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젊은 호주인, 부모보다 더 벌지만 더 불안한 미래 직면
- 집값·학자금 부담에 ‘출발은 늦고 부담은 더 크다’
- 상속 여부 따라 자산 격차 확대…세대 내 불평등 심화 우려
박성일 PD: 이어서 생활 속 경제 이슈를 친절하고 쉽게 풀어드리는 시간, 친절한 경제로 이어갑니다. 요즘 젊은 세대, 특히 2030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바로 “부모만큼 잘 살 수 있을까?”입니다. 집값은 너무 올랐고, 생활비 부담도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죠. 그런데 최근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돈은 더 많이 벌지 모르지만, 반드시 더 안정적으로 살지는 못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친절한 경제’에서 홍태경 PD와 함께 이에 대한 얘기 나눠봅니다. 어서오세요.
홍태경 PD: 네, 안녕하세요.
박성일 PD: 일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세대들이 돈을 더 벌 수는 있지만 재정적인 안정은 더 쉽지 않다는 얘기인거죠?
홍태경 PD: 비영리 연구기관인 E61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평생 직업 생활 동안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보고서는 젊은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현재 주택 가격 부담, 임금 정체, 생활비 상승 등 경제적으로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는 있지만, 은퇴 시점에는 오히려 부모세대보다 더 많은 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부유층과 빈곤층 간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일부 젊은 근로자들은 부모 세대보다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박성일 PD: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봐야겠네요. 총 소득이 많아지면 재정적으로 더 안정적이어야하는데, 반대로 불안정해진다고 하니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평생 벌 총소득은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5세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평균 소득은 약 9만 달러로, 1980년대 후반 당시의 35세 평균 소득보다 거의 80% 증가했습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35세 가구의 중간 자산은 약 38만 달러로, 이전 세대의 같은 연령대와 대체로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젊은 호주인들은 이전 세대보다 더 늦게 소득을 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돈을 버는 시기가 늦어지고, 근로 생활 초반의 부담이 훨씬 커졌다는 게 문제입니다.
박성일 PD: 초반 부담이라면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홍태경 PD: 대표적으로 두 가지입니다. 대학 학비, 즉 HELP 학자금 대출과 주거비, 특히 높은 렌트비를 들 수 있습니다. 연구에서는 이것을 “초기 부담 비용(front-loaded costs)”즉, 인생 초반에 비용이 몰려 있다고 표현합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취업하면 바로 돈을 모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학자금 대출, 렌트비, 생활비까지 겹치면서 돈을 “모으는 시기” 자체가 뒤로 밀린다는 얘기도 나오는 것이죠.
박성일 PD: 특히 요즘 청년 세대들을 보면 사회생활 시작하자마자 빚부터 안고 출발한다는 느낌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가 아닌가 싶네요. 좀 전에 35세 기준 소득이 크게 늘었다는 말씀 주셨는데요, 청취자 입장에서는 “내 얘기는 아닌데?” 이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현실적인 체감은 좀 다르지 않습니까?

홍태경 PD: 맞습니다. 중요한 건 예전에는 젊을 때부터 잘 벌었다는 느낌이라면 지금은 초기 부담 비용이 커지면서 초반에는 힘들지만 더 긴 경력 기간에 더 많은 연금 자산을 축적할 수 있어 나중에 가서 더 많이 번다는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호주 생산성위원회(Productivity Commission)의 안젤라 잭슨 경제학자의 말에 따르면, 호주는 일반적으로 소득 이동성이 높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적 성공이 부모의 경제적 배경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극소수의 부유층과 빈곤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전 세대와 상당히 동등한 기회를 갖게 되지만, 젊은 근로자들은 이전 세대보다 경력을 시작하는 시기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성일 PD: 앞서 언급한 초기 부담 비용은 이해가 가는데요, 그럼 왜 이렇게 시작이 늦어졌을까요?
홍태경 PD: 가장 큰 이유는 교육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교육 기간이 길어지고, 그 기간 동안 비정규직이나 캐주얼직으로 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본격적인 커리어 시작이 늦어지면서 소득 증가 속도도 느려지게 된 것이죠.
