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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24시간 직항 시대…여행경제의 판이 바뀐다

Two people in dark clothing walk past a large aircraft engine with a red kangaroo on it.
People walk past the Qantas logo during a media call for the Qantas’ Project Sunrise A350-1000ULR announcement at Melbourne International Airport, in Melbourne, Friday, July 24, 2026. (AAP Image/James Ross) NO ARCHIVING Source: AAP / James Ross

콴타스의 초장거리 논스톱 비행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항공사의 수익모델과 여행산업, 글로벌 관광경제의 지형을 바꿀 새로운 변곡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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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BS News

Presented by Sophia Hong,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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콴타스의 초장거리 논스톱 비행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항공사의 수익모델과 여행산업, 글로벌 관광경제의 지형을 바꿀 새로운 변곡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Key Points

  • 콴타스, 24시간 논스톱 시험비행 성공…2027년 시드니-런던 직항 시대 준비
  • 직항 확대에 항공사 수익모델 변화…'시간을 파는' 프리미엄 경쟁 본격화
  • 싱가포르·두바이 허브공항부터 관광산업까지…여행경제의 새로운 변화 예고

박성일 PD: 친절한 경제, 오늘도 홍태경 프로듀서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홍태경 PD: 안녕하세요.

박성일 PD: 오늘은 항공업계의 큰 변화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호주에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호주는 너무 멀다"는 이야기잖아요. 시드니에서 런던 가려면 보통 23시간에서 25시간 정도 걸리고, 중간에 싱가포르나 두바이에서 환승도 해야 하고요. 그런데 앞으로는 환승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고 합니다. 최근 콴타스가 24시간이 넘는 시험비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인데요. 단순히 기록을 세운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요?

홍태경 PD: 네, 그렇습니다. 호주 국적 항공사 콴타스가 최근 항공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멜번에서 프랑스 툴루즈까지 무려 24시간 24분 동안 단 한 번도 착륙하지 않고 비행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비행거리는 2만 3천57킬로미터였습니다.

상업용 항공기가 수행한 논스톱 비행 가운데 가장 긴 기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시험비행은 단순히 기록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콴타스가 오랫동안 추진해 온 '프로젝트 선라이즈(Project Sunrise)'를 위한 마지막 단계의 시험이었습니다.

박성일 PD: 프로젝트 선라이즈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히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홍태경 PD: 쉽게 말하면 세계에서 가장 긴 여객 노선을 만들겠다는 프로젝트입니다. 콴타스는 2027년부터 시드니와 런던, 그리고 이어서 시드니와 뉴욕을 중간 경유 없이 연결하는 정기 노선을 운항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는 런던까지 가려면 보통 싱가포르나 두바이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거나 잠시 머물러야 하는데요. 앞으로는 약 19시간에서 21시간 정도면 시드니에서 런던까지 한 번에 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1947년만 해도 이른바 '캥거루 루트'라고 불렸던 호주-영국 노선은 무려 5일이 걸리는 여정이었습니다. 80년 만에 비행 시간이 하루도 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입니다.

A Qantas plane on the tarmac at the airport. An airport worker in high-vis is in the foreground.
Qantas' Project Sunrise envisions nonstop long-haul flights. Source: AAP / James Ross

박성일 PD: 정말 놀라운 변화네요. 그런데 사실 또 일부에서는 '중간에 한 번 내려서 쉬어가면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항공사 입장에서는 직항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홍태경 PD: 항공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시간은 가장 비싼 상품이다." 출장을 가는 기업 임원이나 금융인, 변호사, 의사처럼 시간이 곧 돈인 사람들은 비행기 값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환승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환승을 하면 최소 두세 시간, 길게는 반나절이 더 걸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환승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도 많습니다. 비행기가 연착되면 연결편을 놓칠 수도 있고, 수하물이 늦게 도착할 수도 있고, 공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죠. 반면 직항은 이런 불확실성을 크게 줄여줍니다. 즉, 콴타스가 판매하는 것은 단순한 좌석이 아니라 '시간'과 '편리함'이라는 요소까지 더해지는 셈입니다.

박성일 PD: 결국 시간 경제에 해당하는 얘기가 될 수 있겠군요. 그런데 직항을 운영하려면 비용도 훨씬 많이 들 것 같은데, 그래도 남는 장사인가요?

홍태경 PD: 흥미로운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에 콴타스가 도입하는 항공기는 에어버스 A350-1000 ULR, 즉 초장거리 전용 기종입니다. 기존보다 연료탱크를 약 2만 리터 더 키웠고, 장시간 비행에 맞게 내부도 완전히 새로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의외인 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는 좌석을 많이 팔아야 돈을 번다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하지만 이번 항공기는 오히려 좌석 수를 줄였습니다. 총 238석인데, 같은 크기의 일반 장거리 항공기보다 승객 수가 적습니다.

박성일 PD: 좌석을 줄였는데 수익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건가요?

홍태경 PD: 왜냐하면 항공사의 수익 구조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이코노미 좌석 한 장 가격보다 비즈니스 좌석 한 장 가격이 몇 배나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퍼스트클래스는 그보다 훨씬 더 비싸죠.

