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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아이 낳고 싶어도 너무 비싸요”… 호주 출산율 역대 최저, 왜?

A couple with concerned facial expressions looking at a bill.

Worried couple paying their bills online with laptop at home in the living room. Couple having financial problems. Source: Getty, iStockphoto / Boris Jovanovic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호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호주 출산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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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BS The Feed

Presented by Sophia Hong,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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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호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호주 출산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Key Points

  • 생활비·집값 부담 속 “아이 낳기 두렵다”… 호주 청년층 출산 포기 증가
  • 호주 출산율 1.5명 ‘역대 최저’… 경제 불안이 가족 계획 바꿨다
  • 전문가들 “주거 안정·생활비 해결 없이는 출산율 반등 어려워”

박성일 PD: 매주 복잡한 경제 이슈를 쉽고 친절하게 풀어보는 시간, ‘친절한 경제’입니다. 오늘 친절한 경제는 조금 묵직한 이야기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 이야기 들어보면 “아이를 안 낳는 게 아니라 못 낳는다” 이런 말이 많이 들립니다. 집값과 렌트비는 오르고 장보기는 무서울 정도로 생활비 위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가져다 주다 보니 결혼이나 출산 자체를 미루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호주의 출산율은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하는데요. 오늘 친절한 경제에서는 “왜 젊은 세대가 아이 갖기를 포기하고 있는가”에 대한 SBS FEED 기사를 바탕으로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홍태경 PD: 안녕하세요.

박성일 PD: 먼저 출산율 얘기로 시작해보죠. 호주의 출산율 하락하고 있다고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지금 호주 사회에서 가장 큰 구조적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출산율 하락입니다. 호주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여성 1명당 출산율이 1.5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이건 호주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인데요. 비교를 해보면 2004년에는 1.8명,1974년에는 2.3명, 1964년에는 무려 3.2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불과 몇십 년 사이에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셈입니다.

박성일 PD: 사실 요즘 젊은 세대 보면 아이가 싫어서 낳지 않는다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홍태경 PD: 역사적으로 출산율은 경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세기 동안 가장 큰 출산율 감소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호주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준 1930년대 대공황과, 1973년 석유 파동으로 호주의 실업률이 2%에서 6%로 치솟았던 1970년대에 발생했습니다.

A graphic image showing the the proportions of some age groups who are reconsidering having children, alongside figures showing Australia's current fertility rate.
Financial pressures are having an impact on Australians' family plans. Source: SBS

프리마라 리서치(Primara Research)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모든 주요 도시에서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이는 주택 가격 상승과 생활비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성일 PD: 결국 집값과 생활비 상승이 출산율 하락을 이끄는 것이군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이번 SBS FEED에서 인터뷰한 32살 멜번 남성 아디티아 고엘 씨 사례가 굉장히 상징적이었는데요. 이 부부는 사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이 아닙니다.남편은 세무 컨설턴트, 아내는 엔지니어입니다. 소득 수준만 보면 중산층 이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도 “아이 한 명조차 감당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A headshot of a young man looking at the camera with a neutral expression on his face.
Aditya says he "can't comprehend" how young people on low incomes can afford to have children. Source: Supplied

박성일 PD: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부부라면 평균 이상의 소득 수준을 갖고 있을텐데요, 이들 부부가 아이 한 명조차 키우기 어려워할 것이라고 느낀다는 것이 참 안타깝네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홍태경 PD: 원래 꿈은 아이 넷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느낀다는 겁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집값 즉, 렌트비, 식료품비, 차일드케어 비용까지 모든 게 너무 올랐다는 겁니다.

박성일 PD: 실제로 물가 상승폭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생활비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죠. 아디티아 씨 부부도 그런 현실때문에 아이를 낳는 것이 꺼려지는 상황이군요. 그렇다면 실제로 아이 키우는 데 어느 정도 드는 건가요?

홍태경 PD: 연구마다 차이는 있는데요. 호주가족연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Family Studies) 자료를 보면 아이 1명을 키우는 데 평균 주당 170달러 정도가 든다고 분석했습니다. 연간으로 하면 약 8천 800달러 정도인데요. 그런데 이 자료가 2018년 기준입니다. 지금은 물가가 훨씬 더 올랐죠.

또 다른 연구에서는 자녀 2명을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우는 비용이 80만 달러가 넘는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AMP와 국립 사회경제모델링센터(NATSEM)는 아이 양육비에 대한 세 가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2002년에는 두 자녀를 출생부터 독립할 때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일반적인 가정 기준으로 44만 8000달러라고 추산했고 2007년에는 이 비용이 53만 7000달러, 2012년에는 81만 2000달러로 급증했습니다. 만약 자녀가 18세에 독립한다면, 연간 4만 5천 달러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셈입니다.

