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혼자 살면 손해? 보이지 않는 비용 2만 달러 ‘싱글 세금’의 진실

People with shopping baskets

Singles can expect to live off their savings for two weeks less than those in relationships, according to new research. Source: EPA / FRANCK ROBICHON/EPA

호주에서 싱글로 살아가는 이들이 커플보다 최대 2만 달러 가까이 더 큰 경제적 부담을 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주거비와 공과금 등 고정비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저축과 자산 형성에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Key Points
  • 혼자 살수록 더 비싼 삶… 호주 ‘싱글 프리미엄’ 현실화
  • 싱글, 커플보다 최대 2만 달러 더 부담… ‘싱글 세금’ 현실
  • 저축은 적고 지출은 더 많아… 싱글 가구 경제 부담 가중
  • 자산 형성·행복도에도 영향… 구조적 개선 필요성 제기

박성일 PD: 이어서 생활 속 경제 이슈를 친절하고 쉽게 풀어드리는 시간, 친절한 경제로 이어갑니다. 오늘은 조금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해보겠습니다. 혹시 “싱글이면 돈이 더 든다”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단순한 기분상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호주에서는싱글로 사는 것 자체가 약 2만 달러 가까이 더 비용이 드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홍태경 PD와 함께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홍태경 PD: 네, 안녕하세요.

박성일 PD: 우선 독신으로 사는 싱글의 경우 2만 달러 가까이 생활비가 더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어떤 얘기인 건지 설명해 주시죠.

홍태경 PD: 네, 이게 단순히 생활비가 조금 더 든다는 수준이 아닙니다. 호주에서 독신으로 사는 것은 ‘추가 비용’을 수반하는 것이며, 파트너가 없는 경우 수천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최근 호주 금융 비교 사이트 파인더(Finder)의 조사에 따르면 파트너와 함께 사는 사람의 평균 저축액은 약 5만192달러인 반면 싱글은 약 3만 932달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차이가 1만 9,260달러, 약 2만 달러에 달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싱글 세금(single tax)”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물론 실제 세금은 아닙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비용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죠.

박성일 PD: 왜 싱글로 살면 더 비싼 비용을 치뤄야 하는 걸까요?

홍태경 PD: 핵심은 아주 간단합니다. “혼자 살면 모든 고정비를 혼자 낸다”는 겁니다. 렌트비나 전기요금, 인터넷, 보험 같은 비용은 사람이 1명이든 2명이든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함께 살면 이 비용을 나눌 수 있죠. 하지만 싱글은 모든 걸 혼자 부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보면 싱글 평균 식비는 주당 약 165달러인 반면, 커플의 경우는 237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체 금액으로 보면 커플이 더 많은 것 같지만 1인당 금액은 싱글이 훨씬 비싸지는 것이죠.

앞서 언급한 월 저축액의 경우에도 싱글은 평균 월 651달러를 저축하는 반면, 기혼자는 1,086달러를 저축하는 것인데요 이는 평균적으로, 싱글은 이 저축으로 15.9주간 생활할 수 있는 반면, 기혼자는 17.4주간 생활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박성일 PD: 혼자 사는 비용에 프리미엄이 붙는다… 흥미로운 얘기네요.

홍태경 PD: RMIT 경제학자 사라 싱클레어 교수는 “싱글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즉, 함께 살면서 나눌 수 있는 비용을 혼자 다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소득의 공동 활용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죠.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가구 구성원 당 위험 분담의 이점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일 경우는 소득을 합치고, 위험도 나눌 수 있지만 싱글은 모든 경제적 충격을 혼자 감당해야 합니다. 최근처럼 금리, 물가, 유류비가 모두 오르는 상황에서는 이 부담이 훨씬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자와 독신 모두에게 임대료와 식료품비, 공과금은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지출 항목으로 꼽혔습니다.

박성일 PD: 이렇게 많은 호주인들이 겪고 있는 생활비 위기 속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실제 사례를 살펴볼 수 있을까요?

홍태경 PD: 퀸즐랜드 외곽인 포트 더글라스에 사는 46세 싱글맘 스테이시 그레이 씨는 아홉살 아들을 키우기 위해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고,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도 생활이 빠듯하다고 말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기름값과 식료품 가격 상승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가능했던 것들이 지금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포트 더글라스에 위치한 가족 소유의 집에 살고 있는 스테이시 씨는 주탁담보대출은 없지만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초과 근무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들은 정부 보조금을 받아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싱글 가구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성일 PD: 싱글과 커플의 저축액 평균이 2만 달러 가까이 차이가 나니까 그렇다면 싱글의 경우 내집 마련도 더 힘들 수 밖에 없겠네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파인더 보고서에 따르면 독신들은 주택 구매 시에도 불리한 입장에 놓입니다. 2025년 12개월 동안 주택이 거래된 4,493개 교외 지역 중, 신규 주택 소유자에게 주택담보대출 부담을 주지 않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은 31%에 불과했습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부담은 더 낮았습니다.

2025년에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56%가 배우자와 함께, 39%가 혼자, 그리고 5%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주택을 구입했습니다. 또한, 2021년에서 2025년 사이에 혼자 첫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의 비율은 6% 감소했습니다.

파인더의 금융 전문가이자 보고서 공동 저자인 레베카 파이크 이사는 "주택 구입은 '싱글 세금'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또 다른 영역"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집을 사더라도 커플은 소득이 2배이기 때문에 대출 가능 금액이 훨씬 커지는 반면, 싱글은 소득 1명 기준으로 대출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대출 가능 금액이 크게 제한되고, 구매 가능한 주택의 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첫 주택 구매자 중 싱글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박성일 PD: 장기적인 재정 상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겠군요.

홍태경 PD: 싱클레어 교수는 저축액이 적으면 평생 축적할 수 있는 자산이 줄어든다고 말합니다. "독신자들은 자신의 소득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나이가 들면서 비공식적인 돌봄 네트워크와 같은 지원을 받기 어려워져 노년기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싱클레어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구조적인 문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독신들에게 더 적합한 주택이 더 필요하지는 않은지 등 고려해 볼 만한 사항은 많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핵심은 비용 구조를 어떻게 관리해서 독신 가구에 대한 추가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고 싱클레어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즉 혼자 살아도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지 않도록 주거 구조나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박성일 PD: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군요. 그런가하면 행복의 격차에 관한 보고서 내용도 있었죠. 싱글로 사는 것이 물론 자유로운 측면도 있겠지만 한편 외로움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테고요, 행복감에는 어떤 격차가 있을 지도 궁금합니다.

홍태경 PD: 네, 인상적인 부분은 경제적 차이뿐 아니라 ‘행복 격차’도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보고서는 3월달 기준으로 독신자의 61%가 행복하다고 응답한 반면, 기혼자는 82%가 행복하다고 답한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은 물론 여러가지이겠지만, 재정적 안정과 안정성 또한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같은 시기에는 이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5년 12월에는 싱글의 70%가 행복하다고 응답한 반면, 기혼자는 86%가 행복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말 연휴는 사회적 교류나 긍정적인 추억을 쌓는 시기인데 파트너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무거운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박성일 PD: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싱글이라는 선택 자체가 단순한 생활 방식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더 높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임대료나, 생활비, 대출,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혼자인 사람들을 더욱 외롭게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친절한 경제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 했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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