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시 읽는 라디오]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_복효근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붕어빵의 추억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붕어빵의 추억 Source: Getty Images

가방 지퍼를 닫아주는 척 친구 모르게 붕어빵을 넣어 주는 선재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 따뜻해집니다. 다 자란 우리는 무엇을 ‘따뜻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을까요?


Published

By Clara Hwajung Kim

Source: SBS


Skip to podcast episode content

가방 지퍼를 닫아주는 척 친구 모르게 붕어빵을 넣어 주는 선재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 따뜻해집니다. 다 자란 우리는 무엇을 ‘따뜻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을까요?


'음악은 우리에게 사랑을 가져다주는 분위기 좋은 음식이다'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말입니다.

악성 베토벤은 '영혼이 깨끗한 자만이 음악을 창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베토벤의 명언을 이렇게 해석해 봅니다. "마음이 깨끗한 자만이 맛있는 음식을 요리할 수 있다" 위인들의 명언과 잘 어울리는 고전 음악 '파헬벨의 캐논(Canon)'입니다.

특정 곡을 지칭할 때 흔히 '누구의 OO'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여기에서의 누구는 그 음악을 만든 작곡가가 될 수도 있고, 연주한 음악가가 될 수도 있겠죠. 파헬벨의 캐논은 한 때 한국에서는 뉴에이지 음악가 '조지 윈스턴의 캐논 변주곡'으로 더 알려진 키워드이어서 이 곡이 마치 조지 윈스턴의 작품으로 인식되기도 했는데요. 원곡은 17세기 독일 바로크 음악가 요한 파헬벨(Johann Pachelbel)이 작곡한 '캐논'으로, 정식 이름은 'Pachelbel's Canon in D'입니다.

'반복의 미학'이 주는 최고의 선율 '캐논

'캐논은 원래 규칙이나 표준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중세 이후의 음악에 있어서 캐논은 모방에 의한 대위법 악곡의 일종을 가리킵니다. 캐논의 가장 큰 특징은 주제라고 하는 1 성부의 선율이 시작되고, 이것이 응답이라고 하는 다른 성부에 의해 어떤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정확하게 모방되는 형식입니다.

1653년에 태어나 궁정 오르간 연주자로 활약하며 당대 '건반악기의 대가'로 불린 파헬벨은 실내악 작곡으로 잘 알려진 음악가지만 그의 세레나데, 소나타 같은 장르는 현대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칭송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작품들 대부분이 유실되어 전해지지 않습니다.

'파헬벨의 캐논'은 한 번만 들어도 귀에 박히는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캐논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클래식 10위권 안에 꼭 드는 곡이기도 한데요, 이런 공을 세운 사람은 미국의 뉴에이지 음악가 조지 윈스턴입니다. 

'뉴에이지 음악'이란 새로운 시대의 음악이라는 뜻으로 주로 1980년대에 성행했던 장르로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초월해 심리치료, 스트레스 해소, 명상에 쓰이는 음악을 일컫습니다. 이 분야에서 대표적인 조지 윈스턴이 파헬벨의 캐논 멜로디를 변주해 작곡한 '캐논 변주곡'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대중적인 친밀감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George Winston Variations of the Canon

파헬벨의 '캐논' 원곡과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의 '캐논 변주곡'의 차이점을 느끼셨나요? 어떤 주제를 바탕으로 리듬이나 멜로디, 화성 등에 변화를 주어 만든 악곡 선율에 새로운 리듬과 장식음을 더하는 것이 변주인데, 아름다운 멜로디의 기본 윤곽은 그대로 유지하되 변주를 함으로써 다양하게 변화해 새로운 느낌의 음악이 됐습니다.

처음 캐논을 작곡을 할 땐 악기의 구성이 3대의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이었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거의 대부분의 기악곡은 저음부에서 쉬지 않고 베이스 반주를 곁들여주는데 이 주법을 '통주저음'이라하고 하프시코드, 오르간, 첼로 등이 연주합니다. 캐논은 우리의 국악기로도 연주되고 있습니다. 백대웅 편곡의 '캐논 가야금 3중주' 입니다.

17세기 파헬벨의 캐논은 21세기 록버전으로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캐논이 록스타일로 바뀌면 어떤 반전의 매력이 있을까요? 네 대의 첼로가 연주하는 더 피아노 가이즈의 록버전 The Piano Guys Rockelbel's canon 입니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를 돌림노래 '반복의 미학'이 주는 최고의 선율 '캐논'의 여러 변주곡들을 다양하게 만나봤습니다. 문학과 음악사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작은 선의가 만들어낸 희망의 물결 '토닥토닥'

지난 주 뉴스를 타고 전해진 작은 선행 하나가 팬데믹으로 삭막해진 세상에 감동을 안겼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미소, 무엇보다 힘든 시간을 견뎌주어 고맙다."는 글과 함께 1000 달러의 팁을 남겨놓은 한 식당 단골손님의 따뜻한 마음이 눈물바다를 만들었습니다. 

미 뉴저지주 오션 그로브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21년 전통의 식당 '스타빙 아티스트'는 지난 3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문을 닫아야 했을 때 영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조차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식당 문을 다시 열기는 했지만 이전 수입의 절반도 못 미치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식당 주인 테이세이라는 "이 따뜻한 선의가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희망을 회복시켜 주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지치기도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게 해주었다며"고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세상살이가 팍팍하고 고달픈 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팬데믹의 여파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우리를 절망으로 끌어내립니다. 김재진 시 '토닥토닥'의 시구절을 떠올려봅니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도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마음을 전할 소통의 방법이 넘쳐나는 시대지만 우리는 진정한 마음을 얼마나 전하고 살고 있을까요?

[시 읽는 라디오] 복효근 시인의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을 만나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복효근

어둠이 한기처럼 스며들고

배 속에 붕어 새끼 두어 마리 요동을 칠 때

학교 앞 버스 정류장을 지나는데

먼저 와 기다리던 선재가

내가 멘 책가방 지퍼가 열렸다며 닫아 주었다

아무도 없는 집 썰렁한 내 방까지

붕어빵 냄새가 따라왔다.

학교에서 받은 우유 꺼내려 가방을 여는데

아직 온기가 식지 않은 종이봉투에

붕어가 다섯 마리

내 열 여섯 세상에

가장 따뜻했던 저녁

우리 마음을 만져주는 착한 기억, 좋은 추억을 떠올리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저녁' 되세요. 임희숙의 '저녁 별 하나'로 문학과 음악사이 맺음 합니다. 유화정이었습니다.

멜버른 광역권에 거주하는 사람은 ‘자택 머물기’ 명령을 지켜야 합니다. 음식이나 생필품 구입, 일, 공부, 운동, 돌봄을 위해서만 집을 나설 수 있습니다. 멜버른 주민에게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합니다.

호주에서는 다른 사람과 적어도 1.5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사는 주와 테러토리의 조치와 모임 인원 규정을 확인하세요.

감기나 독감 등의 증상이 있다면 집에 머물거나 의사 혹은 ‘코로나바이러스 건강 정보’ 핫라인 1800 020 080으로 연락해 검사를 받으세요.

63개 언어로 제공되는 뉴스와 정보를 얻으려면 sbs.com.au/language/coronavirus을 방문하세요.

 


Latest podcast episodes

Follow SBS Korean

Download our apps

Watch on SBS

Korean News

Watch it onDemand

Stream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