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훌륭합니다. 오랫동안 기다려 왔죠. 이 기념비는 한국 전쟁에 참여한 빅토리아 주의 참전 용사들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멜버른 한국전 참전비 제막식에 참석한 톰 파킨슨 한국전쟁 참전용사협회장은 벅찬 감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난 5월 2일 멜버른 마리부농시 쿼리파크에서 진행된 멜버른 한국전 참전비 제막식에서 주멜번분관 김성효 총영사는 한인동포와 참전 용사들 덕택에 감격스러운 제막식이 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3년 전에 전임 총영사와 민주평통 자문 위원들을 주축으로 추진위가 구성이 됐고 모금 활동을 전개했죠. 이에 동참하고자 빅토리아 주 정부와 우리 정부도 뜻을 같이했습니다. 또한 이렇게 아름다운 부지를 제공해 준 마리브농 시청의 역할도 굉장히 컸다고 생각하고요. 무엇보다도 우리 한인 동포들과 참전 용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정성스러운 모금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합니다.”
멜버른 한국전 참전비 건립을 위해 고국의 보훈처에서 25만 달러를 지원했는데요. 이백순 주 호주대사의 말입니다.

The unveiling ceremony for the Melbourne Korean War Memorial Source: Supplied
“우리 동포들이 성금을 해서 25만 달러 이상 성금을 했을 때, 보훈처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매칭 펀드로 25만 달러를 지원해서 이렇게 건립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국전 참전비 건립을 위해서는 빅토리아 주 정부 역시 자금을 지원했는데요. 계속해서 로빈 스캇 빅토리아주 보훈부장관의 말 들어봅니다.
“빅토리아 주 정부는 재정 지원을 포함해 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왔습니다. 한반도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호주인의 헌신과, 호주 사회를 대신해 한국에서 희생한 호주인들이 알려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날 제막식에 참석한 고국의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호주 한국전 참전비는 참전용사와 전후 세대가 교감하는 상징물로서, 혈맹으로 맺어진 한국과 호주, 그리고 양국 국민들을 잇는 가교 구실을 할 것"이라며 “참전용사와 전후 세대가 교감하는 상징물로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한국이 전쟁이라는 큰 위기에 직면했을 때 호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참전을 결정해 한국 국민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었다”라며 “1만 7000여 명의 용사를 파견해 가평 전투를 포함한 여러 전선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고, 그 덕분에 대한민국은 오늘날의 자유와 평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길이 18.5m, 폭 3.5m, 높이 0.7m의 이 기념비는 한국과 호주, 남과 북, 전후 세대를 잇는 상징적인 의미인 ‘다리’를 형상화했는데요. 최종곤 참전기념비 건립추진위원장으로부터 기념비가 담고 있는 디자인의 의미에 대해 들어봅니다.

Source: Maribyrnong City
“브리지 형식으로되어 있고 위에서 보면 태극기 모양입니다. 호주와 한국의 돈독한 우정을 의미하는 브리지 형식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이쪽 하얀 돌은 가평석이고, 저쪽 반은 호주의 돌입니다. 반반씩 연결 고리를 해서 한국과 호주의 브리지 역할을 나타냈고 돌도 반반씩 깔았습니다”
또한 기념비의 벽면에는 1만 7천여명의 호주 참전용사를 상징하는 1만 7천개의 구멍을 뚫어 양귀비꽃을 꽂을 수 있도록 설계됐고요. 외벽에는 무궁화와 호주 국화인 아카시아 무늬를 새겼습니다.
호주군과 가평 전투
참전비 한쪽에는 고국의 가평군에서 공수된 가평석이 세워졌습니다.
이날 제막식에는 김성기 가평 군수가 자리를 함께 했는데요. 제막식에 참석한 김성기 가평 군수는 “호주군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평균 연세가 87세인 점을 감안, 더 늦기 전에 참전비가 건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가평석 지원을 흔쾌히 약속했다”라고 말했는데요. 김성기 군수의 말 계속해서 들어보겠습니다.
“6.25 때 호주군은 가평 전투, 연천 전투, 박천 전투 등 많은 전투를 치렀습니다. 그중에도 가평 전투를 최고로 치는 것은 2박 3일간 무려 5배나 많은 중공군과 싸워 이긴 전투입니다. 이 전투의 승리로 수도 서울의 함락을 막고 전쟁의 흐름을 유엔군의 우세로 바꾼 전투이기 때문입니다.”
“6.25 전쟁 때 호주군은 18,000명이 파병됐고, 339명이 전사했으며 1,216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특히 1951년 4월 2박 3일간 치러진 가평전투에서 32명이 사망하고 59명이 부상하는 큰 인명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가평전투는 터키의 갈리폴리 전투와 달리 승리한 전투입니다. 생존해 계시는 호주군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전우들이 많이 전사한 가평 전투 지역에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에도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평군이 가평석을 지원하게 됐습니다.”

On one side of the monument, there is a large stone delivered by Gapyong City Council of Korea. Source: SBS Korean
우애의 상징, 한국전 참전 기념비
호주와 한국을 잇고, 전쟁 세대와 후손을 잇는 우애의 상징, 멜버른 한국전 참전비.
이백순 대사는 호주의 다른 도시들에서도 한국전 참전비가 계속해서 건립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캔버라, 시드니, 골드코스트에 이어서 호주에서 네 번째로 한국전 참전기념비가,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멜버른에 건립된다는 것은 정말 계속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네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서부 호주에서, 타즈매니아에서 계속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계속 건립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참전비 건립을 통해서 참전 용사들께서는 나이가 많으셔가지고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나시지만, 한국 전쟁에 참전하셨던 용사들의 그 고마움은 이 참전비를 통해서 계속 이어지고 저희들이 계속 감사를 표시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빅토리아 주의 로빈 스캇 빅토리아주 보훈부장관 역시 한국과 호주 양국 간의 우애가 지속되기를 바란다며, 호주에 있는 한인 동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Source: Supplied
“한국 사람들은 전쟁의 그늘에서 벗어나 미래에 더 나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증명하듯 멋진 자유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빅토리아 주에 와서 많은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주 정부를 대신해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빅토리아 주에 기여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 많은 기여를 격려하고 싶습니다.”
행사를 마치며 주멜번분관 김성효 총영사는 한국 전쟁에 참여한 호주 참전 용사와 가족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참전 용사들의 피와 눈물과 땀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런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항상 언급하다시피 우리 참전용사분들의 행복과 건강과 오래오래 만수무강하기를 기원드렸습니다.

Source: SBS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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