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와 중동 지역 긴장, 글로벌 투자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호주 경제의 향방을 가늠할 다음 변수로 고용지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Key Points
-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조짐에 호주 투자자들 긴장… 최대 교역국 영향 주목
- 스페이스X 주가 하락·AI 고평가 논란… 기술주 투자심리도 위축
- 중동 긴장과 호주 고용지표, 앞으로 금리 방향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올라
박성일 PD: 매주 금요일, 한 주간의 경제 이슈를 쉽게 풀어보는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홍태경 PD: 안녕하세요.
박성일 PD: 지난 주는 세계 경제를 둘러싼 변수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중국 경제는 기대에 못 미쳤고, 중동에서는 긴장이 다시 높아졌고, 미국에서는 물가가 다소 안정되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이런 여러 요인이 호주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요?
홍태경 PD: 네, 그렇습니다. 이번 주 호주 증시는 큰 폭으로 움직이지는 않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ASX(호주주식시장 지수)는 약 0.1% 하락하는 데 그쳤는데요. 하지만 숫자만 보면 조용했던 것 같아도 투자자들의 마음은 상당히 불안했습니다.
그 이유는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동시에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중국 경제는 둔화되고 있고, 중동에서는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높아졌습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면서 금리 인상 우려는 다소 줄었습니다.
이처럼 서로 반대 방향의 신호들이 동시에 나오면서 시장도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한 주였습니다.
박성일 PD: 먼저 중국 이야기부터 해보죠. 중국 경제가 호주 경제에서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설명해주시죠.
홍태경 PD: 호주 경제에서 중국은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입니다. 특히 철광석 수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으로 향합니다. 중국이 철광석을 사서 건물과 도로, 철도 등을 건설하고 제조업을 돌리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 호주 광산업도 활기를 띠고, 반대로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 호주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기준 4.3%였습니다. 중국 정부 목표치인 4.5에서 5%보다 낮은 수준이었죠.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더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박성일 PD: 그런데 중국 경제가 조금만 흔들려도 호주 증시가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홍태경 PD: 네, 호주 경제 구조를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호주는 철광석이나 석탄, LNG 같은 천연자원을 해외에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비중이 상당히 큰 나라입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고객이 바로 중국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아파트를 짓고 철도를 놓고 공장을 많이 세우면 철강 수요가 늘어나고, 그 철강을 만드는 원료인 호주 철광석 수입도 함께 늘어납니다.
반대로 중국의 건설경기가 식거나 제조업이 둔화되면 가장 먼저 철광석 수요가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는 것이죠. 그래서 호주 투자자들은 중국의 GDP 성장률이나 제조업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호주 경제의 '성적표'를 미리 보는 것처럼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입니다.
박성일 PD: 그런데 BHP는 철광석 생산량은 오히려 사상 최대였다고 발표했잖아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현재까지 철광석 생산 자체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BHP는 이번 회계연도 철광석 생산이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더 주목한 것은 철광석이 아니라 구리였습니다.
박성일 PD: 구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는데요, 구리가 ‘미래 산업의 금속’이라고 불릴 정도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와 모터, 태양광 설비, 풍력발전, 송전망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는 구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근 1년 동안 구리 가격도 약 35% 상승했는데요. 그런데 BHP는 이번 회계연도 구리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전망이 나오자 시장에서는 "앞으로 실적이 기대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커졌고, 광산주들도 다소 약세를 보였습니다. 게다가 서호주 포트 헤들랜드 사업장에서는 노사 갈등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습니다.
박성일 PD: 이번 주 또 화제가 된 것이 일론머스크의 스페이스X였습니다. 상장 직후 엄청난 관심을 받았는데 벌써 분위기가 달라졌네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나스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를 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호주 개인 투자자들도 컴섹(CommSec)을 통해 투자할 수 있었고, 신청자가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상장 직후에는 주가가 약 50% 급등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공모가인 미화 135달러 아래까지 떨어졌습니다.
박성일 PD: 이렇게 빨리 하락한 이유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홍태경 PD: 시장에서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습니다. 첫째는 IPO 직후의 열기가 식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최근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고요, 셋째는 AI 관련 기업들의 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된 것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AI 관련 기업들은 엄청난 기대를 받으며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요. 투자자들은 이제 "실제 수익이 그 기대를 따라갈 수 있을까"를 따져보기 시작했습니다. 스페이스X 역시 우주산업뿐 아니라 AI 사업에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박성일 PD: 반면 미국에서는 좋은 소식도 있었죠. 물가가 예상보다 많이 내려갔다고요?
홍태경 PD: 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에서 3.5%로 둔화됐습니다. 물가가 안정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집니다. 그렇기때문에 금리가 더 이상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재료가 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 경기 둔화와 중동 긴장이 더 크게 부각되면서 상승세를 이끌지는 못했습니다.
박성일 PD: 한편으로는 미국 물가가 안정되는 건 좋은 소식인데, 왜 시장 반응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을까요?
홍태경 PD: 투자자들이 지금은 '좋은 뉴스 한 가지'보다 '나쁜 뉴스 여러 개’를 더 크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에서는 흔히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중동에서는 언제 갈등이 확대될지 알 수 없고, 중국 경제도 예상보다 더 둔화될 가능성이 있고, AI 기업들의 주가는 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좋은 뉴스가 나와도 투자자들은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일단 현금을 보유하거나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호주 증시도 큰 폭으로 오르거나 내리기보다는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박성일 PD: 중동 상황도 시장에서는 계속 주목하고 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습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운송비와 생산비가 함께 오르게 되고 결국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박성일 PD: 이번 주 가장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은 역시 호주 고용지표 발표겠네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인 7월 23일 오전 11시 30분, 호주통계청이 6월 고용지표를 발표합니다. 이번 발표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호주는 금리가 높은 상황 에서도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긴축정책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실업률이 얼마나 되는지, 고용은 얼마나 늘었는지, 정규직과 시간제 일자리는 어떻게 변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입니다.
박성일 PD: 그렇다면 일반 가정에서는 다음 주 고용지표를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홍태경 PD: 사실 일반 가정에서는 주식시장보다 금리가 더 중요합니다. 고용이 계속 탄탄하면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주택담보대출이나 각종 대출금리도 높은 수준이 더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고용시장이 조금씩 식는 모습이 확인되면 시장에서는 호주중앙은행(RBA)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내일 발표될 고용지표는 투자자뿐 아니라 주택 대출을 갖고 있는 많은 가계에도 상당히 중요한 경제 뉴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일 PD: 결국 이 고용지표가 앞으로의 금리 방향도 결정하는 중요한 힌트가 되겠군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고용시장이 계속 강하면 RBA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실업률이 올라가고 고용 증가세가 둔화된다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조금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시장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호주 경제가 얼마나 식고 있는가"입니다. 내일 발표될 고용지표가 그 질문에 대한 가장 중요한 답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일 PD: 네, 오늘은 중국 경기 둔화와 중동 긴장, 그리고 미국 물가까지, 호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요소들 함께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친절한 경제',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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