박성일 PD: 그러니까 사회 초년생으로 진입하는 시기도 늦어지면서 돈을 모으는 시기도 늦어지고 여전히 학자금 대출과 같은 빚은 존재하는 거네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그래서 체감 상으로는 오히려 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또 잭슨 경제학자는 저소득 직종에 종사하는 젊은 세대 역시 임금 상승률 둔화와 유학생 및 이민자 유입으로 인한 경쟁 심화에 직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젊은 근로자들이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는 있지만, 재정적 불안정성이 커지고 임대료를 더 오랫동안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E61 보고서에 따르면, 학업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소득 증가율이 높아 장기적으로 더 많은 자산을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경력 전반에 걸쳐 이익이 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박성일 PD: 결국은 호주에서 가장 큰 문제, 역시 주거 문제가 재정적 불안정성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군요. 예전에는 ‘열심히 모으면 집을 산다’는 공식이 있었다면 지금은 ‘언제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불안이 큰 것이죠. 이 연구에서는 자산 자체는 비슷하지만 체감은 전혀 다른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는 건가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35세 기준으로 자산을 보면 과거 세대와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인 불안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요즘 젊은 세대들만의 특징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집을 늦게 사게 되고 대신 슈퍼는 더 오래 쌓는다는 것이죠.
그럼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보실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과정입니다. 더 오래 렌트비를 내야 하고 자산 형성이 늦어진다는 점이 불안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성일 PD: 요즘은 집을 늦게 사는 만큼 렌트비를 훨씬 더 오래 내야 하는 구조가 되는 것이 결국 자산 형성에도 영향을 주고, 심리적인 불안감까지 키운다는 분석이네요. 그리고 이 연구에서 또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상속’ 관련 이야기인데요, 어떤 내용이죠?
홍태경 PD: 네, E61의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노년층은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상당한 규모의 세금이 적게 부과되는 횡재"를 누렸으며, 주택 및 자산 가치 상승이 노년기 자산 증가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러한 자산 증가는 주로 기성세대의 집값 상승으로 큰 자산 증가와 함께 그 자산은 대부분 집에 묶여 있고, 현금화되지 않은 데서 비롯됩니다. 호주 노년층에게 발생하는 이러한 이익은 대부분 소비되지 않고 보유되고 있어, 상속을 통해 젊은 세대로 불균등하게 분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잭슨 경제학자는 이로 인해 상속을 받는 사람과 받지 못하는 사람 사이에 재정적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성일 PD: 결국 상속 형태로 다음 세대로 부가 이동하겠군요. 과거에는 세대 간 격차, 그러니까 부모 세대와의 차이를 많이 얘기했다면 앞으로는 같은 2030 안에서도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네요. 그렇다면 상속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사회, 이걸 긍정적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할지 궁금합니다.
홍태경 PD: 요즘 젊은 분들 사이에서 “내 힘으로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고민도 많이 들립니다. 부모로부터 돈을 상속받는 것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특히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상속이 기대만큼의 안정감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한편으로 연구에서는 이런 우려가 나옵니다. 젊은 세대가 “내 힘으로 미래를 설계하기보다부모 자산에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는 건데요, 이건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회 이동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박성일 PD: 그럼 결국 가장 중요한 질문은 “그래서 우리가 노후에 더 잘 살 수 있을까?”인데요, 슈퍼 제도도 있고 소득도 늘어난다고 하면 실제로 안정적인 은퇴가 가능할까요?
홍태경 PD: 두 가지 이유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바로 퇴직연금 제도와 장기적으로 더 높은 소득을 들 수 있는데요, 현재 호주의 의무 연금 납입률은 일반 근로소득의 12%입니다. 호주 부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이 퇴직연금을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잭슨 경제학자는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연금이 노후를 위한 중요한 자원이지만, 편안한 삶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자가 주택이 있느냐 없느냐 문제라고 덧붙였는데요 "자가 주택이 없다면 소득 불안정과 노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잭슨 경제학자는 지적했습니다.
E61 보고서는 또한 생산성 증가율 둔화와 고령화와 같은 장기적인 경제적 과제에도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성일 PD: 말씀 들어보면 호주에서는 여전히 “주택 소유 여부 = 노후 안정성”이라는 공식이 강하게 작동하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이 보고서는 정책적으로는 어떤 방향을 제안하고 있나요?
홍태경 PD: 보고서는 정부가 불평등 완화를 위해 양도소득세 조정이나 GST(상품서비스세) 개편과 같은 경제 개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불평등을 줄이는 방향의 개혁입니다.
박성일 PD: 젊은 세대의 평생 소득은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초반 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에 “더 잘 살 수는 있지만, 더 불안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는데요, 앞으로 가장 큰 변화는 상속 여부에 따른 부의 격차가 확대되고 여전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후 안정의 핵심은 ‘내 집’ 소유 여부라는 얘기로 정리해볼 수 있겠네요. 오늘도 복잡한 경제 이야기, 쉽게 풀어봤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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