 텐 네트워크·폭스텔에서 짧게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프로그램은 호주 전역으로 중계됐고 특히 뉴사우스웨일스 청취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광고주 충성도도 높아 브랜드를 키우는 힘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았고, 시청률의 열쇠로 여긴 방송사들은 거액의 계약을 제시했습니다.
한때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라디오 진행자'로 불렸고, 2UE 경영진은 로스씨에게 황금 마이크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 주총리는 "로스씨의 유산은 수천 시간의 방송뿐 아니라 수백만 호주인과 맺은 연결에 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습니다.
20년 넘게 이웃이었던 배우 러셀 크로우는 "지혜로운 멘토이자 장난기 많은 친구였다"며 "성취와 모험으로 빛나는 삶을 살았고, 진정한 호주의 전설이었다"고 추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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