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그리운 날이면
담 밑에 기대앉아
조용히 비누방울 날린다.
비누방울에 어리는 칠색 무지개
매달려 어리광부리던
누나의 치맛자락.
잡으러 따라가면
금방 소리 없이 사라지는
그리운 치맛자락.
아동문학가 강소천 선생의 동시 '비누 방울' 산울림의 노래 '누나야'에 실어봤습니다. 그리움의 대상이 어느 특정 인물일 수도 있겠고 아스라한 어린 시절의 따뜻한 추억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운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다' 라고 한 어느 작가의 말처럼 추억이 없으면 그리움도 없을 테지요.
시드니 가을 해가 풀썩 떨어집니다. 뒷걸음질로 물러나는 계절의 아쉬움을 정겨운 우리 가곡으로 달래봅니다. 김재호 시 이수인 곡 '고향의 노래' 한국남성합창단의 노랩니다.
원로 작곡가 이수인 선생은 '고향의 노래' '내 맘의 강물' '별'과 같은 주옥같은 가곡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음악계의 큰 별이자 동요 역사의 산 증인입니다. 한 소절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둥글게 둥글게' '앞으로 앞으로' '솜사탕' 등 약 500여 곡이 되는 동요 작곡은 일찍이 1968년 KBS어린이 합창단과 인연으로 시작됐는데, 동요를 가르치다 더 이상 가르칠 노래가 없어 직접 작곡을 하게 됐습니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 '앞으로 앞으로'는 최초의 달 탐사 우주선인 '아폴로' 발사를 기념해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아폴로가 발사되면서 앞으로는 전 세계가 한 덩어리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윤석중 선생이 작사하고 이수인 선생이 곡을 썼습니다. 그런데 행진곡 느낌의 끊어지는 박자가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였던 탓에 노래를 처음 들은 선배 작곡가들은 무슨 이런 노래가 다 있느냐고 크게 타박을 했다는 뒷얘기가 전해집니다.
문학과 음악사이 '잊어버린 것들에 대한 그리움'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동요 잔치하면 어린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행사로 흔히 생각하죠. 거꾸로 어른이 동요를 부르고, 어린이가 심사하는 색다른 동요잔치가 고국에서 열렸습니다. 어른들이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어린이들과 하나가 됐습니다. 동요는 어린이의 노래일 뿐만 아니라 한때 어린이였던 어른들의 노래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가정의 달인 5월에 각 분야 최고의 연주자이며 음악대학 교수들로 이뤄진 앙상블 '그리움(G.rium Ensemble)' 이 한국 동요와 민요를 클래식으로 재해석한 앨범 '엄마야 누나야'를 발표해 눈길을 끕니다. 작곡가 김한기, 홍승기, 양준호의 손을 거쳐 클래식 음악으로 옷을 새로 갈아입은 '어머니 마음' '오빠 생각' '퐁당퐁당' '엄마야 누나야' '섬집 아기' '아리랑' 등 12곡이 담겼습니다. 클래식으로 듣는 우리 동요는 어떤 느낌일까요?
Fantasia On A Theme From "Mama, Sister" For Piano Quintet - A Child In The Island House - Thinking Of Elder Brother
'그립다'의 사전 상의 풀이는 '애틋하게 보고 싶거나 가까이 대하고 싶다'입니다. [시 읽는 라디오] 조병화 시인의 '늘, 혹은 때때로' 전해드립니다.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 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노을인가
끝으로 김창완의 '그리움'입니다. 문학과 음악사이 '잊어버린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주제로 함께했습니다. 유화정이었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클릭하시면 시 낭송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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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라디오] "그놈의 커다란 가방 때문에" 성미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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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라디오] "어머니의 밥상" 이민정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