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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라디오] 한국 최고의 작사가 이전 시인_박건호 "6시 이후"

한국 작사가이며 시인 박건호((1949~2007)
한국 작사가이며 시인 박건호((1949~2007) Source: Getty Images

유행가 가사를 썼다/ 작곡가들이 너무 시적이라고 한다/ 다시 시를 썼다/ 시인들이 너무 유행가 가사적이라고 한다 젠장/ 짖어라/ 왈(박건호 시 ‘왈’ 중에서). '모닥불' '잊혀진 계절' '아! 대한민국' '슬픈 인연' '모나리자' '잃어버린 30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한국 최고의 작사가 박건호(1949~2007)는 생전 열 권의 서정시집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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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ra Hwajung Kim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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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가 가사를 썼다/ 작곡가들이 너무 시적이라고 한다/ 다시 시를 썼다/ 시인들이 너무 유행가 가사적이라고 한다 젠장/ 짖어라/ 왈(박건호 시 ‘왈’ 중에서). '모닥불' '잊혀진 계절' '아! 대한민국' '슬픈 인연' '모나리자' '잃어버린 30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한국 최고의 작사가 박건호(1949~2007)는 생전 열 권의 서정시집을 발표했습니다.


아우슈비츠에서 생을 마감한 시인 이작 카체넬존은 그의 시 ‘Dona Dona’에서 아우슈비츠에서 죽어간 유태인의 운명을 팔려가는 송아지에 비유했습니다. ‘Dona’는 히브리어로 소를 몰 때 ‘이랴!’라는 직설적인 뜻이 있지만 은유적으로는 ‘주여!’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Dona Dona / Joan Baez 존 바에즈의 노래로 잘 알려진 이곡을 핀란드의 태피올라 합창단이 부릅니다.합창으로 듣는 '도나도나'는 존 바에즈의 노래와는 사뭇 다른 울림이 있습니다. 존 바에즈에게서 느껴지던 슬픔은 합창의 울림에서 시대의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합창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음악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면서 일반인들이 직접 음악에 참여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문가의 연주를 감상하는 것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합창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일반인들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분야입니다. 직장 지역단체 동호회 등을 통해 합창을 경험할 기회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학창 시절 함께 입을 모아 합창을 해본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영화로운 조물주의 오묘하신 솜씨를/ 우리들의 무딘 말로 기릴 줄이 있으랴/ 봄비 맞아 움터 나는 … 옛 중학교 음악 교과서에 ‘땅 위의 기쁨’이란 제목으로 실렸던 곡으로 기억됩니다. 원곡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4악장의 주 선율입니다. Beethoven symphony no 9 4th

교향곡 제9번은 베토벤이 청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서 지은 것으로 베토벤이 생전에 완성한 마지막 교향곡입니다. 환희와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베토벤의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꼽히는 교향곡 9번이 '합창교향곡'이라 불리는 것은 바로 이 4악장에 나오는 합창에서 비롯됐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9번은 교향곡에 처음으로 성악이 동반된 작품으로 음악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닙니다. 

Ode to Joy  4악장 주선율에 가사를 붙인 합창곡 ‘환희의 송가’는 그 가사를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Ode an die Freude)’에서 가져왔습니다. 베토벤은 생애에 걸쳐 그의 시집을 애독했다고 합니다. Ode to Joy 1989년 12월 25일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동독 서독 영국 미국 소련 연합의 오케스트라가 이 곡을 연주했습니다. 4악장의 주제 선율은 또한 유럽 연합의 공식 상징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문학과 음악사이 합창의 아름다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석양이 지는 이 시간 머나먼 낯선 땅에 앉아/ 기나긴 겨울 밤을 생각합니다/ 지금 나는 너무도 먼 곳에 있습니다/ 나를 고향으로 보내주세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온 떠나온 고향으로…아일랜드의 작곡가이며 피아니스트인 Phil Coulter의 음악입니다. Take me home

피아노 연주와 합창 그리고 다양한 악기와 시 낭송이 어우러져 멋진 울림을 만들어 냅니다.  소박하고 인간미가 느껴지는 아일랜드의 정서는 우리의 정서와 참 닮아 있죠. 마치 우리 이민자의 삶을 대변하는 듯한 노래이기도 합니다.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 박인희의 '모닥불'을 시작으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 정수라의'아! 대한민국' 나미의‘슬픈 인연’ 조용필의 ‘모나리자’ 설운도의 ‘잃어버린 30년’ 등 수 많은 히트곡을 낸 한국 최고의 작사가 고 박건호 씨는 작사가 이전 다수의 수필집과 열 권의 서정시집을 발표한 시인이기도 합니다. [시 읽는 라디오] 박건호 시인의 ‘6시 이후’를 만나봅니다.

6시 이후                  박건호

저녁 6시 이후는 고독한 자의 징역시간인가

갑자기 밀려드는 자유가 나를 구속하고

도시는 감옥이 된다

(중략)

나는 지쳐 있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인 채 어지러운 내가

우수의 날개를 타고 멀리 날아본다

생활을 벗은 자인가

생활을 벗지 못한 자인가

황폐한 표정들 위에 불빛이 흐르고

거리에는 추억을 먹고 사는 내가 남는다

나에게 도시는 커다란 수갑이 되어 조여 들고 있다

저녁 6시 이후는 모든 것이 화려하지만

징역시간과 같은 고독 속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해 본다

끝내 혼자일 수 밖에 없는

나의 시야는 어느 곳으로 향하고 있는가

도시의 이 목마름을 느끼면서

누군가를 부르고 있다

박건호 시집 <타다가 남은 것들 중에서> '6시 이후' 전해드렸습니다. 시는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은 영원의 멜로디로 전해집니다. 문학과 음악사이 유화정이었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클릭하시면 시 낭송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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