실제로 많은 국제선 항공사들은 전체 승객의 15~20% 정도인 프리미엄 승객들이 절반 가까운 수익을 만들어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콴타스는 이번 항공기의 40% 이상을 프리미엄 좌석으로 구성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많이 태우는 전략'이 아니라 '비싸게 파는 전략'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박성일 PD: 생각해 보니 항공사 입장에서는 그게 더 효율적일 수도 있겠네요. 특히 출장객들은 회사 돈으로 비행기를 타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특히 금융, 법률, IT, 컨설팅 같은 산업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런던 출장이라면 환승 시간을 포함해 하루 가까이 이동에 쓰던 시간을 몇 시간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생산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프로젝트 선라이즈의 가장 큰 고객을 일반 관광객이 아니라 비즈니스 여행객과 프리미엄 레저 여행객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성일 PD: 그런데 직항이 늘어나면 누군가는 손해를 볼 수도 있겠네요. 앞으로는 싱가포르나 두바이처럼 경유지 역할을 하는 공항들은 어려워지는 건 아닐까요?

홍태경 PD: 그 부분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대목인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RMIT대학교 항공아카데미의 저스틴 브라운존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항공편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품이 추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경유 항공편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다는 이야기입니다.

가격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논스톱 노선은 항공기 운영비와 프리미엄 서비스 때문에 일반 노선보다 가격이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시간을 아끼려는 출장객이나 고소득 여행객들의 수요가 먼저 늘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객들은 여전히 경유 노선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성일 PD: 생각해 보면 경유도 나름 장점이 있잖아요.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적고, 잠깐이라도 내려서 쉬고, 면세점도 둘러보고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특히 호주에서 유럽까지는 워낙 장거리이다 보니 일부 승객들은 오히려 중간에 한 번 쉬는 걸 선호하기도 합니다. 싱가포르나 두바이에서 하루 정도 머물며 여행을 즐기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경유 노선이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환승 공항인 싱가포르 창이공항, 두바이 국제공항, 카타르 도하의 하마드공항 같은 곳들은 세계 최고의 환승 공항으로 성장했는데요. 환승객들이 쓰는 돈이 공항 수익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까지 움직입니다.

다만 중동과 아시아 허브 공항들이 지금까지 '환승'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수요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일 PD: 이렇게 직항이 늘어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건 여행산업일 것 같은데요, 여행 문화나 방식도 달라질까요?

홍태경 PD: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스톱오버(Stopover)'라는 여행 방식이 하나의 관광상품이었습니다. 호주에서 유럽으로 가는 여행객들이 싱가포르에서 하루를 보내거나, 두바이에서 사막 투어를 즐기고 다시 유럽으로 떠나는 식이죠. 싱가포르항공이나 에미레이트항공도 이런 스톱오버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해 왔습니다.

그런데 시드니에서 런던까지 한 번에 갈 수 있게 되면 일부 여행객들은 중간 기착지를 건너뛰고 바로 목적지로 향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박성일 PD: 그런데 솔직히 20시간 넘게 비행기에 앉아 있는 건 생각만 해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건강에는 문제가 없을까요?

홍태경 PD: 사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은 연구가 진행된 부분이 바로 건강입니다. 시드니대학교 수면의학 전문가인 피터 시스툴리 교수도 이번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했는데요. 그는 "20시간 비행은 단순히 긴 비행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생리학적 경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사람의 몸은 하루 주기에 맞춰 움직이는 생체시계를 갖고 있는데요. 20시간 동안 여러 개의 시간대를 한 번에 통과하면 몸이 적응하는 데 상당한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공기 내부 조명도 일반 항공기와 다르게 설계했습니다.

언제 밝게 하고 언제 어둡게 할지, 언제 식사를 제공할지, 언제 스트레칭을 유도할지까지 모두 연구 결과를 반영했습니다.

박성일 PD: 기내에서 운동도 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들었습니다.

홍태경 PD: 네. 기내에는 별도의 웰니스 존(Wellness Zone)이 마련됩니다. 승객들이 몸을 풀 수 있도록 스트레칭 손잡이가 설치되고, 영상 안내에 따라 간단한 운동도 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다리 혈전이 생기는 심부정맥혈전증(DVT)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일반 승객의 위험도는 1% 미만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위험군은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뒤 이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한두 시간마다 일어나 걷거나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박성일 PD: 이번 프로젝트가 호주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홍태경 PD: 호주는 늘 '먼 거리에 있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녔죠. 유럽이나 미국 어디를 가더라도 하루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것이 일상이었고요.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비행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호주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습니다.

또 장거리 항공기의 성능이 향상되면 런던뿐 아니라 지금까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새로운 직항 노선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예를 들어 국제 정세에 따라 특정 국가의 영공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도 북극 항로처럼 새로운 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도 커집니다.

박성일 PD: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젝트가 항공산업 전체에는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을까요?

홍태경 PD: 전문가들은 "완전히 바뀐다"기보다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급하게 이동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논스톱 직항이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고, 여행 자체를 즐기거나 비용을 절약하려는 사람들은 여전히 경유 노선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프로젝트 선라이즈는 기존 여행 방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승객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호주가 세계에서 가장 먼 나라라는 인식을 조금씩 바꾸는 첫걸음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성일 PD: 지금까지는 '멀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호주 여행의 거리 개념이 앞으로는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상단의 오디오를 재생하시면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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