박성일 PD: 2012년에 81만 달러였다면 그 이후 물가상승률을 따져보면 2026년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자녀 양육에 실제로 지출하는 금액에 어마어마하다고 추산해볼 수 있겠군요.

홍태경 PD: 특히 자녀 양육이라함은 부모들이 단순히 “먹이고 입히는 수준”이 아니라 좋은 학교, 좋은 학군, 과외, 스포츠 활동까지 다 고려해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내 삶 자체가 무너지는 것 아닌가” 이런 불안감이 커지는 겁니다.

박성일 PD: 결국 자녀양육비 문제 안에는 주거비 문제도 혼재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이번 SBS FEED 인터뷰에서도 가장 반복해서 등장하는 단어가 housing affordability, 즉 주거비 부담이었습니다.

캔버라에 사는 20대 여성 글리니스 씨는 앞으로 5년 안에 오랜 파트너와 가정을 꾸릴 계획입니다. 이 커플은 안정적인 전문직에 종사하며 현재 원베드룸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지만 아이를 가지려면 최소 방 두세 개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좋은 학군이나 부모님 댁 가까운 지역에서 살려면 지금 소득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원룸 아파트에서 아이를 키우는 건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 계획 자체를 계속 뒤로 미루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박성일 PD: 캔버라뿐만 아니라 요즘 시드니나 멜번 집값 생각해보면 정말 현실적인 고민이죠.

홍태경 PD: 글리니스 씨는 기저귀나 식비, 보육비 등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그리고 연방 정부의 26주 유급 육아휴직(7월 1일 기준)이 충분할 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또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는데요, 생활비가 계속해서 오르는 만큼 아이 낳는 것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성일 PD: 이게 단순히 몇몇 가정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아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실제로 조사 결과가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25세에서 34세 호주인 가운데 무려 46%가 경제적 이유 때문에 가족 계획을 바꿨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15%는 “아예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경향이 더 강한데요. 18세에서 24세 사이 청년 4명 중 1명은 이미 출산 계획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하고, 35세에서 44세의 경우에도 24%가 계획을 변경했고, 14%는 더 이상 자녀를 갖기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성일 PD: 재정적인 불안감이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일찍부터 좌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국가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문제겠네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출산율 하락은 단순히 아이 숫자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닙니다. 장기적으로는 경제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줄어들면 미래 노동인구가 감소합니다. 세금을 낼 사람이 줄어들고, 반대로 연금과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죠.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에서는 굉장히 큰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을 단순한 인구 감소 문제가 아니라 “생활비 위기가 만들어낸 사회 구조적 위기”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A graphic image showing how birth rates have declined across our capital cities over the past decade.
Birth rates have declined across the country. Source: SBS

박성일 PD: 그런데 기사에서는 또 다른 의견도 제시하고 있죠?

홍태경 PD: 네.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요. 커틴대학교 경제금융학과 마이클 도커리 교수는“아이 키우는 비용이 과장돼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에 대한 기대치가 과대평가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인데요, 예를 들어 아이가 생기면 외식이나 소비를 줄이고 생활 방식 자체가 바뀌기 때문에 실제 부담은 생각보다 감당 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또 아이가 있는 가정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자산을 더 잘 모으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젊은 세대가 느끼는 불안 자체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일 PD: 특히 여성들의 고민은 더 복잡할 것 같아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또 다른 여성 시드니에 거주하는 41세 여성 프리야 란다 씨는 결혼 5년차로 현재 휴직중인데요, 아이를 갖고 싶지만 재정 불안, 경력 단절, AI 시대의 고용 불안, 국제 정세까지 모두 걱정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돈 걱정만 없으면 아이 갖는 결정이 훨씬 쉬웠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프리야 씨 부부는 자신들의 삶을 희생하지 않고 아이에게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데요 아이에게 최고의 교육을 시켜주고 싶지만 현재 물가 상승률이 소득 증가율에 비해 빠르기 때문에 수입을 늘리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 selfie of a woman in a white woollen beanie and purple scarf, with the beach in the background. She has a neutral expression on her face.
Priya wants to make sure she can afford to give her child a high quality of life. Source: Supplied

박성일 PD: 특히 요즘은 여성들의 교육 수준과 사회 진출이 높아졌다보니 단순히 “결혼하면 아이 낳는다”는 공식 자체가 약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정부 지원은 충분하지 않은 건가요?

홍태경 PD: 현재 연방 정부는 육아휴직 수당이나 차일드케어 지원금 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젊은 세대는 여전히 “체감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차일드케어 비용이 워낙 비싸고, 렌트비와 모기지 부담까지 겹치면서 정부 지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결국 전문가들은 주거 안정과 생활비 안정 없이는 출산율 반등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성일 PD: 이제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가능하냐, 불가능하냐’의 문제가 되어버린 현실, 출산을 둘러싼 고민이 단순히 개인의 가치관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경제 현실과 직결돼 있다는 점 짚어봤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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